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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역전쟁에 韓 시계제로…정부 “컨티전시플랜 검토”

무역전쟁에 韓 시계제로…정부 “컨티전시플랜 검토”

기사승인 2018. 07. 09. 1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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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현 상황 엄중히 인식, 정부 메시지 발표 검토"
민간硏 무역전쟁 확전시 수출 최대 41조 감소 전망
IMF 등 韓 경제성장률 0.4~0.5%포인트 하락 우려
전문가 "무역전쟁 장기화 조짐, 선제적 대응 나서야"

미국과 중국 간 무역전쟁이 세계로 번지면서 수출 의존도가 높은 한국 경제가 시계제로 상황에 몰리고 있다. 성장동력의 유일한 버팀목인 수출마저 타격을 받으면 경제가 본격적으로 침체될 수 있어서다. 전문가들은 무역전쟁이 장기화할 가능성에 대비해 정부가 적극 나서서 전방위적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문한다.

9일 민간연구소 등에 따르면 글로벌 무역전쟁이 확산될 경우 수출이 최대 41조 가량 감소할 것이라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국책연구기관인 산업연구원은 양국의 무역분쟁으로 대중·대미 수출이 3억3000만 달러(3700억원) 감소한다고 내다봤다. 백운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최근 “단기적으로 우리 수출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본다”고 말해, 미중간 갈등이 봉합될 것으로 예상했다. 반면 민간연구소들은 무역전쟁의 영향이 더 크고,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한국무역협회는 미중분쟁에 이어 EU마저 가세하면 각 국이 관세를 10%포인트 인상할 경우 무역량이 6% 줄어, 수출이 367억 달러(약 40조9500억원) 감소할 것으로 추산했다.

중국은 한국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홍콩 포함시 31.6%)이 가장 높다. 미국은 중국 다음으로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12%로 2위에 달한다. 국내총생산(GDP) 대비 양국의 무역의존도는 68.8%나 된다. 이번 무역제재는 양국 수입 제품에 관세를 매기는 것으로 중간재가 타격을 받는다. 예컨대 중국 화웨이 스마트폰에는 모바일 D램의 핵심 부품으로 삼성 제품이 쓰여, 삼성이 피해를 입게 된다는 얘기다. 작년 한국의 대중 수출에서 중간재가 차지하는 비중은 78.9%(약 125조2200억원)에 달했다.

이에 따라 해외에서도 미중 무역전쟁으로 한국이 피해를 볼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IMF는 미중 무역전쟁으로 중국 경제성장률이 1%포인트 하락할 경우 한국 경제성장률은 0.5%포인트 떨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싱가포르 DBS은행도 양국 간 무역전쟁에 한국 경제성장률이 2.9%에서 2.5%로 하락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문제는 이번 무역전쟁을 계기로 세계 각국이 관세를 올리는 상황이 확산될 수 있다는 점이다. 관세 장벽이 높아지면 수출품의 가격경쟁력이 하락, 수출 의존도가 70%에 달하는 한국의 타격이 불가피하다. 게다가 지난달 수출은 전년 대비 0.1% 줄며 두 달 만에 또다시 역성장해 ‘적신호’가 켜진 상태다.

전문가들은 무역전쟁이 장기화될 가능성이 높은 만큼 정부가 수동적인 사후 조치를 넘어 산업별 특성에 따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문한다. 김종훈 전 외교통상부 통상교섭본부장은 “이번 분쟁은 양국이 미래 산업에 대해 헤게모니를 갖기 위한 것으로 장기전으로 갈 가능성이 커 정부가 문제의식을 갖고 선제대응에 나서야 한다”며 “미국이 수입차 관세를 실행에 옮기고 무역전쟁이 확산되면 피해를 예측하기 어려운 만큼 산업·품목별 면밀한 분석을 실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무역전쟁으로 중국 내수 시장이 어려워지면 ‘차이나 리스크’가 추가 될 수 있는 만큼 정부는 중국에 진출한 현지 기업들, 중국에 투자하는 기업들의 현장 목소리를 청취해 맞춤형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에 정부 측은 현 상황을 엄중한 상황으로 인식하고, 조만만 정부 메시지를 발표할 것이라고 밝혔다. 정부 관계자는 “여러가지 대외 변수가 많아 모든 채널을 가동해 무역전쟁에 따른 단계별 시나리오 등 컨티전시플랜을 검토하고 있다”며 “통상교섭본부를 중심으로 정부 입장을 정리해 메시지를 낼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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