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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분야 손 뻗는 일대일로…아시아 증권거래소에 쏟아지는 차이나 머니

금융분야 손 뻗는 일대일로…아시아 증권거래소에 쏟아지는 차이나 머니

기사승인 2018. 05. 15. 14: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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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ANGLADESH-DHAKA-DHAKA STOCK EXCHANGE
사진출처=/신화, 연합뉴스
중국 일대일로(一帶一路, 육상·해상 실크로드) 사업의 영향력이 아시아의 증권거래소들에까지 확대되고 있다.

일본 닛케이아시아리뷰의 15일 보도에 따르면 전날 중국 상하이와 선전 증권거래소가 형성한 컨소시움이 방글라데시 다카 증권거래소의 지분 4분의 1을 매입했다. 이들 중국 컨소시움이 인도 증권거래소와를 제치고 다카 증권거래소의 지분 매입에 성공하면서 중국의 경제적 영향력은 이제 인도의 뒷마당까지 미치게 됐다.

상하이-선전 증권거래소 컨소시움은 14일 다카 증권거래소의 지분 4억 5000만 주 이상을 주당 21타카(약 320원)에 사들이기로 계약을 체결했다. 이들은 또한 다카증권거래소에 3700만 달러(약 398억 원) 규모의 기술적 지원도 제공하기로 약속했다. 상하이 증권거래소와 선전 증권거래소의 시가총액을 합치면 8조 달러, 다카 증권거래소의 시가총액은 510억 달러 정도다.

반면 인도국립증권거래소(NSE)는 다카 측에 주당 15타카(약 193원) 수준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기술 지원에 대해서도 명확히 밝히지 않았으며, 중국 컨소시움이 다카증권거래소 이사회에 이사직 한 자리를 요구한 것에 비해 인도는 두 명을 요구했다.

따라서 다카 증권거래소 측은 지난 2월 더 유리한 조건을 제시한 중국 컨소시움 측의 손을 잡기로 결정했다.

당시 방글라데시증권관리위원회(BSEC)는 인도의 지분 매입을 선호해 양측의 입찰 제안을 추가로 더 검토하라고 다카 거래소 쪽에 지시했다. 그러나 중국 측의 입찰을 완전히 막을 명분은 없었기 때문에 BSEC는 결국 중국의 지분 매입을 승인했다.

이날 다카에서 열린 서명식에 참가한 왕젠쥔 선전증권거래소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는 연설에서 일대일로 이니셔티브의 중요성에 대해 강조했다. 그는 “선전증권거래소는 일대일로 이니셔티브가 금융 인프라 협력을 촉진하고 시장 연결성을 확대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기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카의 사례처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야심차게 추진하는 ‘육·해상 신 실크로드 전략 구상’을 일컫는 일대일로 이니셔티브의 영향력은 이제 육·해상의 인프라 건설 사업 뿐만 아니라 아시아 각지의 금융시장으로 뻗어가고 있다. 최근 아시아 증권거래소들에는 중국 자금이 물밀듯 밀려오고 있다.

지난해 1월 상하이 증권거래소가 이끄는 중국 컨소시움은 파키스탄 증권거래소의 지분 40%를 매입했다. 이 컨소시움에는 마찬가지로 선전증권거래소와 중국금융선물거래소(CFFEX), 그외 지역 금융기관들이 참여했다.

상하이 증권거래소는 뿐만 아니라 지난해 6월에는 카자흐스탄의 아스타나국제금융센터(AIFC)에 설치되는 아스타나국제증권거래소에도 공동 투자자로 참여하기로 합의한 바 있다. 상하이 증권거래소는 아스타나 거래소의 지분 4분의 1을 보유하게 된다.

이러한 움직임은 중동에서도 나타난다. 상하이증권거래소는 지난달 아랍에미리트연합(UAE)의 수도 아부다비에서 일대일로 사업을 지원하는 ‘일대일로 증권거래소’를 창설하기로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발표된 공동성명에 따르면 이 신규 거래소는 “투자가 필요한 중국 스타트업 기업과 해외 기업 및 글로벌 기관들을 지원하는 글로벌 자본 공급 핵심 플랫폼으로서의 역할을 수행할 예정”이다.

이처럼 해외 증권거래소의 지분을 매입함으로써 중국은 자국 기업들이 상하이·선전 증시와 다카 증시 양쪽 모두에 상장해 자금을 더 쉽게 끌어모을 수 있게 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여전히 미국과 달러화가 단독으로 주도하고 있는 국제 금융 시스템에 중국 위안화의 주도권을 확대할 수 있는 도전 기반도 마련할 수 있다.

방글라데시 자한기르나가르 대학교 샤하브 이남 칸 국제관계학과 조교수는 “이것은 중국의 신(新) 세계화 방식이자 게임의 일부”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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