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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눈] 역대최고 신용카드 해외 사용실적에도 웃지 못하는 카드사들

[기자의눈] 역대최고 신용카드 해외 사용실적에도 웃지 못하는 카드사들

기사승인 2018. 05. 25.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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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에서 사용한 신용카드 금액이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지만, 카드사들의 표정은 밝지 않다. 해외결제는 비자카드 등 국제브랜드사와의 제휴를 통해 이뤄지는데, 이들이 카드사로부터 받는 수수료를 일방적으로 인상했기 때문이다. 비자카드의 갑질에도 금융당국이 나서지 않자, 카드사들이 직접 공정거래위원회에 제소했지만 1년 넘게 검토만 되고 있는 답답한 실정이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내국인이 올 1분기 해외에서 사용한 카드금액은 50억7000만 달러(5조4700억원)를 넘어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보다 26% 가량 증가한 수치다.

하지만 카드사들의 실적은 오히려 암울하다. 신한·삼성·KB국민·현대·우리·하나·롯데카드 등 7개 카드사의 올 1분기 순이익(4950억원)이 전년 동기 대비 40.5% 폭락한 것이다.

급증한 해외 사용금액도 카드사들 수익엔 큰 도움이 되지 못했다. 최근 비자·유니온페이 등 국제브랜드사에 지불하는 수수료가 줄줄이 인상됐기 때문이다.

특히 비자카드가 지난해 1월 해외수수료를 일방적으로 인상하면서 상황이 더욱 악화됐다. 카드사들은 인상된 비자카드 해외수수료 1.1% 중 0.1%를 부담하고 있는 실정이다. 갑자기 해외수수료를 인상시키면 소비자들의 불만을 살 수 있기 때문이다. 업계 일각에선 카드사들이 부담하고 있는 금액이 100억원 수준에 달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고객들이 해외에서 카드를 많이 사용할수록 오히려 카드사들이 부담해야 할 금액이 늘어나는 아이러니한 상황인 셈이다.

하지만 해외기업의 갑질에도 금융당국과 정부는 뒷짐만 지고 있는 실정이다. 카드사들은 비자카드의 수수료 인상통보가 불공정거래에 해당한다며 공정위에 제소했지만, 1년 반이 지난 지금도 결정이 나지 않았다. 공정위의 시간끌기 전략에 업계 일각에선 승산이 없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비자카드의 국제 결제망을 이용하는 국내 카드사들은 비자카드의 요구를 일방적으로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을’의 입장에 있다. 업계에선 외국계 기업의 갑질에 민감한 정부와 금융당국이 유독 카드업계에만 박하다고 토로한다. 특히 정부의 카드 가맹점 수수료 인하정책으로 카드사 수익이 악화되고 있는 실정이다. 금융당국과 정부가 이에 대한 관심을 가져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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