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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뒷담화] 벼랑끝에 몰린 삼성 “아닌 것은 아니라고 밝히겠다”

[취재뒷담화] 벼랑끝에 몰린 삼성 “아닌 것은 아니라고 밝히겠다”

기사승인 2017. 02. 13. 1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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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진실을 특검에서 성실히, 성심껏 말씀드리겠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13일 오전 9시30분 서울 강남구 선릉역 인근 특검 사무실에 들어서며 이 같이 말했습니다. 지난달 12일 “국민께 송구스럽고 죄송하게 생각한다”고 밝혔던 1차 소환 때와는 사뭇 다른 분위기입니다. 이 부회장의 이날 발언이 ‘사과’가 아닌 ‘진실’에 방점이 찍힌 것은 더는 물러설 곳이 없다는 절박함 때문으로 보입니다.

삼성 한 관계자는 “지난달 19일 법원의 구속영장이 기각되긴 했지만 이번 2차 소환 결과는 아무도 알 수 없다. 만약 2차 소환이 구속이나 소송으로 연결되면 그룹 전체에 막대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우려했습니다.

실제로 특검이 이 부회장에게 다시 칼을 겨누자 삼성 내부의 긴장감도 높아지고 있습니다. 삼성이 이번 사안을 대하는 태도에도 변화가 감지됩니다. 그동안 삼성의 태도는 언론과 검찰, 특검이 제기하는 의혹을 묵묵히 지켜보는 쪽에 가까웠습니다. 하지만 최근엔 아닌 것은 아니라고 밝히자는 분위기입니다.

삼성은 12일 저녁 ‘일부 언론 보도에 대한 입장’이란 이름으로 보도자료를 배포했습니다. 특검에서 파헤치고 있는 최순실 딸 정유라에 대한 30억원 규모의 명마 지원 의혹, 공정거래위원회가 삼성의 순환출자구조 단순화를 도와줬다는 의혹, 중간금융지주회사법 로비 등과 관련해 반박했습니다.

일각에선 공정위가 2015년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이후 양사의 주식을 모두 갖고 있던 삼성SDI의 통합 삼성물산 주식 처분 규모를 1000만주에서 500만주로 줄여줬다는 의혹을 제기해왔습니다. 삼성은 이에 대해 “2015년 9월 공정위 요청에 따라 순환출자 관련 자료를 보냈고, 당시 로펌 등에 문의해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을 합병하면 순환출자구조가 단순화된다는 것을 확인했다”고 조목조목 반박했지요.

잘못된 것을 바로잡는 일은 언제나 그렇듯 고단한 여정입니다. 국정농단이라는 거대한 ‘악(惡)’을 뿌리뽑으려는 특검 역시 응원해야 하지요. 하지만 기업은 글로벌 경영 생태계 속에서 숨쉬는 생물입니다. 글로벌 경영 환경에선 반 걸음 늦은 판단이 수천 억원의 손실로 돌아오는 법입니다. 이 부회장이 밝힐 진실이 삼성의 경영시계를 다시 움직이는 계기가 될 수 있길 기대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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