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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원정도박 어떻게 몰래했나…검찰, 기업인 수사 확대

해외 원정도박 어떻게 몰래했나…검찰, 기업인 수사 확대

기사승인 2015. 10. 20. 15: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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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마크1
해외 원정도박에 대한 검·경 수사가 확대되면서 해외 원정도박의 실체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기업인들은 물론 프로야구 선구들까지 해외 원정도박을 한 혐의로 검·경 수사 선상에 올라와 있다. 이들의 해외 원정도박 중심에는 ‘정킷(junket)방’이 있었다.

카지노업계에서 정킷이란 환전·객실·식사 경비 등을 위한 일정 금액을 카지노 케이지에 맡기고 단체로 도박하는 여행을 말한다. 맡긴 돈은 카지노 도박장에서 도박하는 데 사용된다.

하지만 국내에서 정킷은 해외로 원정도박을 즐기러 가는 것으로 통용됐다. 정킷 운영 조직은 해외 카지노호텔이나 리조트 업체에 수십억원을 주고 카지노 VIP룸을 빌려 도박장소를 마련했다.

또 도박브로커는 국내에서 도박을 할 사람들을 모았다. 국내에서 도박을 하는데 한계가 있는 중소기업 대표나 고소득 자영업자, 프로야구 선수 같은 유명인들이 주요 대상이었다.

정킷 운영 조직은 도박을 하러 온 사람들에게 항공료와 호텔 숙박비, 식대 등을 비롯해 도박자금까지 제공했다. 국내 폭력조직이 정킷을 운영하는 경우가 많았다. 이제까지 검찰에 적발된 정킷 운영 폭력조직은 ‘학동파’, ‘영산포파’, ‘광주송정리파’, ‘영등포중앙파’ 등이다.

이들 조직은 정킷방에서 ‘바카라’, ‘바둑이’ 등과 같은 도박판을 벌이고 배팅금액의 일정 부분을 수수료로 챙겼다. 또 현지에서 돈을 빌리고 국내에 들어와 정산하는 ‘환치기’ 수법을 동원했다.

검·경에 적발된 정킷방은 주로 마카오를 비롯해 베트남, 필리핀, 캄보디아 등 동남아시아 등지에 개설됐다. 이들 나라 대부분은 도박을 합법화하고 있고, 수사기관이 국내에 비해 상습도박 정황을 적발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한편 이번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강력부(심재철 부장검사)는 20일 엔지니어링 업체 2곳의 전·현직 대표가 해외 원정도박을 한 정황을 추가로 포착하고 이들을 수사 선상에 올려놓았다.

검찰은 이들을 포함한 기업인 3~4명에 대해 수사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해외 원정도박에 연루된 기업인의 수는 앞으로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전날 마카오 등지 카지노호텔의 정킷방에서 200억원대 도박판을 벌인 혐의로 해운업체 K사 대표 문모씨(56)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또 지난주에는 경기 광주시 K골프장 소유주 맹모씨(87)를 소환조사했다. 정운호 네이처리퍼블릭 대표(50)와 상장업체 I사 대표 오모씨(54)는 구속됐다.

이번 사건과 관련해 검찰은 전날까지 총 26명을 입건했다고 밝혔다. 이 가운데 12명은 구속됐거나 구속기소됐고, 2명은 구속영장이 청구됐다. 이 중 기업인은 3명, 조직폭력배는 9명, 도박브로커는 2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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