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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업계 ‘AI 챗봇’ 때아닌 실효성 논란…제한적 기능·해킹 노출 우려

카드업계 ‘AI 챗봇’ 때아닌 실효성 논란…제한적 기능·해킹 노출 우려

기사승인 2018. 05. 10.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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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사들이 비용절감을 위해 야심차게 마련한 인공지능(AI) 기반 ‘챗봇(채팅로봇)’이 실효성 논란에 빠졌다. 단순한 카드상품추천과 자주 묻는 질문에 답하는 기능 외에는 기존 채팅로봇 앱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지적이다. 업계 일각에선 소비자가 기대하는 수준의 ‘말을 알아듣는’ 챗봇이 나오려면 현실적으로 한계가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대대적인 투자가 이뤄져야 하는 데다 개인정보 보안 문제까지 얽혀 있기 때문이다.

9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현재 자체 챗봇 서비스를 제공중인 곳은 신한카드·현대카드·롯데카드 등 3개사다. 신한카드가 지난해 6월 챗봇 ‘톡톡’을 업계 최초로 선보인데 이어 현대카드는 지난해 8월 ‘버디’를, 롯데카드는 지난 4월 ‘로카’를 출시했다.

이어지는 챗봇 열풍에 우리카드도 합류하는 분위기다. 우리카드 관계자는 “올해 하반기 중 챗봇 서비스를 도입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밖에 삼성·하나·KB국민카드가 챗봇 도입을 검토중이다.

하지만 소비자들의 반응은 미지근하다. 카카오톡·네이버 등 즐겨찾는 SNS를 통해 단순한 카드상품을 추천받는 기능 외에는 눈에 띄는 특징이 없기 때문이다. 롯데카드의 ‘로카’가 이용내역 조회·재발급 등 실질적인 카드업무 기능을 새로 선보였지만, 흥행에는 성공하지 못했다.

전문가들도 금융권 챗봇이 더욱 진화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한다. 김유신 서울시립대 빅데이터분석학 교수는 “현재 이뤄지고 있는 (카드사를 비롯한) 금융권 챗봇들은 고객응대 위주”라며 “챗봇을 통해 실질적인 금융거래가 이뤄져야 하는데 그 수준에 미치지 못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카드업계 일각에선 ‘말을 알아듣는 수준’의 AI 챗봇이 실질적으로 나오려면 현실적으로 한계가 많다거 지적한다. 천문학적인 투자금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카드사들은 IBM, 한국전자통신연구원 등 외부에서 개발한 챗봇 플랫폼을 활용하고 있다. 한 카드업계 관계자는 “스마트폰 글로벌 기업들이 수천억원을 투자해 고지능 챗봇을 만들어도 큰 인기를 끌지 못하는 실정”이라며 “그에 비해 규모가 작은 카드사들이 대대적인 투자를 하긴 어렵다”고 밝혔다.

개인정보 유출·해킹 등 보안 사고에 노출될 우려도 있다. 챗봇에 입력된 단어가 유출돼 강력한 개인정보 보안책이 마련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에 대해 김 교수는 “미국의 뱅크오브아메리카도 최근 챗봇을 오픈키로 했는데 개인정보 보호문제 때문에 생각보다 출시가 늦어지고 있다”며 “챗봇 금융거래 기능은 온라인 저장소인 클라우드와도 연계가 돼있어 특별한 보안조치가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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