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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銀, 아주캐피탈·저축은행 인수 후 첫 인사…금융지주사 전환 포석

우리銀, 아주캐피탈·저축은행 인수 후 첫 인사…금융지주사 전환 포석

기사승인 2017. 07. 05.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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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광구 우리은행장이 자사 임원을 아주저축은행 대표이사로 내정하는 이례적 인사를 단행했다. 우리은행은 지난달 아주캐피탈·저축은행 인수를 위해 만들어진 사모펀드(PEF)에 1000억원을 출자해 양사의 일부 지분을 우선 인수한 바 있다.

통상 임원 인사가 연말 이뤄지는 점을 감안하면 이번 인사는 금융지주사 전환을 위한 이 행장의 포석으로 풀이된다. 최근 인수한 아주캐피탈·저축은행에서의 자리 굳히기에 나서며 내부 지배력 강화에 힘쓰는 모습이다. 이에 나머지 지분에 대한 우선매수청구권을 보유한 우리은행이 2년 후 아주캐피탈과 아주저축은행을 완전 자회사로 인수할 가능성은 더 높아졌다.

4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조규송 업무지원그룹 상무를 아주저축은행 대표이사로 추천했다. 아주저축은행은 아주캐피탈이 100% 지분을 보유한 자회사다.

조 상무는 37년간 현장을 누빈 우리은행 내 ‘영업통’으로 꼽힌다. 1960년 충북 청주 출생으로 청주상업고등학교를 졸업한 후 1978년 옛 한일은행에 입행했다. 이후 충청도를 중심으로 영업 일선을 누볐으며, 2015년 12월 WM사업부 상무로 본점에 들어온 후 올해 초 업무지원그룹을 맡았다.

이번 대표이사 인선 작업은 CEO 후보자 추천 권한이 있는 GP(제너럴파트너) 웰투시자산운용이 아주저축은행과 시너지를 낼 수 있는 LP인 우리은행 측에 후보 추천을 요청해 진행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단독 후보로, 대표이사 선임안은 오는 8월 주주총회에 의결될 예정이다.

우리은행 측은 수익 극대화를 위한 인사 추천일 뿐이라고 일축하고 있으나, 업계에서는 향후 완전 자회사 전환을 위한 사전 작업의 일환으로 분석하고 있다. 금융지주사 전환 후 나머지 잔여 지분 인수 작업이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

그간 시장에서는 우리은행의 1순위 인수 후보 매물로 아주캐피탈을 꼽았다. 이광구 우리은행장은 지난 1월 취임 당시 “캐피탈, F&I, 부동산관리회사 같은 작은 규모의 회사부터 인수합병(M&A)을 시작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번 인수로 우리은행은 우리파이낸셜과 우리금융저축은행을 2013년 매각한 후 3년여 만에 다시 캐피탈사와 저축은행을 자회사로 둘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

현재 우리은행은 ‘예금보험공사 잔여지분 매각→완전 민영화 완료→금융지주사 전환→비은행 금융계열사 인수합병(M&A)’ 순의 단계별 로드맵을 제시하고 있다. 정부 보유 지분 매각이 완료되면 빠르면 연내 금융당국에 금융지주사 전환을 신청할 가능성이 크다. 최종구 후보자가 무난히 금융위원장에 임명될 경우 금융지주사 전환에 속도가 붙을 가능성도 높다. 내년 상반기에는 지주사 전환을 완료한다는 것이 우리은행 측의 목표다.

우리은행이 우회적으로 아주캐피탈을 인수한 이유는 지주사 전환 전 자회사 M&A에 따른 부담이 크기 때문이다. 편입하는 과정에서 주식평가에 따른 양도차익이 생겨 세금이 발생할 수 있어 일단 비용 부담을 줄일 수 있는 지분 투자 방식으로 접근했다는 평가다.

금융권 관계자는 “사실상 우리은행이 아주캐피탈을 인수하는 수순으로 볼 수 있다”며 “M&A에 적합한 상황이 아닌 만큼 지분 투자를 통해 지배력을 확보한 후 대표이사 임명을 통해 사실상 자회사를 만드는 과정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조규송 업무지원그룹 상무
조규송 우리은행 업무지원그룹 상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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