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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한중 관계 파국은 국익에 도움 안돼, 한국에 훨씬 손해

[기자의 눈] 한중 관계 파국은 국익에 도움 안돼, 한국에 훨씬 손해

기사승인 2016. 02. 17. 1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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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든 함께 가지 않으면 안 되는 운명
한중 관계는 지난 3년여 동안 정말 좋았다. 한때 도를 넘었던 중국인들의 혐한 감정이 많이 사라진 것이 무엇보다 이런 사실을 잘 말해주지 않나 보인다. 당연히 이는 현 한국 정부가 양국 관계를 증진시키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인 결과라고 할 수 있다. 더구나 그 이전 정부가 너무 미국에 경도되는 듯한 행보를 보였으니 노력은 더욱 큰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었다.

이런 한중 관계가 요즘 아슬아슬한 느낌을 주고 있다. 자칫 잘못 하면 파국으로 치닫는 것 아닌가 하는 우려까지 낳고 있다. 기본적으로는 북한의 핵실험과 장거리미사일 발사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결정적인 요인은 역시 미국의 사드(고고도미사일방아체계)를 한국에 배치하는 결정을 사실상 내린 한국 정부의 다소 조급한 듯한 행보가 아닌가 보인다.

한중관계
지난 2014년 7월 시진핑 중국 총서기 겸 국가주석이 방한했을 때 열린 한중경제통상협력포럼 개막식 전경. 양국 관계가 최고로 좋았을 시기였다고 해도 틀리지 않는다. 그러나 앞으로 이런 광경은 자주 보기 어려울지 모른다./제공=검색엔진 바이두(百度).
양국 관계가 진짜 예사롭지 않다는 사실은 공산당 기관지 런민르바오(人民日報)의 자매지 환추스바오(環球時報)가 지난달 26일 기사와 17일 사설 등으로 잇따라 밝힌 입장만 봐도 잘 알 수 있다. “한국이 사드를 배치하면 대가를 치러야 한다.”거나 “중국은 한반도의 최악 상황에 주도면밀하게 준비해야 한다. 중국 동북부 지방에 대한 군사적 배치를 강화해야 한다.”라는 요지의 주장이 한국에 대한 중국의 불편한 심기를 여지 없이 보여주고 있는 것 같다.

솔직히 말해 환추스바오의 주장은 무척 거칠다. 상대국에 대한 예의도 별로 갖추지 않은 듯하다. 한국인으로서는 화가 날만도 하다. 하지만 역지사지라고 입장을 바꿔놓고 보면 이해의 측면이 전혀 없는 것도 아니다. 우선 중국은 사드가 북한보다는 중국에 더 위협적이라는 인식을 하고 있다. 말도 안 되는 소리라고 하기는 어렵다. 여기에 최근 한국의 중국에 대한 반감이 도를 넘고 있다는 사실 역시 중국으로서는 불쾌할 수 있다. 한반도의 안정과 평화를 위해 나름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입장에서 오히려 욕을 먹고 있으니 기분이 좋을 까닭이 없다. 최근 SNS를 통해 다시 반한 감정이 솔솔 솟아나고 있는 것은 다 이유가 있지 않나 싶다.

현재 분위기만 놓고 보면 한중 양국이 이전처럼 좋은 관계로 돌아가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심지어 일부에서는 한국의 행보에 분노한 중국이 경제를 비롯한 각 부문에서 한국에 보복을 하려고 할 것이라는 소문도 널리 퍼지고 있다. 이 경우 안 그래도 어려운 한국 경제는 치명타를 피하기 어렵다.

물론 남 눈치 안 보고 할 일을 하는 자세는 좋다. 하지만 굳이 중국에게 섣불리 불필요한 자극까지 줘서 국익에 도움이 되지 않는 결과를 가져오도록 만드는 것은 곤란하다. 국익이 모든 것에 우선한다는 사실을 상기하면 진짜 그렇지 않나 싶다. 지난 3년 동안의 한중 관계 발전을 위한 노력이 수포로 돌아가는 것은 이제 시간문제라는 점까지 감안할 경우 더욱 그렇다고 해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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