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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계 ‘탄핵정국’ 여파에 비상계획 가동… “신산업 투자 멈추나”

재계 ‘탄핵정국’ 여파에 비상계획 가동… “신산업 투자 멈추나”

기사승인 2016. 12. 12.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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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경제인연합회를 비롯한 여의도 금융가 전경
전국경제인연합회를 비롯한 여의도 금융가 전경./제공=전경련
박근혜 대통령 탄핵안 가결 및 직무정지로 재계가 경제정책 변화·대외신인도 하락 등에 따른 무역 경쟁력 약화를 우려하며 비상대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일각에선 기업들이 수 개월간 보수적인 경영기조만을 유지한 채 신사업 투자에는 나서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11일 재계에 따르면 10대그룹 중 2017년 정기 임원인사를 단행한 그룹은 한화·현대중공업·GS·LG 등 4곳에 불과하다. 이는 지난해 12월11일 기준 현대자동차·SK·롯데·한진을 제외한 삼성그룹·두산그룹 등 6곳이 인사 발표를 완료한 데 비해 다소 더딘 모습이다.

인사뿐만이 아니다. 상당수 대기업들이 내년 사업계획 수립에도 차질을 겪고 있다.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 특별검사 조사가 본격화하면 삼성 등 최순실 게이트에 연루된 대기업에 대한 대대적 수사가 이어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대외신인도 하락과 정책 불확실성은 국내 기업들의 투자와 수출에까지 영향을 미치게 된다. 한 기업 관계자는 “소수의 오너들이 좌지우지하는 한국 경제의 특성상 총수 리스크는 사업 진행에 결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며 “일단 경제정책의 변화를 지켜보면서 수출에 미치는 영향 등을 파악하는 게 시급하다”고 진단했다.

이에 기업들은 탄핵심판 관련 헌법재판소 결정이 내려질 때까지 투자·사업재편·인수합병 등 굵직한 결정을 최대한 보수적으로 실행한다는 계획이다. 최근 9대 그룹 총수가 한 자리에 모인 청문회 파장에 탄핵정국까지 겹치면서 기존 사업전략을 재점검할 수밖에 없는 형국이다. 따라서 각 기업들이 신산업 투자 및 미래 성장동력 확보를 살펴볼 여력은 크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시계 제로의 상황이지만 일단 각 기업들은 나라 안팎으로 전략회의 등을 통해 사업계획을 구체화시킨다는 방침이다.

삼성전자는 오는 19~21일 수원디지털시티 등에서 DS(부품)·IM(IT모바일)·CE(소비자가전) 부문별로 사업부장·임원·해외법인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글로벌 전략회의를 개최할 예정이다. 현대자동차는 이달 하순에 해외영업본부 법인장들을 국내로 불러 회의를 열고 국내외 상황을 공유하며 내년도 사업계획을 구체화한다.

아직 인사가 나지 않은 SK는 혁신보다는 안정에 초점을 맞출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4대 그룹 가운데 유일하게 인사를 단행한 LG그룹은 그나마 다른 기업보다 서둘러 내년 사업구상에 돌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는 대내외 경영 불확실성을 이유로 연말로 예정된 기존 정기 임원인사를 내년 초로 연기한다고 발표했다. 탄핵 이후 특검 수사 상황 등에 따라 인사 등 경영 주요 일정이 1월 이후로 한 번 더 늦춰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포스코는 예정대로 내년 1월 기업설명회(IR)를 통해 2017년 사업계획을 발표한다. 회사 측은 올해에 이어 내년에도 계열사·비핵심자산 구조조정, 전사적 비용절감, 고수익 월드 프리미엄 제품 판매 확대 등을 통해 그룹 경쟁력을 높이고 글로벌 공급과잉, 수요산업 부진, 수출대상국의 수입규제 강화 등으로 어려운 시장 상황을 돌파한다는 계획이다. 연초 단행하는 인사 및 조직개편은 아직 구체적인 일정을 잡지 않았다. 권오준 회장의 임기가 내년 3월 종료하는 가운데 권 회장은 지난 9일 이사회에서 연임 의사를 밝혔으며, 연임 여부는 내년 1월 윤곽이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한화그룹은 검찰 수사 및 청문회 등으로 내년도 사업계획 및 투자·고용 계획을 아직 수립하지 못한 상황이다. 아울러 정책적 불확실성에 의한 내수경기의 위축과 변동성 확대 등에 대비, 상시 모니터링 및 사업별 영향을 면밀히 검토하는 등 경계 수위를 높일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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