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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MDB스캔들’ 말레이 총리, 선심성 예산안으로 차기 총선도 노려

‘1MDB스캔들’ 말레이 총리, 선심성 예산안으로 차기 총선도 노려

기사승인 2016. 10. 22. 15: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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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집 라작 말레이시아 총리. 사진=/EPA, 연합뉴스
말레이시아개발유한공사(1MDB) 비자금 횡령 스캔들로 사임 압박을 받고 있는 나집 라작 말레이시아 총리가 선심성 국가예산안을 발표하며 민심 잡기에 나섰다.

경제지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1일(현지시간) “나집 총리가 국민에 대한 재정지원을 늘린 2017년도 국가예산안을 발표했다”고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이러한 예산안은 1MDB스캔들 이후 최대 민심 테스트인 2018년 총선을 앞두고 나왔다. 총선은 빠르면 2017년에 치러질 수도 있다.

나집 총리가 발표한 예산안에 따르면 내년 각종 지원금 예산안은 100억 링깃(약 2조 7258억 원)으로 늘어날 예정이다. 한달 소득이 3000링깃~4000링깃(약 82만~109만원)인 가정에 대한 현금 지원금을 800링깃에서 900링깃으로 늘리는 등 복지정책이 확대돼 현금보조금정책(BR1M) 예산만 68억 링깃에 달한다.

마을 지도자들과 무슬림 성직자들에 대한 지원금과 이슬람 율법을 따르는 이슬람금융에 대한 보조금도 늘어난다. 또 나집 총리는 이날 의회에서 내년부터 부가가치세인 상품서비스세(GST)율이 올라간다는 이야기는 유언비어라고 강조했다.

WSJ는 이러한 예산안이 나집 총리의 기반 지지층인 시골 지역의 말레이계 무슬림(말레이시아 주요 인종)과 더불어 저소득층 말레이시아인들의 나집 총리 지지를 강화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제임스 친 태즈메이니아대학 아시아연구소 소장은 공개된 말레이시아 예산안에 대해 “국가예산안의 탈을 쓴 선거 정책”이라며 비판했다.

말레이 야당 인사들도 이날 의회에서 올해보다 3.4%늘어난 2608억 링깃(71조888억 원) 규모의 예산안이 발표되자 “비현실적” “향후 총선을 집권여당에 유리한 방향으로 끌고 가려는 목적”이라고 항의하며 자리를 떴다.

한편 지난해 말부터 1MDB 비리 스캔들에 대한 국제수사가 본격화되면서 말레이시아에는 나집 총리와 집권 연립여당에 대한 퇴진운동이 일었지만 올해 6월 재보궐 선거에서도 나집 총리가 이끄는 여당이 승리하는 등 별 성과를 거두고 있지 못 하다.

이달 초 국제인권단체 휴먼라이츠워치(HRW)는 정부에 비판적인 표현을 한 말레이인들이 징역형을 선고받는 등 말레이 정부가 공포분위기를 조성하며 반대 목소리를 차단하고 있다고 고발했다.

나집 총리는 국부펀드인 1MDB를 통해 10억 달러(1조 1410억원) 이상의 비자금을 조성한 혐의로 미국·싱가포르·스위스 등의 국제 수사를 받고 있으나 자국에서는 검찰총장에 의해 무혐의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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