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투데이 로고
[인터뷰] ‘로봇이 아니야’ 유승호 “첫 로코 만족…또 다른 장르에 도전 할래요”

[인터뷰] ‘로봇이 아니야’ 유승호 “첫 로코 만족…또 다른 장르에 도전 할래요”

기사승인 2018. 02. 07. 00:00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톡 링크
  • 주소복사
  • 기사듣기실행 기사듣기중지
  • 글자사이즈
  • 기사프린트
'로봇이 아니야' 유승호/사진=산 엔터테인먼트

 배우 유승호가 MBC 수목드라마 '로봇이 아니야'(극본 김소로, 연출 정대윤)를 통해 로맨틱 코미디(이하 로코)에 도전했다. '로코' 장르에 갈증이 있었던 유승호는 이번 작품을 통해 로맨스와 코믹 연기를 넘나들었고, 자신감도 생겼다.


지난달 25일 종영된 MBC 수목드라마 '로봇이 아니야'는 인간 알레르기로 인해 고통 받는 재벌 김민규(유승호)와 피치 못할 사정으로 로봇 행세를 한 청년 사업가 조지아(채수빈)가 만나 벌어지는 로코물이다. '로봇이 아니야'는 '군주-가면의 주인(이하 군주)' 이후 선택한 유승호의 차기작이자 첫 로코였다. '군주' 인터뷰 당시 "로코를 하고 싶다"는 유승호의 바람이 이뤄진 셈이다.


인터뷰를 위해 서울 강남의 한 카페에서 만난 유승호는 한층 밝아진 모습이었다. 발랄한 캐릭터의 영향도 있었지만, 작품에 대한 애정과 확신이 컸기 때문이다.


"드라마가 잘 끝나서 자신 있게 말할 수 있어서 좋았던 것 같아요. '군주'때는 (연기에 대한)고민이 많았죠. 지금도 고민이 있긴 하지만, '로봇이 아니야'가 정말 마음에 들었기에 조금 더 즐기다가 다음 작품을 생각하고 싶어요."


오랜만에 현대극을 촬영했지만, 체력적으로는 힘든 부분이 있었다. 동화 속 왕자의 궁전 같았던 민규의 집은 세종시에 위치한 한 수목원을 배경으로 촬영했고, 경기도 용인과 거제도 등을 다니며 사극 못지않은 상당한 이동 거리를 견뎌내야 했다.


"몸 고생을 많이 했어요. 촬영 현장이 현대극인데 저택이 외진 곳에 있다 보니 이동 시간이 길었어요. 촬영 중간에는 거제도까지 가다보니 현대극인지 사극인지 모르겠더라고요.(웃음) 잠자는 시간이 없었어요. 그래도 분위기가 좋아서 즐거운 현장이었어요."


'로봇이 아니야' 유승호/사진=산 엔터테인먼트

유승호는 체력적으로 힘든 시간이었지만, 로코에 대한 갈증을 풀었다는 것을 강조했다. 하지만 하고 싶었던 장르의 제안이 들어왔을 때에는 멜로물을 잘 할 수 있을지에 대한 걱정도 있었다고 밝혔다.


"처음에는 제가 '멜로에 빠져서 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초반에는 멜로에 대해 잘 몰랐고, 멜로도 없었어요. 지아가 로봇 행세였다는 걸 밝히고 인간과 인간으로 만났을 때, 그때 뭔가 (채) 수빈 씨를 바라봤는데 말투와 행동이 왠지 모르게 설렜어요. 제가 예전에 연애 했을 때의 제 모습이 나오는 것도 같고요.(웃음) 제가 '민규로서 지아라는 인물을 아끼고 사랑하고 있는 건가' 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이 순간만큼은 민규가 돼 지아를 내 여자친구·애인으로 느끼고 있구나'라는 것을 느껴 신기하고 좋았어요."


캐릭터에 흠뻑 몰입했던 이유때문일까. 채수빈과의 로맨스는 달달 하면서도 설레기도 했다. 유승호는 채수빈에 대해 "정말 잘하는 배우다. 백점이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수빈 씨는 정말 연기를 잘 하더라고요. 세 작품을 연속으로 촬영하고 있는데 정말 몇 개월 쉬웠다가 충전 잘 된 배우처럼 연기를 했어요. 이번 촬영은 잠을 많이 못 잤는데, 수빈 씨는 1인 3역을 해내니, 잠을 더 못 잤어요. 그런 상황에서도 힘든 내색도 안하고, 본인 할 것을 열심히 해 정말 든든했어요." 


유승호는 이번 작품으로 지난해 연말 '연기대상'에서 최우수 연기상을 수상했지만 대상에도 후보로 언급됐다. 이는 아역연기로 시작한 유승호가 성인 연기자로서 활발히 활동해온 노력의 결실이라고 볼 수 있었다. 하지만 유승호는 대상을 안 받은 것이 정말 다행이라며, 얼떨떨하기만 했던 당시의 상황을 전했다.


"'연기대상'때 최우수상을 받았는데 많이 이상했어요. 예전 시상식에 다녔을 때에는 이런 상을 받는 사람은 정말 대선배님들·어른들만 받는 상이라고 생각했죠. 제가 무슨 말을 했는지 기억도 안 나서 집에 돌아와 인터넷으로 다시 영상을 찾아보니, 수상소감이 엉망이더라고요.(웃음) 정말 떨렸고 신기했어요. MBC에서 2008년에 신인상을 받고 처음으로 최우수상을 받았는데, 집에 가니 똑같은 트로피였어요. 저는 대상을 받을 감이 아니라고 생각해요. 후보도 좀 안 어울렸죠. 대상을 받게 된다면 끝나는 기분이 드는 것 같아서 받기 싫어요. 배우들이 받을 수 있는 제일 높은 상이에요. 그 상을 받으면 제가 가려는 목표가 깨질 것 같아요. 배부른 이야기일수도 있지만, 안 받고, '받을 수 있을 것이다'라는 마음으로 계속 일하고 싶어요."


첫 도전한 장르이고, 최우수 연기상을 받을 만큼 유승호에게는 '로봇이 아니야'는 고마운 작품이다. 낮은 시청률로 인해 아쉬운 부분도 있지만, 좋은 작품을 만들고자 노력했고, 시간이 흐른 뒤에 다시 회자될 작품이라는 확신이 있었다.


"시청률은 좀 충격적이었어요. 저 뿐만 아니라 모두 그랬죠. 마지막에는 시청률을 신경 쓰지 않았어요. 자꾸 신경 쓰면 기운이 빠질 것 같아서 시청률을 찾아보지 않고 '좋은 작품을 만들자'라고 다짐했어요. 제목에 '로봇'이 들어가 있긴 했지만 로봇의 이야기를 다루는 작품은 아니었어요. 하지만 그 벽이 좀 있었던 것 같아요. 언제가 될지는 모르지만 재조명 될 것이라고 생각해요."


드라마로 그려진 적이 없었던 로봇이라는 소재. 새로운 캐릭터를 만들어내야 하는 부담감도 있을법했지만 유승호는 오히려 처음이라 다행이었다고 한다.


"없는 캐릭터라 더 편했던 것 같아요. 자료를 통해 확인할 방법도 없다보니, 감독님과 이야기를 해서 제가 생각하는 대로, 감독님이 원하시는 대로 연리를 해서 오히려 쉬웠죠."


로코의 한은 풀었지만, 멜로는 아직 어렵다고 답하는 유승호는 당분간 로코물을 쉬어가겠다고 말했다. "멜로가 아직 어려워요. 한 개의 산을 넘은 것 같아요. 제가 연기를 하면서 생각한 산이 있는데, 그 산을 몇 개 안 넘은 것 같아서 새로운 장르의 작품을 도전하는 게 좋을 것 같아요. 그것들이 언젠가는 모든 작품을 자신 있게, 겁먹지 않고 할 수 있게 해줄 것 같아요. "


'로봇이 아니야'를 기분 좋게 마무리 한 유승호의 2018년 계획은 무엇일까. "신년 계획 같은 거, 예전에는 많이 했는데 잘 지키지 못해서 올해는 늘 하던 대로, 평소처럼 지내려고 해요. 올해는 여행을 많이 해보고 싶어요. 미국에 아직 가보지 못해서 한번 쯤 가보고 싶어요."


'로봇이 아니야' 유승호/사진=산 엔터테인먼트
후원하기 기사제보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