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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트럼프 ‘브로맨스’…영어로 인사·백악관 초대

김정은·트럼프 ‘브로맨스’…영어로 인사·백악관 초대

기사승인 2018. 06. 12. 1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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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폭탄' 잊고 화기애애한 모습
통역 없이 두 사람만 산책하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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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12일 싱가포르 센토사섬 카펠라호텔에서 열린 북·미 정상회담에서 공동성명을 채택한 후 악수를 하고 있다. / Kevin Lim/THE STRAITS TIMES
12일 역사적인 첫 만남을 가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시종 화기애애한 모습을 보이며 한반도 평화의 새로운 시작을 알렸다. 지난해 말까지만 해도 트위터와 언론을 통해 ‘말폭탄’을 주고받던 두 정상은 이날 38살의 나이 차이를 극복한 ‘브로맨스’를 보여줬다.

현지시간으로 이날 오전 8시께 트럼프 대통령은 숙소인 샹그릴라 호텔을 떠나 회담장인 센토사섬의 카펠라 호텔로 향했다. 10분 저도 지난 8시 12분께 김 위원장도 숙소인 세인트레지스 호텔에서 출발했다.

회담장 입구에 먼저 모습을 드러낸 것은 김 위원장이었다. 인민복 차림의 김 위원장은 8시 30분께 한 손엔 서류철을, 한 손엔 안경을 들고 담담한 표정으로 등장했다. 두 정상의 만남이 예정된 9시 직전, 트럼프 대통령이 붉은색 넥타이에 정장을 착용한 채 도착했다.

북·미 정상은 9시 4분께 12초간 역사적인 악수를 나눴다. 트럼프 대통령은 왼 손으로 김 위원장의 팔을 다독이며 친근감을 표했다. 상대의 손을 지나치게 강하게 잡는 등 그간 보였던 ‘악수 기행’은 찾아볼 수 없었다.

두 정상은 악수하며 영어로 간단한 대화도 나눴다. 현장을 취재한 백악관 출입기자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Nice to meet you, Mr. President”라고 말했다. 스위스 유학파인 김 위원장은 영어로 대화가 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다. 통역이 있음에도 직접 영어를 사용한 것은 트럼프 대통령과 친근한 분위기를 연출하려 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두 정상은 회담장 안으로 가는 도중에도 미소를 머금은 채 대화를 나눴다. 처음에는 다소 긴장된 모습의 김 위원장은 금세 여유를 찾았다. 김 위원장은 단독정상회담 모두발언에서 “여기까지 오는 길이 그리 쉬운 길이 아니었다”고 소감을 밝혔고, 트럼프 대통령은 활짝 웃은 뒤 김 위원장을 향해 엄지손가락을 치켜들었다.

통역만 배석한 채 일 대 일로 진행된 단독 정상회담은 예정된 시간보다 10분 빠른 35분 만에 종료됐다. 두 정상은 단독 회담이 끝난 뒤 함께 걸으며 대화를 나누는가 하면 회담장 앞에 대기하고 있던 취재진을 향해 손을 흔드는 여유도 보여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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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12일 싱가포르 센토사섬 카펠라호텔에서 만나 대화를 나누고 있다. / Kevin Lim/THE STRAITS TIMES
오전 10시부터는 양국의 핵심 참모들이 합류한 확대정상회담과 업무 오찬이 이어졌다. 김 위원장은 확대회담 모두발언에서 “우리가 이 자리에 모여 마주 앉은 것은 ‘평화의 전주곡’”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오찬을 마친 12시 30분, 두 정상은 통역 없이 카펠라 호텔 정원을 산책하는 깜짝 이벤트를 보여줬다. 4·27 남북정상회담 당시 문재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의 도보다리 산책을 연상케 했다. 산책 도중 트럼프 대통령은 김 위원장에게 자신의 전용차인 ‘캐딜락원’을 타보라고 뒷문을 열어 보여주는 장면도 포착됐다.

1시 43분에는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은 정상회담 공동성명에 서명하고 악수를 했다. 6·25 전쟁 이후 70년 가까이 이어온 양국 적대관계 청산을 본격적으로 시작하는 순간이었다. 김 위원장은 “세상은 아마 중대한 변화를 보게 될 것”이라고 공언했다.

김 위원장이 트럼프 대통령의 등에 잠시 손을 올리자 트럼프 대통령도 같은 동작을 하며 친분을 과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김 위원장과 특별한 유대관계가 형성됐다. 매우 재능 있는 사람임을 알게 됐다”고 김 위원장을 칭찬한 뒤 향후 백악관에 초대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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