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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난 민심에 마음 바꾼 친박… “탄핵, 더 이상 피할 수 없다”

성난 민심에 마음 바꾼 친박… “탄핵, 더 이상 피할 수 없다”

기사승인 2016. 12. 06. 0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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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30명 중도 친박, 9일 탄핵안 가결 캐스팅보트 급부상
한자리에 모인 새누리 재선의원들
5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새누리당 재선의원 모임에서 의원들이 시민들의 문자메시지와 관련한 대화를 하고 있다. / 사진 = 연합뉴스
박근혜 대통령 탄핵소추안 처리의 최종 캐스팅보트인 비박에 이어 중도 친박도 5일 급속도로 탄핵 찬성으로 돌아섰다. 당초 새누리당 비박이 의결정족수(200명) 확보의 캐스팅보트로 여겨졌지만 전날 비상시국회의가 탄핵 표결 참여를 확정하면서 20~30명에 달하는 중도 친박 의원들의 선택이 탄핵의 가부(可否)를 가르게 됐다. 박 대통령의 3차 담화 이전 ‘탄핵 찬성’, 3차 담화 이후 ‘탄핵 반대’ 입장을 견지했던 이들은 지난 3일 사상 최대의 촛불 민심을 확인한 이후 찬성파로 돌아섰다.

특히 탄핵안이 부결되면 광화문광장의 촛불이 곧바로 국회를 향할 것이라는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이미 성난 민심이 지난 주말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는 물론이고 새누리당의 심장으로 불리는 대구시당 당사까지 휩쓸고 갔다. 국회에 대한 즉각 탄핵 압박에 야권 성향 무소속인 김종훈·윤종오 의원은 이날 “12월 9일 국회의 문을 열어 민주주의의 새 역사를 함께 해야 한다”며 정세균 국회의장에게 탄핵안 처리 본회의 당일 국회를 전면 개방해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

3차 담화 이후 탄핵 신중론을 펼쳤던 한 재선 의원은 본지 통화에서 “청와대에서 어떤 메시지를 들고 나와도 표결은 진행될 것으로 본다”며 “친박도 비박도 아닌 중도층이 움직이면 9일에 찬성표가 230표에 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청와대가 1월을 이야기하든 2월을 이야기하든 아무 의미가 없어졌다. 우리 손으로 벌을 주고 싶다는 게 국민들 마음이다”며 “지도부가 적극적으로 개입하지 않고 청와대에서도 특별한 액션이 없으면 250표까지도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탄핵안에 적극적으로 반대해온 한 핵심 친박 의원도 “이제는 박 대통령이 4월에 물러난다고 해도 안 될 것”이라며 “더 이상 탄핵에 반대할 수 없게 됐다”고 말했다. 앞서 정의화 전 국회의장도 “비박, 친박을 따질 것이 아니다. 여당 의원 모두가 탄핵 의결에 찬성표를 던져야 한다. 이제 ‘탄핵하라’는 것이 국민의 유일한 명령이다”며 친박의 탄핵 동참을 촉구했다.

강성 친박으로 분류되는 이정현 대표와 최고위원들도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 당사 비공개 회의에서 “탄핵을 피할 수는 없다”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전해진다. 한 참석자에 따르면 “비박을 설득하는 것은 이미 물건너 갔고 이제 할 수 있는 것은 친박 성향의 중도층을 설득하는 것밖에 없는데 이마저도 전망이 밝지 않다는 판단이 주를 이뤘다”고 전했다. 당초 친박이 9일 본회의에 집단 불참하거나 표결이 시작되면 모두 퇴장하는 방안 등을 강구했지만 “지금 상황에서 표결을 보이콧하면 역풍을 맞는다”는 공감대가 형성된 것으로 알려진다.

일각에서는 9일 본회의에서 친박계가 필리버스터(무제한토론)를 통해 탄핵안 부결을 시도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지만 인사 안건에 대한 토론을 허용하지 않는 국회 관례에 따르면 가능성은 ‘제로’에 가까운 것으로 보인다. 국회 관계자는 “제헌 국회 이후 인사 안건에 대한 토론은 하지 않는 게 관례”라며 “일반 토론도 안 하는데 필리버스터는 더욱 불가능한 일이다. 2004년 노무현 전 대통령의 탄핵안 처리 때는 물론이고 2013년 황찬현 감사원장 임명동의안 처리 때도 허용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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