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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방송도 아닌데… 아이돌 팬, 홈쇼핑 ‘본방 사수’한 까닭은?

음악방송도 아닌데… 아이돌 팬, 홈쇼핑 ‘본방 사수’한 까닭은?

기사승인 2018. 04. 02.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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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쇼핑, 쇼핑+엔터 접목한 '쇼퍼테인먼트' 눈길
아이콘(iKON), 롯데홈쇼핑서 불고기 4000세트 '매진'
CJ오쇼핑도 tvN '코빅'과 손잡고 3개 상품 완판
고객층 넓히려는 전략…젊은층 몰리며 시청률 '껑충'
아이콘
29일 롯데홈쇼핑 방송이 끝난 이후 인스타그램에서 ‘#아이콘’ 해시태그로 검색한 화면. 불고기 상품을 판매하는 아이콘 멤버들의 모습을 담은 동영상과 사진이 가득하다. /인스타그램 캡처
#지난 3월29일 밤 10시45분, 인기 아이돌그룹 ‘아이콘(iKON)’이 홈쇼핑 채널에 등장했다. 이날 홈쇼핑 판매 상품은 불고기세트. 음악방송에서 강렬한 퍼포먼스로 무대를 압도하던 ‘아이콘’이 홈쇼핑에서 불고기 상품 소개와 함께 볼이 터질 듯 불고기 쌈을 싸먹는 모습이 팬들의 눈을 사로잡았다. 이날 방송 후 인스타그램 등 SNS에는 인증샷과 아이콘 멤버들의 ‘먹방’ 게시물이 넘쳐났다.

홈쇼핑업계의 ‘쇼퍼테인먼트(shoppertainment·쇼핑+엔터테인먼트)’ 마케팅이 주목받고 있다. 홈쇼핑에 연예인이 등장하는 것이 새삼스러운 일은 아니지만, 콘텐츠 간 융합을 통해 보다 엔터테인먼트적인 요소를 강화하면서 젊은층을 홈쇼핑 방송 앞으로 불러들이고 있다.

◇아이돌그룹에 개그맨·뮤지컬 스타까지…콘텐츠 간 융합도
이날 롯데홈쇼핑의 ‘삼거리푸줏간 불고기세트’ 판매 방송은 40분 만에 준비한 4000세트가 완판됐다. 매진으로 당초 방송 예정시간(45분)보다 일찍 종료됐다. 리얼리티 프로그램 ‘아이콘TV’ 촬영의 일환으로 진행된 이날 방송에서 아이콘 멤버들은 홈쇼핑 시식 모델을 수행하며 매진 달성 후 축하 세리모니를 선보이기도 했다.

걸그룹도 홈쇼핑 채널을 두드릴 예정이다. 3일 오전 1시 롯데홈쇼핑의 문화 컬래버레이션 프로그램 ‘엘스테이지’에서 걸그룹 ‘오마이걸’의 유닛 ‘오마이걸 반하나’의 컴백 쇼케이스가 최초로 공개될 예정이다. 한정판 스페셜 에디션 앨범과 포토카드, 맨투맨 굿즈를 홈쇼핑 단독 패키지로 구성해 판매한다.

앞서 지난 3월27일 CJ오쇼핑이 방송한 ‘코빅마켓’도 tvN ‘코미디빅리그’와 CJ오쇼핑의 컬래버레이션으로 화제를 모았다. ‘코빅’의 주요 개그 코너를 패러디해 박나래·황제성 등 각 코너 출연진이 판매 상품을 소재로 콩트를 선보였다. 이날 소개된 4개의 상품 중 면도기·아이스크림·청소기 등 3개 상품이 매진을 기록했고, 총 주문 금액도 10억원을 웃돌았다.

홈쇼핑 방송이 뮤지컬 무대가 되기도 한다. 지난 10일 오전 1시 현대홈쇼핑 방송에서는 뮤지컬계의 스타인 남경주와 최정원, 아이비 씨가 출연해 ‘시카고’ 뮤지컬 넘버를 시연하며 티켓 판매에 나섰다. 이날 방송에서는 VIP석 3300장이 10분만에 매진되고 방송 45분만에 R석까지 총 7200장이 매진됐다. 현대홈쇼핑 관계자는 “동시간대의 경우 보통 매출이 1억원만 나와도 좋은 실적으로 여기는데 예상을 뛰어넘어 총매출 4억3000만원을 달성하는 등 호응이 높았다”고 말했다.


[CJ오쇼핑]-나래바-콩트1
CJ오쇼핑이 tvN과 협업해 진행한 ‘코빅마켓’ 판매방송의 한 코너. 이날 판매된 4개 상품 중 3개가 매진을 기록했다. /제공=CJ오쇼핑
◇아이돌 뜨니 ‘채널고정’… 젊은층 집객효과에 2030 주문↑
이러한 홈쇼핑의 쇼퍼테인먼트 전략은 홈쇼핑 채널간 경쟁이 심화되면서 고객층 확대가 절실해졌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일반적으로 홈쇼핑의 ‘큰손’은 40대와 50대로, 이들이 전체 구매의 60% 수준을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30대는 10% 후반, 20대 이하는 5%에도 미치지 못한다.

최근의 쇼퍼테인먼트는 단순히 연예인이 등장해 상품을 설명하는 판매 방송이 아니라 예능이나 콩트·퍼포먼스 등 보는 이를 즐겁게 하는 콘텐츠와 접목돼 젊은층을 유입시키고 브랜드 이미지를 젊게 가져가는 데 효과적이라는 평이다. SNS를 통해 회자되는 등 화제성이 높은 것도 매력적이다.

실제로 ‘아이콘’이 출연한 방송은 롯데홈쇼핑의 평균 시청률보다 3.6배 높았고, 당일 다른 식품방송과 비교해서는 6배나 높았다. 롯데홈쇼핑 TV전용앱인 ‘바로TV앱’의 페이지뷰도 전날 동시간대에 비해 60%가량 증가했다. 롯데홈쇼핑 관계자는 “구매 비중에서도 10~20대 구매 고객이 평소보다 4배 이상 증가했다”며 “잠재 고객층인 1020세대에게 비중있는 유통 채널로서 홈쇼핑을 인식시키고자 했던 당초 목표를 달성한 셈”이라고 말했다.

CJ오쇼핑의 ‘코빅마켓’도 동시간대(밤 10시45분~새벽1시) 방송 대비 4배 이상 높은 시청률을 기록했고, 20~30대 주문 비중도 최대 2배 가량 상승했다.

팬층과 구매층이 일치할 경우 극적인 판매 성과로 나타나기도 한다. 지난해 11월 아이돌그룹 슈퍼주니어가 등장한 CJ오쇼핑의 ‘롱다운 점퍼’ 판매 방송은 21억원을 웃도는 실적과 함께 방송 중 동시접속 최다 콜수(4800여콜)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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