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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남녀노소 입맛 사로잡은 김가네, ‘국민 브랜드’로 날아오를 것

[인터뷰]남녀노소 입맛 사로잡은 김가네, ‘국민 브랜드’로 날아오를 것

기사승인 2015. 08. 26.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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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만 (주)김가네 회장
김용만 김가네 회장 인터뷰
김용만 김가네 회장. /송의주 기자songuijoo@
언제나 선두의 자리는 외롭다. 항상 도전을 받아야 하고, 쌓아온 명성을 지켜야 한다. 경쟁자보다 한 발자국씩은 앞서야 한다. 도태되지 않기 위해 끊임없는 개발투자는 기본이다. 미지의 길을 개척하는 일에도 앞장서야 한다. 그렇기 때문에 대중들은 1등을 기억한다. 혹독한 부담감 속에서 모든 것을 견디게 해주는 값진 보상이다. 누구나 최고의 자리에 오르려고 하는 이유다.

21년이란 세월 동안 ‘최초’ ‘최고’의 수식어를 놓치지 않고 김밥 프랜차이즈의 선두자리를 이어온 (주)김가네가 걸어온 길이다. 성공한 브랜드에는 반드시 유능한 리더가 있다. 김밥도 얼마든지 고급 음식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증명한 김용만 회장(59)이다.

◇즉석김밥으로 김밥의 고급화를 선보이다
“변화무쌍한 프랜차이즈 업계에서 꿋꿋이 장수할 수 있었던 비결은 한결같은 마인드 같아요. 갖은 고생을 겪고 절치부심해 대학로에 김밥집 문을 열었던 그때의 그 마음을 기억하려고 하는 거죠. 소비자와 가맹점주들 입장에서 이득이 되는 부분이 무엇인지 염두에 두고 기업을 이끌어 왔던 것이 지금의 김가네를 만들었다고 생각합니다.”

실제 김 회장은 다양한 외식업종을 섭렵한 경험을 갖고 있다. 부상으로 운동을 할 수 없게 되자, 취업대신 창업을 선택해 주점을 차렸다. 수년간 부인과 열심히 운영하던 중 가게가 헐리게 되면서 치킨프랜차이즈로 업종 전환하게 된다. 하지만 쓰디쓴 아픔만 남긴 채 또 다시 새로운 아이템을 찾아나서야 했고 대중적이면서도 소자본으로 운영이 가능한 분식집 창업을 결심한다. 두 번의 실패는 없다는 각오로 김 회장은 서울시내 잘한다는 분식집을 발로 뛰어 다니며 시장조사에 나섰고, 전문분식이란 키워드를 찾아냈다.

“그때 절박한 심정으로 돌아다니며 적어뒀던 메모장을 분석하다보니 분식집이 가짓수는 많지만 가게마다 내세울 고급 입맛에 맞춘 전문적인 메뉴가 없다는 점에 아쉬움을 느끼는 고객들이 있다는 걸 알게 됐죠. 그래서 신선하고 안심하고 먹을 수 있는 차별화된 김밥집을 만들어 보자고 결심해 1994년 대학로에 10평 남짓한 작은 분식집으로 김가네 간판을 내걸었던 겁니다.”

주문과 동시에 만들어 주는 ‘즉석김밥’의 역사는 그렇게 시작됐다. 조리과정을 누구나 볼 수 있는 쇼윈도를 설치해 운영한 것도 업계 최초다. 지금은 오픈식 주방이 하나의 트렌드가 됐지만 당시만 해도 파격적인 전략이었다. 김밥을 비롯한 분식 메뉴들을 위생적이고 전문적인 메뉴로 탈바꿈시키는 계기를 마련했다. 이후 외환위기, 1000원 김밥의 대히트 등 우여곡절 속에서도 고유의 색깔을 잃지 않고 콘셉트를 지켜왔다. 최근 프리미엄 김밥시장이 크게 주목받으면서 김가네가 함께 조명되는 경우도 많았다. 브랜드 간 대대적인 마케팅 혈전이 펼쳐진 가운데서도 유독 평온(?)했던 이유가 궁금했다.

“우리도 나름 바쁘게 움직였는데요(웃음). 쌀눈을 첨가한 청정미로 밥을 지어 고객에게 제공하는 전략·신메뉴 개발로 분주했어요. 거기다 작년부터 브랜드 리뉴얼을 본격화하고 있어서 가맹점주들과 대면하며 바쁜 나날을 보냈죠. 어차피 김가네는 처음 출발 단계부터 식재료부터 신선도 유지를 위한 조리방법과 배송에 이르기까지 프리미엄 콘셉트를 지향해 왔습니다. 유행이라고 해서 분위기에 편승될 이유는 없는 것 같아요.”
김용만 김가네 회장 인터뷰
김용만 김가네 회장. /송의주 기자songuijoo@
◇상생은 곧 가맹점과의 수평구조를 이루는 것
외식업의 경우엔 아이템별로 본사의 수익구조가 달라진다. 식자재 구성과 공산품 비율·가격책정에 따라 마진율에 차이가 있다. 김밥업종의 경우는 치킨이나 고기 등 자체 물류상품이 절대적 비율을 차지하는 업종과는 입장이 다르다. 거기다 최상의 식자재 사용 및 지속적 투자를 고집하고 있는 까닭에 가맹본부 수입이 적을 수밖에 없는 구조다. 그래서 예전 수많은 브랜드들이 ‘김밥 장사가 어렵다’고 손사래를 치며 나간 부분이기도 하다.

“솔직히 타 업종에 비해서 본부를 확장시켜 나가는데 걸림돌이긴 하죠. 하지만 그래서 가맹점 경쟁력을 최고 수준으로 끌어올릴 수 있었다고 생각해요. 김가네의 콘셉트를 모방하고 싶어도 현실적으로 어려우니까요. 점주들의 경우 평균 운영기간이 8~9년일 정도로 오랫동안 함께 해온 분들이거든요. 본사의 눈앞에 이익보단 브랜드의 가치를 오래도록 유지시키고 그 동력을 받아 아우 브랜드까지 성장할 수 있는 계기로 만든다면 얼마든지 극복할 수 있는 문제라고 봅니다.”

김가네는 20주년이 된 2014년부터 브랜드의 대대적인 리뉴얼뿐 아니라 조직체제 변화를 전격적으로 단행했다. 바로 전문경영인을 영입, 새로운 도약을 선언한 것. 이제껏 대기업 최고경영자(CEO)출신의 전문경영인 인사정책을 펼쳐 큰 재미를 보지 못했던 많은 외식 프랜차이즈의 전철을 밟지는 않을까 주변의 우려 섞인 시선도 있었다.

“기업의 미래를 위해선 새로운 인물, 분위기 반전을 통한 혁신이 이뤄져야 한다고 봅니다. 내부에 산적해 있던 일을 나눠 가진 만큼 외부활동을 통한 교류와 아이디어 개발에 힘을 쏟을 수 있게 됐어요. 덕분에 조금 더 넓은 시각으로 김가네를 진단하고, 청사진을 그릴 수 있게 돼 옳은 판단이었다고 봅니다.”

◇대중들에게 신뢰받는 국가대표 외식기업 지향
브랜드 간 경쟁이 치열해지고 수익률도 악화되고 있는 구조의 돌파구로 해외진출을 선택한 기업들이 많다. 김가네 역시 일찍이 중국시장에 진출해 베이징을 시작으로 칭다오 등 중국 전역으로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제4대 한국프랜차이즈산업협회 협회장을 지내면서 ‘한국프랜차이즈 브랜드의 세계화’란 명제를 중점사업으로 내세웠던 만큼 일련의 분위기를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그다.

“해외진출 초기, 많은 프랜차이즈 기업들이 해당 국가의 정보수집에 어둡고 법률을 완전히 숙지하지 않아 피해가 많았던 것이 사실이죠. 투자에 비해 실효성을 거두지 못해 안타까웠어요. 본사의 직접 운영보다는 간접투자 개념의 마스터프랜차이즈 계약을 통한 안정적인 형태로 확대시켜나가는 게 낫다는 생각을 갖고 있습니다. 급하지 않게 신중한 자세로 도전할 계획입니다.”

현재 대표 브랜드인 ‘김가네’는 430개의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또한 쭈꾸미·족발·치킨을 주력 메뉴로 삼는 ‘쭈가네’ ‘보족애’ ‘치킨방앗간’ 등의 브랜드 가맹사업을 진행 중이다. 특히 김 회장이 가장 자랑하는 부분이 가맹점 폐점률이 낮다는 점인데 이는 가맹점 개설이나 본부의 외형을 확대하는 대신 가맹점 관리에 역량을 집중시킨 결과다. 그가 말하는 상생은 이러한 수평관계다.

“고독한 경영자의 길을 걸으며 브랜드 성장의 한계점에 부딪혀 힘든 시간도 있었고 왜곡된 사실로 인해 마음고생도 많았죠. 하지만 어려웠던 시절, 저도 장사를 통해 희망찬 꿈을 품게 되었듯이 김가네가 누군가에게 삶을 영위하는데 있어 큰 역할을 한다는 생각을 하게 되면 기쁜 마음입니다. 대를 이어 가업을 잇는 일본의 장수 브랜드처럼 김가네 역시 오래도록 고객들과 함께 하길 소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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