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쇄신안 못건진 빈손 의총…한국당, 계파 갈등만 폭발 (종합)

쇄신안 못건진 빈손 의총…한국당, 계파 갈등만 폭발 (종합)

기사승인 2018. 06. 21. 1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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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토] 자유한국당 의원총회
아시아투데이 송의주 기자 = 자유한국당 의원들이 21일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자리하고 있다.
자유한국당이 21일 지방선거 참패 후 5시간 넘게 릴레이 끝장토론을 벌였지만 계파 갈등만 노출했다. 당초 이날 의총은 김성태 대표 권한대행의 쇄신안을 놓고 토론을 벌이는 자리였다.

하지만 친박(친박근혜)계 대 비박(비박근혜)계 설전만 이어졌다. 특히 ‘친박·비박 싸움 격화’라는 내용이 담긴 박성중 의원의 메모가 언론에 퍼진 것을 두고 계파 간 설전이 벌어졌다. 결국 쇄신안에 대해선 결론을 내지 못했다

한국당은 이날 오전 10시부터 오후 3시 20분까지 국회에서 의총에 돌입했다. 의총에는 전체 112명 가운데 90여 명이 참석해 40여 명이 발언을 했다. 점심 식사도 김밥으로 대신할 정도로 격론이 이어졌다. 지도부는 박 의원의 메모 논란으로 계파 갈등이 노출되는 것을 우려해 의총을 비공개로 전환했다.

복수의 참석자에 따르면 박 의원은 “‘친박들이 당권을 장악하려고 노력한다. 당권을 잡으면 우리(복당파)를 칠 것이다’라는 한 모임 참석자들의 우려를 간단히 메모한 것”이라는 취지의 해명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박 의원은 “휴대전화를 잠시 보는 사이에 메모가 언론 카메라에 찍힌 것”이라고 사과했다.

비공개 회의 도중 잠시 밖으로 나온 이완영 의원은 “박 의원 메모 사건은 반발이 심할 수밖에 없다”면서 “일부러 언론에 흘렸다는 말까지 나왔다”고 했다. 정양석 의원도 “해명에 수긍하는 의원들도 있지만 사실 관계를 떠나서 계파 간 감정적 골이 깊은 것 같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포토] 목타는 김성태
아시아투데이 송의주 기자 = 김성태 자유한국당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가 21일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물을 마시고 있다.
◇“잘못하면 탄핵시즌2”… 친박 vs 비박 갈등의 골 깊어

이름이 거론된 친박계 의원들의 반발은 더욱 거셌다. 이장우 의원은 “있지도 않은 사실로 당내 갈등이 있는 것처럼 보이게 한 것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한다”고 항의했다. 김진태 의원도 “박 의원이 계파 갈등을 조장하고 있다”고 가세했다.

친박계는 비박 좌장격인 김무성 의원을 비판하거나 김 대행의 사퇴를 주장했다. 김 대행이 선거 참패와 관련 있는 지도부인데 쇄신안을 내놓을 자격이 있느냐는 게 요지였다. 쇄신안의 절차적 정당성이 결여됐고 김 대행이 계파 갈등과 무관하지 않다는 비판도 쏟아졌다. 일부 친박계는 메모 논란을 빚은 박 의원의 출당을 요구한 것으로도 전해졌다. 이에 맞서 비박계는 “의총만 열면 대표보고 나가라고 한다. 말이 되는 이야기냐”며 “선거에서 졌다고 누가 누구 나가라고 하는 것은 아니라고 본다”고 따졌다.

특히 김 대행이 “저 자신부터 수술대에 제일 먼저 눕겠다”면서 전면적인 쇄신 의지를 강조했지만 자중지란에 빠진 당의 수습은 요원해 보인다. 중립 성향의 한 의원은 “또다시 계파싸움을 하고 있으니 답답할 노릇”이라고 했다.

자칫하면 당이 쪼개지거나 보수가 공멸할 수 있다는 우려도 쏟아지고 있다. 김영우 의원은 “지금 그야말로 패닉 상태, 공황 상태”라며 “잘못하면 탄핵시즌2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정진석 의원은 “의원들은 손에 든 짱돌과 비수를 당장 내려놓고 졸렬한 계파의식을 버려야 한다”면서 “이 당은 이명박의 당도, 박근혜의 당도 아니다. 이제 우리의 당”이라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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