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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홀·백남준·라우센버그…“대가들의 예술과 기술이 만났다”

워홀·백남준·라우센버그…“대가들의 예술과 기술이 만났다”

기사승인 2018. 05. 25. 1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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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 '예술과 기술의 실험(E.A.T): 또 다른 시작'전 개최
앤디 워홀, 은빛 구름(Sliver Clouds)
앤디 워홀의 ‘은빛 구름’./제공=국립현대미술관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 지하 1층의 한쪽 천장에는 헬륨으로 채워진 스카치팩이 둥둥 떠 있다. 이는 세계적 팝 아티스트 앤디 워홀이 벨 연구소 소속의 공학자 빌리 클뤼버와 함께 만든 ‘은빛 구름’이다.

워홀은 처음에 전시장을 부유하는 백열전구를 구상했다. 하지만 백열전구를 떠다니게 하는 것은 불가능한 일. 이에 클뤼버가 아이디어를 냈다. 당시 군용 샌드위치 포장용지로 사용한 은색 스카치팩이 가볍고 공기 밀봉에도 좋다고 제안한 것. 직사각형 모양의 스카치팩에 헬륨을 채워 넣어 완성된 ‘은빛 구름’은 예술과 기술의 협업 결과물로 이후 많은 이들에게 영감을 주었다.

국립현대미술관이 예술과 기술의 융합을 선도한 협업체 ‘E.A.T.(Experiments in Art and Technology)’의 주요 활동을 조명하면서 4차 산업혁명시대 융복합 예술의 가능성을 성찰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이달 26일부터 9월 16일까지 열리는 ‘예술과 기술의 실험(E.A.T.): 또다른 시작’전은 로버트 라우센버그, 머스 커닝햄, 존 케이지, 로버트 휘트먼 등 E.A.T.를 이끈 현대미술 거장들의 작품 33점과 아카이브 100여점을 선보인다.

E.A.T는 1966년 미국 뉴욕에서 라우센버그와 휘트먼 등 예술가와 벨 연구소의 클뤼버, 프레드 발트하우어 등 공학자를 주축으로 설립된 비영리 단체다. 6000명이 넘는 예술가와 공학자가 이 단체 회원으로 가입했다.

이 단체를 통해 팝아트의 거장 워홀, 비디오 아트 창시자 백남준, 포스트모던 무용의 대표 안무가 커닝햄 등을 포함한 현대 예술의 주역들이 서로 교류하며 협업을 통해 환상적인 예술적 성취를 이끌어냈다.

이번 전시에서는 키네틱 아트의 아버지로 불리는 장 팅겔리의 대표작 ‘뉴욕찬가’를 기록 영상으로 만날 수 있다.

팅겔리는 뉴욕 일대에서 수거한 온갖 폐품과 오물로 길이 7m, 높이 8m의 ‘뉴욕찬가’를 만들었다. 스스로 피아노를 치고 그림을 그리고 증기를 내뿜다 자멸하는 이 작품은 당시 퍼포먼스로 불타 사라져 버렸다.

백남준의 ‘자석 TV’도 눈길를 끈다. TV에 자석을 대면 강력한 자기장으로 인해 화면에 다양한 추상 패턴이 맺히는 작품이다.


백남준, 자석 TV
백남준의 ‘자석 TV’./제공=국립현대미술관
한스 하케의 ‘아이스 테이블’은 냉각장치를 갖춘 스테인레스 테이블 위에 놓은 얼음이 전시장 공기에 녹고 다시 동결되기를 반복하는 작품이다.

이번 전시에서는 다원예술의 모태가 된 기념비적인 작품도 소개된다.

1966년 10월 뉴욕 69기병대 무기고에서 선보인 퍼포먼스 작업 ‘아홉 번의 밤: 연극과 공학’이다. 수십 명의 예술가와 공학자가 아흐레 동안 10개 퍼포먼스를 펼치는 이벤트를 담았다. 이 공연에 참여한 예술가와 공학자들을 1990년대에 다시 인터뷰한 영상도 함께 선보인다.

이번 전시를 기획한 박덕선 국립현대미술관 학예연구사는 “협업의 구심점인 E.A.T.가 이제껏 국내에 제대로 소개된 적이 한 번도 없었다”며 “예술가들은 공학자들과 함께 작업하며 단순히 과학기술을 이용하는 것을 넘어, 생각이 더욱 확장됐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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