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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포인트건강] 가을 우울 술로 달래다 ‘취녀’된다

[원포인트건강] 가을 우울 술로 달래다 ‘취녀’된다

기사승인 2015. 11. 13. 0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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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사랑중앙병원
# 3년차 솔로 직장인 김재희(35·여)씨는 얼마 전부터 퇴근길에 소주 한 팩을 사들고 집으로 향한다. 더운 여름 친구들과 함께 마시던 맥주 한두 잔은 가을 찬바람과 함께 찾아온 울적한 기분을 달래기 위한 나홀로 음주로 바뀌었고 맥주는 소주로 바뀐 지 오래다.

2015년 가을이 깊어가고 있다. 더욱 차가워진 바람에 코트 깃을 여미고 쓸쓸함은 더욱 커져만 간다. 낭만의 계절을 즐기는 것은 사치. 우울한 마음을 술로 달래려는 여성들이 늘고 있다.

13일 알코올 전문병원 다사랑중앙병원에 따르면 가을 문턱에 접어든 9월 여성 알코올 상담 건수는 전월 대비 20% 이상 증가했다. 가벼운 알코올 남용 수준부터 지속적이고 반복적인 음주 습관까지 다양한 음주 문제가 나타났다. 이들 중 대다수가 계절 변화에 따른 우울증과 외로움을 해결하기 위해 술을 이용한 것으로 확인됐다.

◇ 외로움 타는 여성…술로 달래면 안돼

가을은 여름에 비해 일조량이 급격하게 떨어지면서 신체 세로토닌과 멜라토닌 분비가 줄어든다. 이는 기분 저하와 수면의 질 저하를 유발하는데 이 과정에서 우울한 기분을 느끼기 쉽다. 일반적으로 남자들이 가을을 많이 탄다고 알려져 있지만 실제로는 세로토닌 수치가 낮은 여자들에게서 우울증이 더 많이 발생한다.

여성들이 남성보다 우울이나 불안, 화병 등 정서적 문제로 술을 찾는 경향이 높은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문제는 적은 양의 알코올은 특정 뇌세포를 직접 자극해 일시적으로 기쁨과 행복감을 일으킬 수 있지만 알코올 효과가 사라지고 난 후에는 다시 우울해지게 된다는 점이다. 결과적으로 우울감을 잊기 위해 마셨던 술이 결국 더 많은 양의 술을 불러와 알코올 남용, 의존이라는 악순환의 굴레에 빠지게 만든다.

실제 입원환자 중에는 가벼운 우울감이나 울적함을 술로 달래다가 결국 알코올 의존증으로까지 발전한 사례가 많다고 병원측은 설명했다.

다사랑중앙병원 정신건강의학과 허성태 원장은 “여성 알코올 의존증 환자의 경우 우울증과 술 문제가 함께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며 “우울증이 있는 상태에서 술을 마시면 항우울 호르몬인 세로토닌의 분비가 적어지고 알코올의 특성상 쉽게 흥분하게 돼 자칫 충동적인 선택으로 이어질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 음주는 여성의 적…산책·수면으로 극복

알코올은 여성의 아름다움을 해치는 적이다. 지속적인 음주는 간 기능을 약화시키고 자율신경 기능 이상을 가져온다. 자율 신경계가 자극을 받으면 혈류가 왕성해지고 혈관이 팽창해 안면홍조가 나타날 수 있다. 또 알코올은 비타민과 칼슘의 흡수를 막아 피부나 머릿결의 탄력성을 떨어뜨려 거칠고 푸석거리게 만든다.

흔히 말하는 ‘가을탄다’와 같은 계절성 우울증은 시간이 지나면 자연스레 사라진다. 우울감에 술을 입에 대기보다는 하루 1시간 이상 햇볕을 쬐어주고 가벼운 산책과 충분한 수면, 규칙적인 생활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 잠들기 한두 시간 전에는 미지근한 물로 가볍게 샤워를 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하지만 만약 스스로 음주를 조절하지 못하고 우울감을 호소하는 일이 계속되고 있다면 반드시 가까운 알코올 전문병원을 찾아 정확한 상담과 진단을 받아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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