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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DB생명 등 보험사 자본확충 비상

KDB생명 등 보험사 자본확충 비상

기사승인 2015. 10. 05.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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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당국, 보험사간 후순위채권 상호투자 금지 재천명
2015 보험사 후순위채 발행 규모
보험사들의 재무건전성 지표인 지급여력(RBC)비율의 하락세가 뚜렷해지면서 자본확충이 절실한 상황이다. 이에 보험사들 간 후순위채 투자를 가능하도록 해달라고 건의하고 있지만, 금융당국의 규제 방침은 요지부동이다.

실제 KDB생명은 1500억원의 후순위채 발행을 계획했지만 냉랭한 시장 반응에 목표치를 1000억원 이하로 줄였고, 1000억원 발행을 완료한 메리츠화재도 인수 대상자를 찾는 데 어려움을 겪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4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 연말까지 보험사 간 상호 후순위채 투자와 꼬리에 꼬리를 무는 순환 투자를 금지하는 규정 및 세칙을 제정한다. 이를 위해 금융위와 테스크포스팀(TF)를 결성하고 관련 규정 신설 작업에 들어갔다.

금감원 관계자는 “실무단에서 보험사들 간 후순위채 상호 투자에 대한 질의가 있었다”며 “하지만 이런 방식의 후순위채 투자는 보험사들의 재무건전성 강화에 반하기 때문에 금지 조치를 명문화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A-B 보험사 간 서로 후순위채를 사는 상호 투자 외에도, A 보험사가 발행한 후순위채를 B 보험사가 사고, B 보험사가 발행한 것을 C사가, C사가 발행한 것을 A사가 사게 되면 실제 시장에 들어온 자본금은 늘어나지 않는다며 규제 규정을 신설한다는 것이다.

이 가운데 10월 발행될 보험사들의 후순위채 규모가 5000억원에 이르면서 자금 조달처를 충분히 확보할 수 있을지 시장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후순위채는 채권을 발행한 회사의 부도·파산시 다른 채권이 모두 청산된 뒤에 마지막으로 상환받게 되는 채권으로, 보험사들은 채권 시장의 수요 확충에 난항을 겪고 있다.

후순위채 발행으로 1500억원 자본을 확보하려던 KDB생명은 충분한 수요를 확보하지 못해 목표치를 1000억 이하로 조정했다. KDB생명은 지난 18일 4회차로 500억원의 사모를 발행하려 했으나 주간사인 메리츠종합금융증권이 200억원만 인수했고, 10월 중순 예정된 5차 공모 발행 목표치는 700억원 규모로 하향 조정했다.

현대해상도 지난 22일 이사회에서 최대 4000억 원 이내에서 후순위채를 발행하기로 결정하면서, 올 하반기 확정된 보험업계의 후순위채 발행 규모는 5000억원에 이른다.

지난 9월 사학연금과 메리츠증권이 각 500억원 씩 인수해 총 1000억원의 무보증후순위사채를 발행한 메리츠 화재도 투자처를 모집하는 데 어려움이 컸다고 알려졌다.

익명을 요구한 업계 관계자는 “유상증자가 여의치 않은 보험사들이 RBC비율(자금여력비율)을 올리기 위해 차선책으로 후순위채 발행을 검토하고 있다”며 “최소 수백억에서 수천억 단위로 발행되는 보험사 후순위채는 연기금·보험사·공제회 정도가 투자처 물망에 오른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금감원이 상호·순환 투자에 대한 규제를 재천명하면 보험사 입장에서는 투자처를 찾는 기회가 줄어드는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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