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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표지갈이 대학교수’ 179명 무더기 기소

검찰, ‘표지갈이 대학교수’ 179명 무더기 기소

기사승인 2015. 12. 14. 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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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창
일명 ‘표지갈이’에 가담한 대학교수 179명이 무더기로 재판에 넘겨졌다.

대학교수가 표지갈이로 적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며, 단일 사건에 이처럼 많은 인원이 기소된 것 역시 초유의 일이다.

의정부지검 형사5부(권순정 부장검사)는 남의 책을 표지만 바꿔 자신의 저서로 발표하거나 이를 묵인한 혐의(저작권법 위반·업무방해)로 전국 110개 대학 교수 74명을 기소하고 105명을 벌금 1000만원에 약식기소했다고 14일 밝혔다.

검찰은 또 이들과 짜고 책을 낸 4개 출판사 임직원 5명도 같은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해당 교수들은 전공서적의 표지에 적힌 저자명을 자신의 이름으로 바꿔 새 책인 것처럼 출간한 혐의를 받고 있다. 조사 결과 일부 교수는 의심을 피하려고 책 제목에서 한두 글자를 넣거나 빼는 수법을 썼다.

이들은 소속 대학의 재임용 평가를 앞두고 연구실적을 부풀리고자 이런 범행에 가담한 것으로 조사됐다. 일부는 한번 표지갈이를 했다가 출판사에 약점을 잡혀 ‘울며 겨자 먹기’식으로 이름을 빌려줬다고 검찰에서 진술했다.

실제 책을 쓴 교수들은 표지갈이 책들이 버젓이 유통되는 사실을 알면서도 묵인한 것으로 드러났다.

원저자와 허위 저자, 출판사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진 탓에 표지갈이는 전국 대학에서 만연했다.

원저자는 이공계 서적을 꺼리는 출판업계의 특성 때문에 앞으로 책을 낼 출판사를 확보하고자 표지갈이를 묵인했다.

허위 저자는 연구실적을 올리는 데, 출판사는 비인기 전공 서적 재고를 처리하는 데 표지갈이가 필요했다.

출판사들에게는 교수들이 다른 곳에서 책을 내지 못하도록 발목을 잡으려는 의도도 있었다고 검찰은 밝혔다.

표지갈이는 1980년대부터 출판업계에서 성행한 수법이지만 이 같은 이해관계가 얽혀 그동안 수사망에 걸려들지 않았다.

검찰은 이번에 적발된 교수의 명단을 해당 대학에 통보하기로 했다. 또 ‘연구부정행위 전담수사팀’을 편성해 수사를 확대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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