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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저임금인상에 뿔난 편의점주…가맹본부로 불똥 튀나?

최저임금인상에 뿔난 편의점주…가맹본부로 불똥 튀나?

기사승인 2018. 07. 17. 15: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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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편협, 가맹본사에 가맹수수료 인하·근접출점 중단 촉구
가맹본사 "지난해 많게는 1조원대 상생안 마련해 시행 돌입"
인건비 부담 상승으로 신규 출점 수요 감소 우려도 높아
전국편의점가맹점협회 관계자들이 16일 서울 성북구 전편협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내년도 최저임금이 올해보다 10.9% 오른 8350원으로 결정된 가운데 전국편의점가맹점주협회(전편협)가 강경 대응에 나서면서 편의점 가맹본부도 난감한 상황에 빠지게 됐다. 동맹휴업을 예고했던 편의점주들이 일단 단체행동을 유보했지만, 가맹본부에도 가맹수수료 인하 및 근접 출점 중단 등 대책 마련을 요구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최저임금 인상에 편의점주들이 앞장서 반발하면서 가맹본부측은 자칫 이번 문제가 갑을 관계로 비쳐 여론이 악화되는 것은 물론 편의점 신규 출점 수요 감소 등 편의점 산업 전반에 영향을 주지 않을까 우려하는 모습이다.

1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전편협은 전날 최저임금 인상과 관련한 긴급회의를 열고 정부와 가맹본부의 정책적 지원을 촉구했다.

전편협은 “이번 최저임금 인상 결정으로 사업장이 체감하는 실질 임금은 시간당 1만원을 넘어서게 됐다”면서 “5인 미만 사업장에 대한 업종별·지역별 최저임금 차등 적용을 시장에 맡겨야 한다”고 주장했다.

가맹본부에 대해서도 실질적인 대책 마련에 나설 것을 촉구했다. 가맹수수료를 인하하고 근접 출점을 즉각 중단하라는 것이 골자다.

이에 대해 각 편의점 가맹본부는 당혹스러운 기색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특히 가맹수수료의 경우 편의점 본사의 매출과 연동되고 영업이익과 직결되는 만큼 인하할 경우 이익이 급감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근접 출점 중단 역시 해결점을 찾기가 쉽지 않다는 입장이다. 현재 편의점업체들은 자체 상생규약을 통해 250m 거리 제한 기준을 지키고 있지만, 동종업계 경쟁 브랜드간 근접 출점은 제한 없이 이뤄지고 있다. 이는 공정위가 근접 출점 규제의 경우 자칫 독과점을 유발할 수 있다고 판단하고 있어서다. 근접 출점 중단이 담합이라는 또다른 문제를 야기할 수 있는 셈이다.

한 편의점 가맹본부 관계자는 “가맹수수료는 가맹본부의 수익에 직결되는 부분”이라며 “이미 상생안 마련을 통해 가맹수수료 인하에 버금가는 지원을 시행하는 등 부담이 가중된 상황에서 가맹수수료 인하나 추가적인 상생안 마련에 여력이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GS25·CU·세븐일레븐 등 편의점 가맹본부는 지난해와 올해에 걸쳐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점주들의 부담을 줄이기 위한 상생안을 마련해 왔다.

GS25는 지난해 가맹점주의 최저수입 보장규모를 종전 연 최대 5000만원에서 9000만원으로 80% 인상하는 등 매년 400억원을 직접 지원하고, 24시간 운영 점포에 매년 350억원을 투입해 전기료를 전액 지원키로 하는 등 5년간 9000억원 규모를 지원하는 상생안을 마련해 올해부터 시행에 돌입했다.

CU도 △가맹점 생애관리 프로그램에 연 800억~900억원 등 5년간 최대 4500억원 지원 △물류·전산시스템에 5년간 6000원 투자 △본사와 가맹점이 함께 스태프 케어 기금 조성 등 5년간 1조5000억원 규모의 상생안을 내놓은 바 있다.

세븐일레븐도 올해 초 1000억원 규모 상생 펀드 조성 및 푸드 폐기 비용의 50% 지원 등 7년간 약 1조원을 지원한다는 내용의 상생안을 제시했다.

또다른 편의점 가맹본부 관계자는 “각 편의점 가맹본부가 점주들의 인건비 부담을 덜고 수익을 보전하기 위해 많게는 조 단위의 상생안을 마련하는 등 노력해 왔다”면서 “가맹본부들의 영업이익률이 1~3%대인 상황에서 최저임금이 오를 때마다 지원을 확대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려운 문제”라고 말했다.

편의점 업계에서는 이번 문제가 가맹본사와 편의점주간 갑을 관계에서 비롯된 것이 아닌 최저임금 인상으로 촉발된 이슈인 만큼 정부의 구체적인 정책적 대안이 선행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정부의 소상공인 지원책 등이 나온 이후 각 가맹본사별로 추가적인 지원 여부를 검토할 것으로 관측된다.

한편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편의점 출점 수 감소와 출점 속도 둔화 전망이 나오는 것도 가맹본부로서는 우려되는 부분이다. 업체의 이익에 부정적인 영향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유정현 대신증권 연구원은 “인건비 부담 상승으로 내년도 편의점 출점 수요가 크지 않을 것”이라며 “점포 성장률이 2014~2017년까지 3년간 연평균 14.5%였으나 올해부터 6% 수준으로 낮아지고 내년부터는 더 하락할 가능성이 크다”고 진단했다.

남옥진 삼성증권 연구원도 “내년도 최저임금 인상을 고려하면 편의점당 월 이익은 약 30만원 감소할 것으로 추정된다”며 “이러한 개별 편의점의 채산성 악화는 부진 점포 폐점 증가, 향후 신규 출점 매력 감소로 이어지고 편의점 업체의 실적 둔화로 연결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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