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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건축 힘 빼는 정부, 리모델링 힘 싣는 서울시

재건축 힘 빼는 정부, 리모델링 힘 싣는 서울시

기사승인 2018. 03. 08. 1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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잇단 규제강화에 리모델링 대안 관심 높아
강남권 리모델링 단지들 일반분양 앞둬
성과따라 타 단지 합류 가능성 '가늠자'
市, 안전진단 비용 컨설팅 등 지원 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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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아파트 재건축에 이중삼중 족쇄를 채우면서 대안으로 지목되는 리모델링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통상 리모델링은 재건축보다 사업성이 낮고 골조를 건드리지 않기 때문에 주거환경 개선에도 한계가 크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그러나 곧 일반 분양에 나서는 강남권 리모델링 단지들이 좋은 선례를 만든다면, 재건축과 리모델링을 저울질하던 단지들이 리모델링으로 기울 수 있다는 기대감도 일부에서는 제기된다.

◇6월 ‘대치선경3차’ 분양…리모델링 첫 단지
8일 업계에 따르면 현재 서울에서는 40여개 아파트 단지가 리모델링을 추진하고 있다. 이 중 조합을 설립해 사업이 일정궤도에 진입한 단지는 강남 개포우성9차, 대치 선경3차, 잠원 한신로얄 등 15곳 안팎이다.

이들 단지 가운데 사업 속도가 가장 빠른 강남 대치선경3차는 6월 경 일반분양을 진행한다.

전용면적 76㎡ 54가구 단일동인 이 단지는 금호건설이 93㎡ 62가구로 증축한다. 일반 분양 가구수가 8가구에 불과해 조합이 임의분양을 진행한다.

서초구 잠원동 한신로얄은 이르면 올 상반기 내 이주를 시작해, 내년 초 일반분양을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한신로얄은 리모델링으로 전용 81㎡ 208가구가 99.6㎡ 237가구로 탈바꿈한다. 조합원들의 추가분담금은 가구당 1억2000만원 정도라고 전해진다. 리모델링 공사는 현대산업개발이 맡아 이름도 기존 한신로얄에서 ‘신반포 아이파크’로 바뀐다.

이 외에 현재 리모델링 추진 단지중 규모가 가장 큰 개포동 대치2단지는 작년 말 지구단위계획이 확정돼, 올해 서울시 건축심의를 통과하고 내년 말 이주한다는 목표로 사업을 추진 중이다. 이 단지는 기존 1753가구가 리모델링으로 2015가구로 증축돼, 분양가구가 262가구에 이른다.

이들 단지의 평면, 분양 성과 등은 추후 리모델링 사업 활성화 여부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용적률이 높아 재건축 사업성이 크지 않은 단지들은 이들을 거울 삼아 리모델링으로 돌아설 가능성도 있다는 시각이다.

부동산 업계 한 관계자는 “현재 리모델링 사업이 많이 진척된 단지 대부분은 90년대 초 지어진 아파트로 용적률이 이미 높은 것은 물론 내진설계가 다 돼 있어 일찌감치 리모델링으로 결정한 곳들”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런 단지들은 최근에 강화된 안전진단 기준을 적용하면 10~20년 이내에는 재건축을 아예 할 수 없을 것”이라면서 “이 때문에 그간 사업성, 사업 기간 등으로 고민했던 단지들이 리모델링을 선택할 가능성도 높아졌다”고 덧붙였다.

◇“서울시 리모델링 활성화 시범사업…단지당 5000만원 지원”
서울시가 최근 리모델링에 힘을 싣고 나선 점도 눈에 띈다.

서울시는 리모델링 추진 단지 5곳을 선정해 기본 계획수립 컨설팅, 안전진단 비용을 지원하는 방향으로 단지당 5000만원가량을 투입해 ‘서울형 공동주택 리모델링’ 모델을 만든다는 계획이다.

정유승 서울시 주택건축국장은 “서울형 공동주택 리모델링 시범사업을 통해 노후화된 공동주택의 주거환경을 개선하는 다양한 모델을 만들고 확산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이 외에 내년 3월 이후 결정되는 세대 간 내력벽 철거 허용 여부도 리모델링 사업의 중요 변수가 될 전망이다.

그러나 재건축이 막혀 리모델링으로 선회하는 것은 성급한 접근이라는 시각도 있다.

두성규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정부가 리모델링에 대한 법적 지원, 세제혜택 등을 강화해 일반 분양분이 없는 것에 대한 보완이 상당부분 이뤄진다면 리모델링이 재건축의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이라면서도 “그러나 재건축은 최소 10년 이상 걸리는 장기 사업이고 중간에 제도도 자주 바뀌기 때문에, 재건축이 막혀 리모델링으로 선회한다는 생각은 재건축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고 성급한 접근”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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