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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거의 모든 아프리카국가 끌어들이며 대만 고립…외교 공세 바짝

중국, 거의 모든 아프리카국가 끌어들이며 대만 고립…외교 공세 바짝

기사승인 2018. 06. 18. 14: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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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제이콥 주마 전 남아프리카공화국 대통령이 지난해 9월 중국 푸젠성 샤먼에서 브릭스(BRICs) 정상회의에 들어가기 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출처=크렘린궁 홈페이지
중국이 막강한 경제력을 무기로 거의 모든 아프리카 국가들을 대만으로부터 자국 편으로 끌어들이면서 대만의 ‘외교 고립무원’이 극에 달하고 있다.

일본 닛케이아시안리뷰는 18일 중국이 자금력을 레버리지(지렛대)로 활용, 아프리카에 유일하게 남은 대만 수교국 에스와티니(구 스와질란드)와의 수교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보도했다. 

중국은 차이잉원(蔡英文) 대만 총통의 민진당 정부가 대만의 독립을 지향하자 대만을 전세계적으로 고립시키는 전략을 펼치고 있다. 이에 따라 중국의 경제력에 이끌려 대만과 하루아침에 단교하고 중국 쪽으로 돌아서는 나라들이 속출하고 있다.

2016년 3월에는 감비아가, 같은해 12월에는 서아프리카 소국 상투메 프린시페가 중국과 수교하며 대만과 단교했다. 올해 5월에는 부르키나파소가 대만에 단교를 선언한 지 이틀 만인 26일 중국과 수교를 맺었다. 이제 아프리카에 남은 대만의 수교국은 에스와티니 뿐이다.

특히 중국 정부는 오는 9월 베이징에서 열릴 중국-아프리카 협력포럼(FOCAC) 정상회의에 특별한 의의를 두고 있다. 만일 중국이 아프리카에 유일하게 남은 대만 수교국 에스와티니마저 자신의 편으로 끌어들인다면 ‘아프리카 대륙을 외교적으로 정복한 채’ 회의를 진행하는 것이 가능해진다.

왕이(王毅) 중국 외교 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은 지난 4일 남아프리카공화국을 방문해 “9월 정상회의 준비를 위해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며 아프리카 전역의 지도자들이 한자리에 모인다면, 중국-아프리카 간 전략적 동반자 관계가 모든 부분에서 새로운 차원에 도달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중국은 2000년부터 3년마다 장관회의를 여는 등 점진적으로 아프리카 국가들과의 관계를 강화해왔다. 이를 통해 미국에 대항할 동맹 전선을 구축하겠다는 계산이다.

중국 최고위 관리들은 아프리카 국가를 직접 방문하면서 친분쌓기에 여념이 없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측근이자 중국 공산당 서열 3위인 리잔수(栗戰書)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상무위원장은 지난달 에티오피아·모잠비크·나미비아를 다녀왔다. 

중국공산당 서열 4위인 왕양(汪洋) 중국 공산당 정치국 상무위원 겸 전국정치협상회의(전국정협) 주석 역시 지난 11일부터 9박10일 일정으로 콩고민주공화국·우간다·케냐 등을 순방하고 있다.

중국의 막대한 경제력은 이들의 외교 행보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대만 자유시보(自由時報)에 따르면 중국은 지난해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부르키나파소에 최소 15억달러의 개발원조를 제공했다. 또한 부르기나파소에 이웃나라인 가나의 수도 아크라와의 철도 연결을 지원해주겠다는 제안까지 했다. 이는 부르키나파소가 중국 편에 서도록 압력을 가하기 위한 움직임이라고 할 수 있다.

이뿐만 아니라 아프리카 내에서는 중국 위안화를 ‘준비자산 통화’(reserve currency)로 사용하려는 흐름도 나타나고 있다. 

‘동남부 아프리카 경제·금융관리 협회(MEFMI)’ 소속 아프리카 14개국 중앙은행과 정부 관료들은 지난달 말 짐바브웨 수도 하라레에서 회의를 열고 위안화의 준비통화 사용 방안을 논의했다. 중국의 투자와 무역 규모가 늘어나면서 대외지급을 위한 준비통화로 미국 달러화뿐만 아니라 위안화를 사용하려는 것이다. 

익명의 한 회의 참석자는 신화통신에 “중국은 아프리카 국가들과의 중요한 무역 파트너”라며 “중국의 위상을 고려할 때 위안화 채택이 유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의 대(對) 아프리카 무역 규모는 지난해 약 1700억달러(약 187조7300억원)를 기록했다. 이는 10년 전보다 13배 늘어난 것이다. 위안화 거래 역시 이에 비례해서 증가했다. 중국은 일대일로(육·해상 실크로드) 사업과 연계된 인프라에 많이 투자하면서 아프리카 내에서 입지를 굳혀가고 있다.

정치적 요인도 아프리카 국가들이 중국 쪽으로 돌아서게 만드는 요인이다. 미국과 유럽이 민주주의를 지향하라고 압박하는 상황에서 중국의 권위주의적인 경제성장 모델은 아프리카 국가들에 호소력이 크다.

이러한 상황에 미국은 대만 지원 문제를 놓고 중국과 알력을 이어가고 있다. 18일 자유시보에 따르면 미국은 방공 미사일 패트리엇(PAC-3) 제조기술을 대만에 이전하기로 합의했다. 대만은 미국으로부터 포대 6대의 PAC-3 시스템을 도입하고 현재 운용 중인 3개 포대의 PAC-2 체계를 PAC-3 수준으로 개량하는 내용의 사업을 2021년에 마무리할 계획이다.

최근 미국은 중국의 반발 기류에도 불구하고 대만과 방산기술 협력을 늘리고 있다. 제임스 매티스 미국 국방장관은 이달초 싱가포르에서 열린 아시아 안전보장회의(샹그릴라 대화)에서 기조연설을 통해 대만에 무기를 계속 공급하겠다는 입장을 표명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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