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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이란 핵협정 탈퇴로 아시아에 원유 부족 사태 일어나나…공은 오펙으로

미 이란 핵협정 탈퇴로 아시아에 원유 부족 사태 일어나나…공은 오펙으로

기사승인 2018. 05. 10. 1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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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출처=/nasdaq.com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8일(현지시간) 이란핵협정 탈퇴를 선언함에 따라 아시아 국가들도 원유 공급 부족으로 여러움을 겪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일본 닛케이아시안리뷰에 따르면 9일 런던 ICE 선물거래소에서 거래되는 6월물 브렌트유의 배럴당 가격은 2.36달러(3.15%) 오른 77.21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2014년 11월 이후 최고 수준이다.

중국과 인도·한국 등 아시아 원유 수입국들이 이란 제재에 대비해 원유 공급량을 확보하기 위해 너나없이 나설 경우 유가는 더욱 높이 뛸 가능성도 있다.

미국의 대이란 제재의 핵심은 이란의 주요 수입원인 원유 수출을 막는 것이다. 2011년 발효된 국가안보를 이유로 다른 나라에 정치·군사적 제재를 가하도록 허용한 미국의 국방수권법(NDAA)을 근거로 이란 중앙은행과 거래하는 외국 금융기관들은 미국 금융기관들과 거래를 할 수 없다. 외국 국가들은 자국의 금융기관들이 미국과 거래 금지를 면제 받도록 하기 위해 이란으로부터의 원유 수입양을 줄일 것을 요구 받는다.

일본 석유천연가스금속광물 자원기구(JOGMEC)의 노가미 타카유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미국의 대이란) 제재는 특히 중국과 인도에 강한 충격을 안겨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란은 현재 하루 200만 배럴이 넘는 원유를 수출하고 있다. 미국의 에너지부 산하 에너지관리청(EIA)에 따르면 2017년 기준 중국은 이란산 원유 전체 수출양의 24%를 사들여 가장 많이 수입하는 나라로 나타났다. 한국은 이란산 원유 수출량의 14%를 수입해, 인도(18%)에 이어 원유 수입국 3위에 올랐다.

한국석유공사의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이 수입한 이란산 원유는 모두 1억 4787만 배럴로, 지난해 전체 수입 석유양의 13.2%를 이란산 원유에 의존한 것으로 나타났다.

180일의 유예기간 이후 미국이 이란산 원유에 대해 제재를 시행하게 되면 이들 나라는 이란산 원유 수입을 줄일 수 밖에 없다.

또한 많은 전문가들은 미국의 대이란 제재로 인해 중국 등이 진행하던 이란 내 유전 개발 사업도 차질을 빚을 것으로 전망했다.

이란은 2015년 핵협정 타결 이후 자국 유전의 개발 활성화를 위해 해외 기업들에게 입찰을 진행해왔다. 중국의 CNPC(중국천연가스집단)과 유럽의 주요 에너지 기업들이 이란의 유전 개발 사업에 눈독을 들였다. 하지만 미국의 대이란 제재가 재개되면 이란 유전 개발 사업도 결국 중단될 수 밖에 없다.

유럽과 이란은 여전히 핵협상을 유지하기로 하면서 이전 제재에 비해 상대적으로 그 충격파가 약할 것이라는 관측도 있지만 “일일 50만 배럴 가량의 원유가 감소하는 것만으로도 원유 공급 부족이 눈에 띄게 될 것”이라고 노무라 증권의 오코시 타츠후미 선임 이코노미스트는 분석했다.

미국 조지타운대 유라시아·러시아·동유럽 연구 센터의 브렌다 섀퍼 교수는 글로벌 경제 성장이 원유 수요를 증가시키고 있는 추세인 반면 베네수엘라 등 일부 주요 생산국들의 원유 생산량이 눈에 띄게 감소했다면서, 미국이 계속해서 셰일유 생산량을 늘리고는 있지만 이란에서 발생한 원유 공급 부족분을 메울만한 수준은 아니라고 지적했다.

따라서 초점은 석유수출국기구(OPEC·오펙)의 행보로 맞춰지고 있다. 최근 수년간 추락한 유가를 다시 끌어올리기 위해 합의를 통해 감산을 진행해 온 오펙이 다시 생산량을 끌어올릴지 여부에 이목이 쏠린다.

국영 사우디통신(SPA)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의 이란 핵합의 탈퇴 발표 바로 전날인 8일 칼리드 알팔리 사우디 에너지산업광물자원부 장관은 “오펙 회원국 및 비회원 산유국은 발생할 수 있는 공급 부족 현상의 충격을 완화시키기 위해 주요 수입국들과 협의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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