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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뒷담화]투자니즈 반영 못한 엔화투자…외화 ETF도 달러 상품뿐

[취재뒷담화]투자니즈 반영 못한 엔화투자…외화 ETF도 달러 상품뿐

기사승인 2018. 01. 21. 1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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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중모 기자 증명사진
올해 초 원·엔 환율은 940.12원까지 밀렸습니다. 이후 반등세를 보이긴 했지만 최근 960원대로 여전히 낮은 수준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엔화 약세로 더 낮은 가격에 엔화를 살 수 있게 됐기 때문에 최근 엔화 투자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21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엔화예금은 55억7000만달러로 전월 대비 12% 증가했고 2004년 이래 최대치를 기록했습니다. 엔화 투자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는 직접적 증거죠.

엔화는 금, 미국달러, 미국국채와 함께 대표적 안전자산으로 불립니다. 일본의 경제력이 탄탄하고 다른 나라 통화 대비 안정적이라는 점에서입니다. 일시적으로 가격이 떨어지더라도 복원력을 기대할 수 있다는 것 역시 엔화 투자의 매력 포인트입니다.

하지만 엔화 투자는 불편한 측면이 있습니다. 달러나 금과는 달리 ETF(상장지수펀드) 상품이 하나도 없기 때문이죠. 현재 상장된 외화 ETF는 모두 10개로 미국 달러로만 이뤄져 있습니다. 주식처럼 간편하게 사고 팔 수 있는 엔화 ETF 상품이 없다는 것은 아쉬운 지점입니다.

현재 엔화 투자를 하려면 은행에서 엔화를 사서 가지고 있거나 외화예금통장을 개설하고 엔화를 넣어 이자와 환차익을 노리는 방법이 있습니다. 엔화 투자 ETN(상장지수증권)이 있지만 거래량이 턱없이 부족하고 ETN시장이 ETF대비 활성화가 안 돼 쉽사리 투자하기는 어렵죠.

2002년 도입된 국내 ETF는 성장을 거듭하고 있고 현재 일평군 거래대금은 코스피 시장 4분의 1에 달할 정도로 발전했습니다. 거래량도 많고 일반 상장주식처럼 편리하게 거래를 할 수 있는데다가 증권거래세가 없다는 점이 큰 매력입니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외화ETF 시장은 개인이 대세인 시장으로 달러 투자가 친숙하고 기축통화로서 달러가 가지는 안정성 매력이 있어 ETF도 달러를 중심으로 만들어진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아직 엔화 ETF상품에 대한 구체적인 논의는 없었지만 투자수요와 비용 등을 분석해 타당성이 있다면 상품을 내놓는 것 자체는 어려운 일이 아니다”라고 말했습니다.

실제로 한국거래소도 현재 엔화 ETF 상장에 규제나 제도적 측면의 제약은 없다고 밝혔습니다. 자산운용사가 엔화 투자 ETF 상품을 만든다고만 한다면 거래소와 금융당국의 심사를 거치더라도 2개월 정도면 신상품 상장이 가능합니다.

성장을 거듭하며 자금이 몰리는 ETF 시장과 최근 투자처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엔화 투자가 결합될 경우 상당한 시너지 효과가 예상됩니다. 또 다양성 부족을 지적받는 ETF 시장에 달러 일변도를 벗어난 새로운 외화ETF의 등장은 긍정적입니다. 자산운용업계가 커지는 엔화 투자 수요에 응답해주기를 바라는 이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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