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투데이 로고
현대차까지… 4대그룹 떠나고 운명의 날 맞는 전경련

현대차까지… 4대그룹 떠나고 운명의 날 맞는 전경련

기사승인 2017. 02. 21. 17:41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톡 링크
  • 주소복사
  • 기사듣기실행 기사듣기중지
  • 글자사이즈
  • 기사프린트
전경련회관 전경
여의도 전국경제인연합회 회관 전경.
현대자동차그룹이 전국경제인연합회 탈퇴를 선언하면서 해체 압박이 가속화되고 있다. 4대 그룹이 전부 탈퇴하게 돼 재계를 대변하는 단체로서의 의미를 상실한 게 아니냐는 지적마저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21일 현대차그룹에 따르면 이날 현대차를 시작으로, 그룹 계열사들이 줄줄이 전경련 탈퇴원을 제출했다. 이로써 삼성과 현대차·SK·LG 등 재계 4대 그룹이 모두 전경련을 떠나게 됐다. 이들 그룹 모두 전경련 창립회원사이자 그룹 선대회장들이 회장을 맡은 바 있다.

전경련에 가입돼 있는 현대차그룹 계열사는 기아차·현대모비스·현대글로비스·현대카드·현대제철 등 11개사다. 앞서 4대 그룹 가운데 최초로 LG가 공식적으로 탈퇴를 선언했고 이달 삼성과 SK 계열사들이 탈퇴한 바 있다.

오는 24일 정기총회를 통해 차기 회장을 선출하고 쇄신안 마련에 나서야 하는 전경련으로선 추진력을 잃는 동시에 해체 압박에 직면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재계를 대표한다는 상징성이 이미 실추됐을 뿐 아니라 급감한 회비에 정상적인 단체 운영이 가능하겠느냐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2015년 기준 4대그룹이 전경련 연간회비 492억원 가운데 77%가량인 378억원을 부담한 것으로 알려졌다. 회비 급감이 예고된 상황에서 전경련은 지난 17일 비공개 이사회를 통해 사회공헌 예산을 삭감하며 올해 예산규모를 전년대비 40% 정도 줄인 235억원으로 책정했다.

정기총회에서 논의될 차기 회장 인선도 난항이 예상된다. 허창수 GS그룹 회장의 전경련 회장 임기가 이달 말 끝나는 가운데 차기 회장 후보자가 결정되지 않은 상태다. 손경식 CJ 회장과 이준용 대림산업 명예회장이 유력 후보로 대두되고 있을 뿐 확실히 정해진 건 아무것도 없다.

특히 전경련은 추후 사업계획과 관련된 예산 결정, 쇄신안 마련까지 모두 차기 회장이 권한을 갖고 추진해야 한다는 입장이기 때문에 회장 선임이라는 선결과제가 충족되지 않으면 표류를 거듭할 수밖에 없다.

재계 CEO 출신 회장 선출에 실패하고 전직 관료 출신의 경제 전문가를 자리에 앉히게 된다면, 정통성을 잃고 힘을 쓰지 못하는 ‘식물 협회’로 전락할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만약 그렇게 된다면 단체의 성격을 완전히 뒤엎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재계 관계자는 “4대 그룹 모두 공식적으로 탈퇴를 선언하면서 눈치를 보던 기업들의 탈퇴가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며 “전경련이 극도로 침체된 분위기를 딛고, 24일 열릴 정기 총회에서 과연 의미 있는 논의를 해낼 수 있을 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후원하기 기사제보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