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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 테러에도 ‘톨레랑스’는 계속된다...‘총’ 대신 “우리에겐 꽃이 있어요”

파리 테러에도 ‘톨레랑스’는 계속된다...‘총’ 대신 “우리에겐 꽃이 있어요”

기사승인 2015. 11. 18. 1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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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 테러에 대해 이야기해주는 프랑스 아버지와 아들. 출처=/르쁘띠주르날 페이스북
기자 : “파리에서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이해하니?”

소년 : “총을 가진 나쁜 사람들 때문이에요. 우리는 조심해야 돼요. 집을 옮겨야 할지도 몰라요”

소년의 아버지 : “나쁜 사람들은 어디에나 있단다. 프랑스가 우리의 집(고국)이야. 그들은 총이 있지만 우리에겐 꽃이 있단다”

소년 : “하지만 꽃은 아무 것도 안 하잖아요”

아버지 : (희생자를 기리기 위해 놓아진 꽃들을 가리키며) “저 꽃들이 보이니? 총에 대항해 싸우기 위해 있는 거란다”

소년 : “꽃이 우리를 보호해주기 위해 있는 거에요?” “촛불도요?”

아버지 : “그래” “우리를 떠난 사람들을 잊지 않기 위해 있는 거란다”

소년 : “꽃과 촛불이 우리를 보호해주는 군요”

사람들이 테러의 희생자들을 잊지 않기 위해 든 꽃과 촛불이 자신을 지켜준다고 믿게 된 소년은 이제 안심이 되냐는 기자의 질문에 “훨씬 좋아졌다”고 답한다.

충격적인 파리 테러 이후, 프랑스내에서 이슬람과 중동인들에 대한 혐오가 퍼지는 등 프랑스의 정신으로 대변되는 ‘톨레랑스(관용)’가 사라지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그러나 프랑스 웹과 소셜 미디어에는 테러범들의 이러한 의도에 굴복하지 않겠다는 프랑스인들의 선언이 잇따르고 있다.

지난 16일(현지시간) 프랑스방송 르 쁘띠 주르날(Le Petit Journal)이 페이스북에 공개한 동양인 소년의 인터뷰 영상도 테러에 증오로 대응하지 않고 톨레랑스의 정신을 이어가려는 노력이 담겨있다. 관용의 정신이 세대를 초월하며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한 편의 동화 같은 이 인터뷰는 페이스북에서 약 1000만 명이 시청했으며, 3만 명 가량이 댓글을 통해 ‘감동받았다’ ‘프랑스인 모두에게 용기를 줬다’고 고백했다.

같은날 파리 테러로 배우자를 잃은 한 프랑스인은 테러범들을 향해 “당신들에게 내 분노를 선물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파리에 사는 프랑스인 앙투안 레리는 16일 페이스북에 “당신들은 테러로 내 인생의 사랑과 17개월 된 내 아들의 엄마를 앗아갔다. 하지만 나는 분노와 증오로 대항하지 않겠다”면서 “내가 두려워하며 동료 시민들은 불신하고 안보를 위해 자유를 희생하기를 바랐겠지만 나는 그러지 않겠다”고 적었다.

그는 “나와 아들은 최대한 행복해지고 자유로워짐으로써 당신들을 괴롭게 할 것이다. 나의 아들에게도 당신들이 바라는 증오 따위는 없을 것”이라고 했다.

이 결연한 선언 역시 15만 번 이상 공유되며 ‘프랑스적인 용기’라고 칭송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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