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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방청, 비긴급 출동 거절 지침 적용 연기…뒤늦게 현장목소리 반영나서 “졸속행정” 비난

소방청, 비긴급 출동 거절 지침 적용 연기…뒤늦게 현장목소리 반영나서 “졸속행정” 비난

박병일 기자 | 기사승인 2018. 04. 16.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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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 적용 계획, 현장 소방관 및 경찰 의견 반영으로 선회
18일 중앙소방학교서 현장대원 회의…계획에 없던 교육 실시도
경기도 시행에 성급한 따라하기가 화근…전국 적용 최소 1개월 예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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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안전출동에 나선 119대원들이 야생 고라니 구조작업을 하고 있다. /제공 = 소방청
소방청이 단순 문개방·유기동물 포획 등 불필요한 출동을 줄이기 위해 이달부터 전국적으로 시행할 예정이던 ‘비긴급 출동 거절 지침’과 관련해 뒤늦게 현장대원과 유관기관의 의견을 듣겠다며 실시 시기를 늦춰 논란이 일고 있다.

현장 여론 수렴 없이 지침을 만들었다가 실효성 문제가 불거지자 이제서야 얘기를 들어보겠다며 시행 시기를 늦춘 것은 전형적인 졸속행정이라는 비판에 직면할 것으로 보인다.

더욱이 지난달 30일 발생한 아산 소방서 소방관 사망사고 이후 여론이 악화되자 급하게 의견수렴에 나서면서 소방행정 시스템 자체가 비체계적으로 운용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15일 소방청에 따르면 오는 18일 오후 2시 충남 천안 중앙소방학교에서 비긴급 출동 거절 지침과 관련, 현장대원 의견 수렴 회의가 열린다. 이번 결정은 지난달 28일 소방청이 지침을 발표한 직후 현장대원들 사이에서 현실적으로 효과가 없는 정책이라는 비판이 끊임없이 나온 데 따른 것이다.

소방청은 현장에서 혼란을 줄이고 현장대원들의 공감대를 만들기 위한 결정이라고 설명했지만 내부에서는 충분한 의견수렴 없이 지침 도입을 추진하면서 불거진 실효성 논란에 대응하기 위한 어쩔 수 없는 결정이었다는 평가다.

소방청 관계자는 “이번 지침이 현장에서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것을 알면서도 현장 의견을 듣지 않고 진행한 측면이 있다”며 “경기도에서 자체적으로 비긴급 출동 거절 지침을 마련해 시행하고 있어 (소방청도) 빨리 진행해야 했다”고 설명했다.

경기도가 소방청에 앞서 시행하고 있는 비긴급 출동 거절 지침이 유의미한 성과를 내면서 소방청의 발등에 불이 떨어졌고, 결국 탁상행정으로 결정된 지침을 전국에 적용하려 했다는 것이다.

실제 경기도 재난안전본부는 소방청보다 2주 앞선 지난달 12일 ‘119생활안전출동 기준’을 마련·시행에 나섰다. 경기도는 이 기준을 적용한 후 신고 접수 기준 출동건수는 ‘동물’ 관련 출동이 지난해 동기 대비 1213건, ‘생활안전’ 출동은 1043건 줄어드는 효과를 봤다.

소방청은 경기도 재난안전본부가 마련한 지침을 그대로 가져와 출동환경·인력구성이 다른 전국에 적용하려 했다. 실제 소방청이 발표한 지침 중 비긴급 상황 대응 방법은 경기도와 문구까지 동일하다.

소방청은 현장출동협업이 많은 경찰의 의견수렴조차 제대로 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지침 발표 직후 경찰이 먼저 우려의 목소리를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생활출동 시 협업이 주로 이뤄지는 경찰은 해당 지침을 바로 시행하지 말고 현장의 의견을 알아봐 달라고 요청한 상태다.

한 소방 관계자는 “소방청은 이번 지침을 의견 수렴 없이 그대로 진행하려 했다”며 “생활안전 출동에 나섰다 순직한 아산 소방관 사고가 없었다면 계획대로 이달 중에 실효성 없는 지침을 그대로 각 시·도에 하달·시행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소방청은 오는 18일 진행될 현장대원 의견 수렴을 거쳐 지침을 수정·보완해 전국적으로 시행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이번에는 기존에 없던 시·도별 시행계획과 자체 교육을 실시하기로 결정했다. 또 지침 문구가 너무 상세해 자칫 해석의 차이로 출동 거절 상황이 무분별하게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을 의식해 문구를 포괄적인 예시형태로 수정할 예정이다.

소방청 관계자는 “이번 지침은 생활출동에 대한 국민인식을 전환하는 계기가 될 수 있게 하자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소방청은 지난달 28일 △단순 문개방 △위험성 없는 동물 사체 처리 △유기동물 보호요청 △급수지원 요청 등 비긴급 신고에 대해 거절할 수 있는 지침을 마련했다. 지침에는 출동할 상황과 출동을 거절할 상황을 소방관서와 유관기관·의용소방대별로 구분했다. 소방청은 이 지침을 이달 중 19개 시·도 소방본부에서 통일적으로 시행하게 할 방침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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