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대미·대중 경상수지 적자…경상흑자, 5년來 최저

대미 서비스적자가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승용차 수출 부진으로 상품 수출입에서 본 대미 흑자도 5년 만에 최소 수준으로 축소됐다. 지난해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THAAD) 갈등 여파로 대중 서비스수지에서도 적자가 났다.

한국은행이 21일 발표한 ‘2017년 중 지역별 국제수지(잠정)’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은 미국을 상대로 한 서비스수지에서 153억8000만달러 적자를 냈다. 2015년 적자폭인 140억9000만달러를 넘어서며 최고 기록을 경신했다. 지난해 평균 원·달러 환율이 1130.48원임을 감안하면 서비스 거래에서 약 17조3868억원가량 손해를 본 것이다. 이 중 운송 수지 적자가 17억3000만달러로 1년새 2억달러 늘어났다. 글로벌 해운 업황이 부진하고 국내 해운업계에 구조조정이 일어난 탓이다.

대미 상품수지는 2012년(256억1000만달러) 이후 흑자폭이 가장 작은 399억9000만달러에 그쳤다. 승용차, 자동차 부품 등 대미 주력품목 수출이 부진한 반면 기계류·정밀기기, 원자재 등 상품수입은 역대 최대로 늘어났기 때문이다. 상품, 서비스 수지 등을 합한 대미 경상수지는 지난해 256억2000만달러로 2016년(314억9000만달러)보다 58억7000만달러 줄었다.

한은 관계자는 “미국의 통상압력 탓이라기보다 자동차업체 경쟁력이 줄어든 영향으로 대미 수출이 크게 줄어들었다”고 진단했다.

대중 경상수지 흑자도 2016년 433억9000만달러에서 지난해 429억7000만달러로 위축됐다. 사드 배치로 중국 정부가 한국 관광을 금지하면서 여행수지 흑자가 77억8000만달러에서 43억7000만달러로 반토막 났기 때문이다. 서비스수지는 2억9000만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대중 교역에서 서비스적자를 본 것은 2011년(8억2000만달러 적자) 이후 6년 만이다.

대 일본 경상수지 적자는 215억1000만달러에서 272억7000만달러로 늘었다. 기계류·정밀기기, 승용차 수입이 확대되면서다. 여행수지 적자 확대로 서비스수지 적자가 역대 최대치(38억8000만달러)에 달한 점도 한 몫했다.

여행수지 적자는 대 유럽연합(EU) 경상수지에도 영향을 미쳤다. 대 EU 적자는 81억7000만달러에서 90억6000만달러로 확대됐다. 여행수지 적자가 사상 최대인 54억7000만달러까지 치솟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