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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佛 철도노조 ‘80년폐습 추방’ 도전에 성공한 마크롱

[사설] 佛 철도노조 ‘80년폐습 추방’ 도전에 성공한 마크롱

기사승인 2018. 06. 17. 1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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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원수 15만명, 누적부채 466억유로(약 59조4000억원), 타 직장보다 5년 먼저 퇴직 후 10% 더 많은 연금수령…’ 이는 프랑스 국영철도공사(SNCF)의 방만경영과 비효율성을 말해주는 간단한 지표다. 그런데도 역대 어느 정권도 개혁의 손을 대는 것은 엄두도 못 냈다. 노조의 반발 때문이었다.

프랑스 상원은 지난주 말 이러한 SNCF를 근본적으로 뜯어고치기 위해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이 제출한 개혁안을 압도적 지지로 통과시켰다. 하원이 법안을 통과시킨 지 하루만이었다. 야당의원들의 대거 지원 없이는 불가능했다. 개혁내용은 철밥통인 종신고용제 폐지, 직원가족 할인혜택 감축, 복지혜택 대폭축소, 조기퇴직자 연금혜택 축소, 철도독점체제 폐지·경쟁체제도입 등이다.

1938년 설립돼 80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SNCF는 프랑스 인구 6500만명 중 560만명에 달하는 중앙·지방정부 공무원과 공기업 등 공공기관 종사자의 게으름과 무책임성을 말해주는 상징이었다. 마크롱 대통령은 이에 앞서 2022년까지 공무원 12만명 감축계획도 발표했다. 자신은 애완견사료비나 치약 등 개인적 비용은 사비로 부담했다.

이러한 비효율의 중심에 있는 것이 SNCF라는 것이 마크롱 대통령의 판단이고 상·하 양원도 이에 대한 개혁안을 기꺼이 받아들인 것이다. 이에 대해 프랑스 최대 노동단체인 민주노동총연맹(CFDT)과 제2노동단체인 노동총연맹(CGT)은 파업으로 맞서겠다고 했다. 그러나 언론들은 대세는 마크롱 대통령으로 기울었다고 보도했다.

영국의 광산노조도 ‘철의 여인’ 마거릿 대처 수상이 등장(1979년)하기 전까지 어떤 정권도 개혁의 손을 대지 못했다. 해럴드 맥밀런 영국 전수상이 오죽했으면 광산노조를 가리켜 가톨릭교회와 왕실근위여단과 함께 영국에서 아무도 간섭할 수 없는 3대 존재라고 했겠는가.

대처수상은 파업노조에 벌금부과, 파업피해비용의 노조부담, 노조원에게만 노동기회를 부여하는 제도의 폐지 등 대대적인 광산노조 개혁법안을 마련해 의회에서 통과시켰다. 반대시위에 나선 노조원에 대해 경찰력을 동원해 강력하게 대응했다. 이 결과 70년대 초 외환위기를 겪은 영국은 90년대 들어 경제가 회복되기 시작했다.

귀족노조의 방치, 공무원 증원, 노동개혁·경제활성화법안 실종 등 한국의 노동현장은 지금 어디에 서있는지 정부는 심각하게 고민해야 한다. 최악의 신기록을 거듭하는 국내 각종 고용지표에 경제수장인 기재부장관이 “충격적”이라고 평가만 하고 있을 일이 아니다. 한국경제가 이미 침체기에 들어섰다는 민간연구소의 보고서도 나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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