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투데이 로고
[기자의눈] ‘구더기 무서워 장 못 담그는’ 인터넷전문은행?

[기자의눈] ‘구더기 무서워 장 못 담그는’ 인터넷전문은행?

기사승인 2015. 10. 26. 06:00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톡 링크
  • 주소복사
  • 기사듣기실행 기사듣기중지
  • 글자사이즈
  • 기사프린트
아시아투데이_주성식
“기존 전통은행의 인터넷뱅킹과의 경쟁, 중금리 대출상품 시장의 형성 어려움 등의 영향으로 인터넷전문은행의 성공 가능성은 그리 높지 않다.”

지난 22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인터넷전문은행 설립, 무엇이 문제인가’라는 주제로 개최된 간담회에 참석한 한 전문가 패널의 발언이다. 시민단체(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와 금융노조 측 민간연구소 연구원 등으로 구성된 이날 전문가 패널들의 주된 논조는 한마디로 “현재 우리나라 금융환경 하에서의 인터넷전문은행 본격 출범은 아직 시기상조”라는 것이다.

이들은 핀테크란 이슈가 금융소비자들의 삶에 이미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치고 있는 상황에서 인터넷전문은행의 등장은 막을 수 없는 대세가 됐다는 점은 일정 부문 인정하면서도 구체적인 사업모델 불확실, 기존 (오프라인)은행과의 업무중복, 소비자 피해 등이 우려된다는 식의 부정적 의견을 대거 쏟아낸 것이다.

특히 금융당국이 인터넷전문은행에 국한하겠다는 전제 하에 은행법 개정을 통해 은산분리 완화를 추진하는 사안에 대해서는 강한 거부감을 나타냈다. 한 민간금융연구소 연구위원은 “은산분리 문제는 국민경제 전체에 대한 악영향을 미치므로 절대 완화돼서는 안된다”며 “무작정적인 규제완화는 은행이 규제산업이라는 본질을 망각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이 같은 일방적 주장을 보면서 기자는 1990년대 초반 대통령의 긴급명령을 통해 전격 실시됐던 ‘금융실명제’를 떠올렸다. 국내 금융시장의 투명성을 한 단계 높인 것으로 평가되는 금융실명제는 사실 전격 실시 이전인 80년대 후반부터 추진됐던 정책이었지만, 시장 부작용 등의 이유로 여러 차례 도입이 무산된 바 있다.

이날 간담회에 정부 측 인사로 참석한 금융위 관계자는 “인터넷전문은행이 기존 은행과 사업내용에 차이가 있는지 없는지 여부는 예비인가 시점에 사업계획이 공개되면 그때 가서 판단해 달라”고 주장했다.

어떠한 정책의 성패 여부에 대해 예측하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그 정책이 지금까지 한 번도 시도되지 않은 새로운 것이라면 더더욱 그렇다. 이미 여러 이해관계자들의 중지를 모으는 과정을 거쳐 시행되는 것인 만큼 지금부터는 안정적으로 시장에 연착륙될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해야 할 때인 것으로 판단된다.

후원하기 기사제보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