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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켓파워]이재용 부회장, 삼성엔지니어링 유증 불참…3000억원 용처는?

[마켓파워]이재용 부회장, 삼성엔지니어링 유증 불참…3000억원 용처는?

기사승인 2016. 02. 15.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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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삼성엔지니어링 유상증자에 참여하지 않기로 결정한 가운데, 지분 매입을 위해 마련했던 자금 3000억원이 향후 어떻게 활용될 지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 부회장이 삼성물산 주식 매입에 나설 수도 있다고 보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 결정에 따라 삼성SDI가 보유 중인 삼성물산 지분 2.6%(약 7000억원 상당)를 이달 안에 팔아야 한다.

또 원샷법(기업활력제고특별법안) 통과로 삼성중공업과 삼성엔지니어링의 합병이 재추진될 경우 이 과정에서 지분 매수에 나설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14일 삼성그룹 관계자에 따르면 이 부회장은 유상증자가 마무리된 후 삼성엔지니어링 주식을 취득할 수 있는 방법을 검토 중이다. 다만 아직까지 지분 매입 시점·규모·방법 등에 대해 결정된 사항은 없다는 입장이다.

당초 이 부회장은 지난 1월 삼성엔지니어링 유상증자 과정에서 실권주가 발생할 경우 최대 3000억원까지 사재를 털어 청약에 참여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이 부회장은 삼성SDS 보유 주식 2.05%를 매각해 3819억원 규모의 자금을 취득했다.

그러나 청약 결과 실권주가 10만2972주(0.1%)로 적은 데다 일반공모에서 청약 경쟁률이 높을 수 있어 이 부회장은 청약에 나서지 않기로 결정했다.

삼성엔지니어링은 지난 11~12일 유상증자 청약 결과 99.93%의 청약률을 기록했다. 11일 우리사주조합이 100%(3120만주) 청약했다. 구주주 청약에서도 99.93%(1억2469만주)가 청약됐다. 실권주는 15∼16일 일반공모를 통해 청약이 이뤄진다.

업계에서는 삼성엔지니어링 지분 취득과 별개로, 유휴 자금이 삼성물산 지분 매입에 사용될 가능성이 높다고 관측한다.

특히 이달 말까지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과정에서 발생한 신규 순환출자 해소를 위해 삼성SDI가 소유한 삼성물산 주식 500만주(11일 종가기준 7325억원)를 매각해야 하는 상황이다. 일부는 이 부회장이 사들이고 나머지는 국내외 기관에 블록딜(시간 외 주식 대량매매)할 가능성이 높다.

또 다른 지배구조 재편 과정에서 자금이 사용될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최근 원샷법이 통과하면서 구조조정을 통한 대기업의 사업 재편 작업이 활발해질 전망이다.

특히 삼성중공업-엔지니어링의 합병 과정에서 지분을 취득할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두 곳 모두 원샷법이 적용되는 한계 업종으로 사업 재편이 불가피하다는 것이 업계의 중론이다.

이 경우 책임 경영의 약속도 지키고 계열사 정리도 수월히 할 수 있어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다는 분석이다. 양사는 2014년 합병을 추진했으나 국민연금 등 주주들의 반대매수청구권 부담으로 무산된 바 있다.

일각에서는 향후 자금을 주식 증여세 등에 활용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현재 이 부회장은 삼성전자, 삼성생명 등 그룹 내 주요 계열사에 대한 지배력이 취약한 상황이다.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보유 주식 등을 증여받을 경우 총 6조원의 자금이 필요하다.

다만 애초 삼성SDS 지분 매각이 주주 가치 제고를 위해 이뤄졌던 만큼, 개별적으로 자금이 활용될 경우 여론의 비난을 피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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