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투데이 로고
[인터뷰] 박종훈 고대안암병원장, “환자가 신뢰할 수 있는 안전한 병원 만들겠다”

[인터뷰] 박종훈 고대안암병원장, “환자가 신뢰할 수 있는 안전한 병원 만들겠다”

기사승인 2018. 05. 24. 11:23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톡 링크
  • 주소복사
  • 기사듣기실행 기사듣기중지
  • 글자사이즈
  • 기사프린트
10년 전 외형 경쟁 거쳐 '안전' 중심 '의료문화' 정착이 '시대정신'
일반환자 대상 최소수혈외과병원 도약 청사진·JCI 4차 인증 박차
밀레니엄 시대 도래를 전후해 의료계 전반에 불었던 외형과 서비스 경쟁이 지나면 ‘안전’이 화두가 될 것이라는 박종훈 고려대학교안암병원장의 예상은 적중했다. 3년 전 삼성서울병원이 전대미문의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확산의 허브 역할을 한 것이나, 지난해 이대목동병원 신생아 중환자실 집단 사망사고 등 연이은 의료사고 속에 의료계를 관통하는 시대정신은 ‘환자안전’과 ‘의료사고 없는 병원’이 됐다. 박 원장은 24일 “이전에도, 지금도, 미래에도 지켜져야 할 가치인 ‘환자안전’은 병원이 한시라도 잊어서는 안 될 소중한 사명”이라며 “국민에게 신뢰받는 안전한 병원, 믿을 수 있는 정직한 병원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지난 1월 취임식에서 박 원장은 이를 위해 가장 안전한 병원, 정직하고 신뢰할 수 있는 병원, 연구분야 집중투자, 즐거운 병동 등을 중점 추진과제로 제시했다. 그로부터 4개월여가 지난 지금, 고대안암병원에는 ‘환자안전’을 지키기 위한 실천이 이어지고 있다.

그 중 대표적인 것이 최소수혈외과병원 도약이다. 외과적 수술 등에 있어 수혈은 피할 수 없지만 간과할 수 없는 심각한 부작용의 위험이 있어 철저한 가이드라인을 통해 시행되고, 최소화하는 것이 환자 안전을 위해 필요하다는 것이 박 원장의 지론이다. 미국·유럽 등 선진국에서도 환자 안전을 위해 최소수혈을 강조하고 있고, 유수의 병원들이 환자혈액관리에 대해 의료기관평가인증(JCI)을 받을 만큼 중요한 지표다.

박 원장은 오는 9월 무수혈센터 오픈을 위해 지난 3월 태스크포스(TF)를 본격 가동했다. 무수혈센터는 국내 20여개 의료기관에 있지만, 특정 종교인만이 아닌 모든 환자를 대상으로 한다는 점에서 혁신적인 선택이라고 박 원장은 강조했다.

박종훈 고대병원장
24일 고대안암병원에서 만난 박종훈 원장은 ‘환자 안전’과 ‘국민으로부터 신뢰받는 병원’을 강조했다. 박 원장은 이를 위해 오는 8월 JCI국제의료기관인증평가 4차 인증을 준비중이고, 9월 무수혈센터 오픈을 위한 태스크포스(TF) 가동에 들어갔다. /제공=고대안암병원
고대안암병원은 오는 8월께 JCI국제의료기관인증평가 4차 인증을 앞두고 만반의 준비를 갖춰가고 있다. JCI 인증도 박 원장과 인연이 깊다. 그가 적정진료관리위원장이던 2009년 병원은 처음 JCI 인증을 획득했다. 2차 인증까지 관여한 박 원장은 이제 4차 인증을 준비하고 있다. JCI 인증이 필수인증이 아님에도, 고대안암병원이 인증에 적극적이었던 것은 환자 안전이라는 기본을 되새기고 내실을 다지는 자발적 개선활동이자 환자사랑의 실천이었다고 박 원장은 설명했다.

고대안암병원은 JCI 4차 인증 외에도 올해 국내 의료기관 인증평가도 예정돼 있다. 박 원장은 “세계에서 손꼽히는 우수한 안전시스템을 다시 한번 인정받을 것”이라며 “규모의 잣대를 넘어 질적으로 가장 우수한 의료기관으로 인정받아 국민에게 신뢰받는 병원이 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그가 안전한 병원, 정직한 병원, 신뢰받는 병원을 강조하는 이유는 지금이 우리나라 의료가 변해야 할 시기라고 봤기 때문이다. 어떤 병원이 가장 적정한 의료서비스를 제공하는가가, 얼마나 환자 안전이 지켜지고 있는가가 더욱 중요해지고 의료의 화두가 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박 원장은 “과거 의료는 의료의 질을 높이고 환자가 존중받는 것이 목표였다”면서 “이제는 완벽을 기해야 하고, 안전한 의료서비스로 의료사고를 없애는 것이 지금의 시대정신이며, 환자 안전이 최고의 가치”라고 강조했다.

그는 병원내 의료사고는, 항공기 사고와 같이 절대 개인의 실수나 문제로 치부될 수 없다고 확신한다. 여러 단계의 안전장치가 제대로 가동되지 않아 생기는 시스템의 문제라는 설명이다. 박 원장은 고대안암병원부터 이 시스템을 더욱 공고히 해 나가겠다고 했다.

그가 본 고대안암병원의 미래는 밝다. 인프라와 인적자원 무엇하나 빠지는 게 없기 때문이다. 박 원장은 “무엇보다 환자안전 개념이 정착됐고 연구와 대외활동 등 모든 면에서 전문가 정신이 투철한 3040 교수들의 파이팅이 넘쳐난다”면서 “안전과 신뢰의 토대 위에 인프라와 인적자원이 결합되면 미래 고대안암병원은 한국 의료는 물론 세계의료를 이끌어가는 의료기관으로 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박 원장은 누구> 1965년 생으로 1989년 고려대학교 의과대학을 졸업하고, 울산대에서 생화학 석박사를 마쳤다. 정형외과 근골격계 종양을 전공했으며, 안암병원 적정질관리위원장·진료부원장·의료원 대외협력실장·의무기획처장 등 주요 보직을 역임했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 이사, 한국보훈복지의료공단 이사, 국방부 정공사상심의위원 및 의무자문관, 한국원자력의학원 이사, (사)북한인권정보센터 이사장 등 활발한 대외활동을 펼쳐왔다. 대한수혈대체학회 정책이사를 맡으며 최소수혈수술의 확산에도 힘쓰고 있다.
후원하기 기사제보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