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뒷담화]은행 수수료에 대한 고찰

김보연 기자 | 기사승인 2017. 03. 13.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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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 한 지상파 방송의 설 특집 퀴즈쇼 프로그램에서 성인남녀 300명을 대상으로 ‘가장 아까운 돈’에 대해 물었던 적이 있었습니다. 내가 안 먹은 술값, 경조사비, 택시비 등이 상위권을 차지한 가운데 이들 모두를 제친 1등은 바로 ‘은행 수수료’였습니다.

그렇다면 왜 사람들은 은행 수수료를 아까워하는 것일까요? 가장 큰 이유는 대부분의 소비자들이 ‘금융 서비스=공짜’로 인식하고 있기 때문일텐데요. 상황이 이러다 보니 은행들의 수수료 인상은 늘 논란이 돼왔습니다.

최근에는 씨티은행이 도마 위에 올랐습니다. 지난 8일 신규 고객을 대상으로 계좌 유지 수수료를 매달 5000원씩 부과하기로 결정했기 때문입니다. 소비자들은 당황한 기색이 역력합니다. 무료로 제공받던 서비스에 왜 돈을 지불해야 하는지 의문을 갖는 모습입니다.

잇따라 수수료 적용을 확대하려던 타 은행들도 고객들 눈치를 보며 주춤하고 있습니다. 최근 ‘창구거래 수수료’ 적용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힌 국민은행뿐만 아니라 ‘통장개설 수수료’ 도입을 논의 중이던 타 시중은행도 일단은 분위기를 살피고 있습니다.

은행 입장에서는 억울할 따름입니다. 다른 나라의 수수료 비용에 비해 현저히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음에도, 소비자들의 불만은 여전히 크기 때문입니다. 국내은행의 송금 서비스 수수료(창구 이용시)는 500~3000원으로, 미국(약 4만원)·영국(약 3만6000원)의 10분의 1도 안 되는 수준입니다. 가장 가까운 일본(약 6500~8700원)과 비교해도 절반에 미치지 못합니다.

우선 은행을 ‘공공재’로 인식하는 분위기가 가장 큰 문제라는 지적입니다. A시중은행 관계자는 “은행은 주식회사로 이윤을 추구하는 사기업”이라며 “은행의 사회적 책임만을 강요하는 분위기 탓에, 금융서비스를 ‘당연한 혜택’으로 받아들이는 소비자들이 많은 점은 문제”라고 말했습니다.

수수료 수익에 대한 비판적인 여론도 한몫하고 있습니다. B시중은행 관계자는 “언론에서 은행들이 저금리로 악화된 수익성을 수수료 수익으로 메우기 위해 소비자에게 책임을 전가하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며 “예대마진에서 벗어나 새로운 비이자수익을 창출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면서 정작 수수료 수익은 왜 나쁘게만 보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토로하기도 했습니다.

더 이상 은행들의 서비스가 공짜라는 인식을 가져서는 안될 것입니다. 전문가들도 일단 큰 흐름에서 은행 수수료 정상화가 이뤄져야 한다고 입을 모읍니다. 대신 지금처럼 획일화된 서비스보다는 은행별 특화서비스를 늘려 차별화를 꾀해야 한다고 조언합니다. 높아진 수수료만큼 질 좋은 서비스를 제공하는 금융서비스의 선진화가 이뤄지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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