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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구글 잡아라’…中 LCD 치킨게임 벗어나려 ‘묘수’ 찾는 한상범

‘애플·구글 잡아라’…中 LCD 치킨게임 벗어나려 ‘묘수’ 찾는 한상범

기사승인 2018. 05. 10.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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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1분기 1000억원에 가까운 영업손실을 받아든 한상범 LG디스플레이 부회장이 액정표시장치(LCD) 중심 사업구조를 유기발광다이오드(OLED)로 전환하는 단계에서 큰 어려움에 봉착했다. LG디스플레이는 1분기 6년 만에 적자전환하면서 사실상 비상경영 체제에 돌입한 상태다.

한 부회장은 중국발 LCD 공급과잉 속에 2분기 적자폭을 줄여야 하는 단기적 과제와, 미래 사업인 플라스틱 OLED(POLED)를 애플과 구글 등 글로벌 IT 기업들에 공급해야 하는 장기적 과제를 안고 있다. 문제는 고부가가치 사업인 OLED가 궤도에 오를 때까지 안정적인 수익을 뒷받침해줘야 할 LCD 시장이 예상보다 빠르게 중국에 잠식당하고 있다는 점이다. 세트업체들에 대한 영업 강화 및 수율 제고를 통한 비용 절감이 절실한 상황에서 한 부회장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LG디스플레이는 8일 2가지 공시를 연달아 냈다. 구글로부터 1조원을 투자받았다는 언론 보도에 대해 “사실이 아니다”라는 답변공시와 한 부회장이 4억원 규모의 자사주(1만7000주)를 장내매수했다는 공시다. 급락한 주가를 부양하고 책임 경영에 나서겠다는 한 부회장의 의지에도 불구하고 9일 LG디스플레이 주가는 2만2500원(전일 대비 +0.67%)에 장을 마쳤다. 이날 오전 9시에는 전일 대비 0.8% 내린 2만2150원을 기록하며 52주 신저가를 경신했다. 현재 LG디스플레이의 주가는 PBR 0.6배 수준으로 역사적인 저점을 기록하고 있다.

업계는 하반기 대형 OLED 패널의 분기 영업흑자를 기대하고 있지만, 중국 경쟁사들의 공격적인 사업 확장에 LCD 패널 가격 반등은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현재 LG디스플레이의 매출 90%는 LCD에서 발생한다. 이렇다 보니 증권가는 LG디스플레이의 실적이 2분기엔 더 악화될 것이라는 전망도 내놓고 있다.

전문가들은 LG디스플레이가 중국과의 ‘치킨게임’에서 벗어나려면 OLED로의 전환을 가속화하고, 애플·구글 등 POLED 고객 확보를 서둘러야 한다고 지적한다.

LG디스플레이는 향후 수년간 LCD 투자를 축소하고 기존 LCD 팹을 OLED로 전환해나갈 계획이다. 이와 함께 애플의 아이폰X 후속 제품, 중국 스마트폰 제조사들과 OLED 공급계약을 계속 추진해나갈 것으로 보인다. 또한 구글 등 글로벌 IT 기업들과도 신제품 개발, 안정적인 패널 공급 등 다양한 측면에서 전략적 제휴관계를 강화해나간다는 방침이다. 다만 LG디스플레이는 상대적으로 투자비가 높고 수요처가 확보되지 않은 POLED 투자에 신중을 기하고 있다.

LG디스플레이는 강점인 OLED TV 패널을 제외하고는 모바일·노트북·태블릿·모니터 등 전 제품군에서 수익성 확보에 대한 불확실성을 안고 있다. 특히 1분기 모바일 매출은 국내 및 해외 거래선 물량이 줄면서 전분기 대비 37.4%나 감소했다.

경쟁사인 삼성과 손을 잡게된 배경이기도 하다. LG디스플레이는 지난해 샤프를 인수한 대만 훙하이그룹이 삼성전자에 돌연 LCD 공급을 멈추자 삼성의 SOS에 응답했다. 이후 현재까지 LCD 공급을 지속하면서 협력을 이어가고 있다. 삼성의 요청에 의해 손을 잡았지만, 중국 디스플레이 ‘굴기’ 속에 신규고객을 확보했다는 점에서 LG디스플레이 입장에서도 ‘윈윈’인 셈이다.

한편 시장조사기관 IHS마킷에 따르면 중소형 LCD 시장에서 중국 업체들의 비중은 2010년 6.7%에서 지난해 30% 수준으로 높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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