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투데이 로고
[취재뒷담화] 금융 당국이 손보사 GA시책에 칼 빼든 이유

[취재뒷담화] 금융 당국이 손보사 GA시책에 칼 빼든 이유

기사승인 2017. 12. 08. 16:58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톡 링크
  • 주소복사
  • 기사듣기실행 기사듣기중지
  • 글자사이즈
  • 기사프린트
증명사진
최정아 경제부 기자
금융감독원이 손해보험사의 독립법인 보험대리점(이하 GA) 시책(인센티브) 규제를 본격 가동했습니다. 삼성화재, 메리츠화재, 농협손해보험, AIG손해보험 등 4개 손보사를 대상으로 오는 11일부터 20일까지 사업비 운용실태 검사에 나선단 건데요. 손보사 간 과도한 시책 경쟁으로 GA 소속 설계사의 불완전판매·보험사기 등이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됩니다.

시책이란 보험사가 판매실적이 좋은 GA에게 주는 일종의 인센티브입니다. 수많은 보험상품 사이에서 고객에게 판매할 상품을 선택해야하는 GA입장에선, 시책을 많이 줄 수 있는 손보사를 선택해 고객에게 소개할 수밖에 없습니다. 손보사들이 너도나도 GA에게 시책을 올려주겠다며 경쟁에 열을 올리고 있는 이유입니다.

실제로 메리츠화재는 지난 5월 월납보험료 400% 수준이란 높은 시책을 GA에 제시한 이후 판매량이 급증했습니다. 이로 인해 지난 8월과 9월 두달만에 장기보장성 인(人)보험 시장에서 업계 2위로 올라섰습니다. 이를 지켜보던 다른 손보사들도 덩달아 높은 시책을 내걸었죠. 손보사 간 GA시책 경쟁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것입니다.

문제는 GA에 소속된 일부 설계사들이 높은 시책에 눈이 멀어 소비자들에게 불완전판매나 보험사기를 벌이고 있다는 점입니다. 김성원 자유한국당 의원실에 따르면, 지난 2014년부터 지난해까지 책정된 보험사기 피해액 총 70억8637만원 중 GA소속 설계사의 사기액은 37억3742만원으로 나타났습니다. 보험사기 50% 이상이 GA 소속 설계사로 부터 발생됐다는 뜻입니다.

높아지는 비판여론에 2015년11월 손보업계와 GA가 손잡고 불완전판매를 예방하고자 협약도 맺었지만 효과는 미미했습니다. 오히려 시책경쟁은 높아져만 갔고 불완전판매 건수는 줄지 않았습니다. 실제로 GA를 통해 보험에 가입한 고객이 약관조차 받지 못한 사례도 나오고 있습니다. GA 소속 설계사가 소비자에게 불완전판매를 한 뒤 시책만 받고 연락을 단절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금융 당국이 직접 나서야 했던 이유도 여기있습니다. GA 시책경쟁의 손해는 고스란히 소비자의 몫입니다. 불완전판매로 피해를 입는 소비자들이 더 이상 늘어나지 않도록 당국의 철저한 감시와 규제가 필요한 시점입니다.
후원하기 기사제보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