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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고위층 ‘엑소더스(집단탈출)’ 현실화되나…정찰총국 ‘대좌’도 망명

북한 고위층 ‘엑소더스(집단탈출)’ 현실화되나…정찰총국 ‘대좌’도 망명

기사승인 2016. 04. 11. 1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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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성 탈북 최초사례…정찰총국, 김정은에 직보하는 핵심조직
흔들리는 '김정은 체제'…엘리트층 탈북 도미노 계속될 조짐
대북 전문가 "공포정치 여파와 北체제 불안정성 보여주는 것"
김정일 국방위원장 추대 23주년 중앙보고대회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 추대 23주년을 맞아 8일 평양에서 중앙보고대회가 열렸다고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했다. /사진=연합뉴스
북한 ‘김정은 체제’가 흔들리고 있다. 북한 인민군 고위 장교·외교관·외화벌이 일꾼 등 북한 엘리트층의 탈북이 잇따르고 있고, 이러한 ‘탈북 도미노’ 현상은 앞으로도 계속될 조짐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11일 국방부·통일부는 ‘대남 공작 업무를 담당하는 북한 정찰총국 출신의 북한군 대좌가 지난해 남한으로 망명했다’는 언론보도에 대해 “그런 사실이 있다”고 공식 확인했다. 이와 함께 북한의 해외 주재 외교관도 탈북해 지난해 국내 입국한 사실이 확인됐다.

앞서 지난 7일에는 해외식당 북한 종업원 13명이 집단으로 탈북해 귀순했다. 중산층에 속하는 이들이 ‘북한에 희망이 없다’며 귀순을 결심한 점 등을 미뤄보면 북한 고위층·중산층의 집단 탈북은 단순한 현상이 아닌 하나의 ‘흐름’이 될 것이란 관측이다.

특히 이번 정찰총국 대좌의 망명이 이를 뒷받침한다. 정찰총국 대좌는 북한 인민군 일반부대의 중장(한국군 소장)급에 해당하는 최고위급 직위로, 북한군 장성이 탈북해 국내에 입국한 사례는 현재까지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또 대남 공작 업무를 총괄하는 정찰총국은 편제상 북한군 총참모부 산하 기관이지만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에게 ‘직접 보고’하는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다. 그만큼 김정은과 접촉이 많고 정치적으로도 중요한 사안을 다루는 핵심 조직이다.

실제 2009년 황장엽 노동당 비서 암살 기도, 2010년 3월 천안함 피격사건, 같은 해 11월 연평도 포격 등 대형 도발의 뒤에는 항상 정찰총국이 있었다. 올해 초 우리 정부 외교·안보라인 주요 인사들의 스마트폰 해킹 등 주요 사이버테러도 정찰총국 소행인 것으로 추정된다.

이 때문에 정찰총국 출신의 북한군 대좌가 한국으로 망명한 것은 여느 북한군 간부의 망명과는 차원이 다른 의미를 갖는다. 북한 김정은 체제의 불안정성을 보여주는 ‘이상 징후’라는 설명이다.

이와 관련, 정준희 통일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부분적으로는 (북한) 권력층 이상징후의 하나의 표본은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했다.

한 대북 전문가는 “김정은 체제 출범 이후 북·중 국경지역 통제가 강화되면서 탈북민 수는 줄었지만 해외 근무자를 중심으로 엘리트층의 탈북은 오히려 늘었다”며 “이는 김정은 공포통치의 여파와 북한 체재의 불안정성을 보여주고 있다”고 말했다.

다른 대북 전문가는 “북한 고위층의 추가 탈북이 이어질 경우 김정은 체제의 안정에 영향을 미칠 것이고, 내부결속을 다지기 위한 김정은의 공포정치와 도발위협은 더욱 커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일각에서는 최근 잇따르는 탈북 사례만으로 김정은 체제의 불안정성을 언급하기에는 아직 이르다는 지적을 내놓고 있다.

과거에도 황장엽 노동당 비서와 같은 최고위급 간부의 탈북을 비롯해 북한 고위층 유학생들의 탈북 사례들이 있었고 당시에도 김정일 정권의 불안정성을 예견했었으나, 현재 김정은 3대 세습까지 별다른 탈 없이 이어졌다는 점에서 좀 더 상황을 지켜봐야 한다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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