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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순신 장군 사라진 골리 달튼의 헬멧

이순신 장군 사라진 골리 달튼의 헬멧

기사승인 2018. 02. 13.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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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순신 장군 그림이 새겨진 맷 달튼의 헬멧(왼쪽)과 그림이 지워진 헬멧의 모습./연합
15일 체코와 조별예선을 앞둔 한국 남자 아이스하키 대표 골리(골키퍼) 맷 달튼은 올림픽이 시작되기 전부터 그의 마스크(헬멧)로 화제가 된 인물이다.

달튼의 마스크의 왼쪽은 푸른색, 오른쪽은 붉은색으로 태극 마크를 표현했다. 특히 왼쪽에는 충무공 이순신 장군의 그림이 새겨져 있다. 임진왜란 당시 왜적의 침입을 막아낸 이순신 장군과 같이 한국의 뒷문을 지키자는 의지에서였다.

하지만 이번 올림픽에서 달튼은 국제올림픽위원회(IOC)의 불허로 자신의 각오를 담은 이순신 장군 헬멧을 쓰고 나올 수 없게 됐다. 달튼은 IOC의 결정에 놀랐고 낙담했다는 반응이다.

IOC는 국가 간의 오해의 소지가 있는 정치적인 사안을 올림픽에 연계시키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 이와 비슷한 맥락으로 2018 평창평창올림픽 개회식 남북공동입장 시 한반도기에 독도를 표기하지 못하도록 했다. 여자 아이스하키 남북 단일팀은 독도가 빠진 한반도기 패치로 교체했다. 피겨스케이팅 대표팀 아이스댄스의 민유라-알렉산더 겜린은 프리댄스 곡 ‘아리랑’ 가사 중 ‘독도’ 구절이 정치적인 문제가 있다는 지적에 결국 해당 가사를 삭제했다.

IOC는 미국의 ‘자유의 여신상’도 ‘삼손’도 허가하지 않았다. 미국 일간지 USA투데이에 따르면 데이브 피셔 미국아이스하키 협회 대변인은 “IOC가 ‘이미지’를 지워야 한다고 전해와 현재 논의중”이라고 밝혔다. 이스라엘 스켈레톤 국가대표 AJ 애덜먼도 신전의 기둥을 부수는 삼손의 그림이 그려진 헬멧을 사용하려 했으나 종교적이라는 이유로 제지당했다. 이외에도 영국의 로빈후드와 체코의 개국공신도 IOC가 제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IOC의 판단이 일관성이 없다고 지적한다. 그 예로 2012년 런던 하계올림픽 제국주의의 일본의 상징인 욱일기 유니폼을 입은 일본 체조 대표팀에 대해서는 제재가 없었기 때문에 IOC의 결정이 지탄받기도 했다.

이 같은 상황 속에서 눈길을 끄는 점은 IOC의 권고에도 아랑곳 않고 ‘마이웨이’를 하고 있는 북한의 태도다. 여자 아이스하키 남북 단일팀 경기에서 북한 응원단은 독도가 새겨진 한반도기를 들고 응원을 펼쳤다.

일본 측은 당연히 반발하고 있지만 북 매체 ‘우리민족끼리’는 “독도는 법적·역사적 근거를 볼 때 우리 민족 고유의 영토로서 그 영유권은 우리 민족이 가지고 있다”며 “이번 올림픽에서 독도를 표기하겠다는 원칙적인 요구를 지속적으로 제기했다. 그러나 IOC는 정치적 사안을 스포츠와 연결하는 것이 부적절하다며 독도가 표기되지 않은 통일기를 사용해야 한다는 그릇된 결정을 채택했다”고 비난했다.

어찌됐든 이번 올림픽에서는 달튼의 이순신 장군의 헬멧을 볼 수 없게 됐다. 그는 “이순신 장군 그림 위에 스티커를 붙였다”며 “올림픽이 끝나자마자 스티커를 제거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달튼이 속한 한국 남자 아이스하키 남자 대표팀은 오는 15일 오후 9시10분 강릉하키센터에서 체코를 상대로 조별리그 A조 1차전을 갖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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