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쿨하게 감옥에서 이혼한 보시라이, 통한의 후회

쿨하게 감옥에서 이혼한 보시라이, 통한의 후회

기사승인 2018. 08. 14. 2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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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석방되기 1년 전에 30분 만에 이혼
한때 최고 권력자 후보로까지 일컬어졌다 비리혐의로 낙마한 보시라이(薄熙來·69) 전 충칭(重慶)시 서기가 복역 중 이던 2016년 6월 경 부인 구카이라이(谷開來·60)와 이혼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또 이혼 서류에 서명한 후에는 “내 착각이 우리 보 씨 일가 2대를 완전히 파멸의 구렁텅이로 몰아넣었다”면서 전 부인과의 결혼을 땅을 치고 후회했다고 한다.

보시라이
한때 다정했던 보시라이 전 충칭시 서기와 그의 부인 구카이라이. 이혼으로 비극적인 부부 생활을 끝냈다./제공=검색엔진 바이두(百度).
중국 권부 사정에 밝은 베이징 소식통의 14일 전언에 따르면 보 전 서기는 충칭시 서기로 있던 지난 2012년 초까지만 해도 정말 잘 나갔다. 서기 임무를 무사히 마칠 경우 이 해 11월에 열릴 당 제18차 전국대표대회(全大·전당대회)에서 정치국 상무위원으로 발탁될 것이 유력시됐다. 이 경우 그는 이듬해 3월에 열릴 12기 전국인민대표대회(全人大·국회에 해당)에서 최소한 총리에는 오를 것으로 전망되기도 했다. 하지만 믿었던 측근인 왕리쥔(王立軍·59) 충칭시 공안국장의 배신으로 졸지에 자신이 연루되거나 자행한 각종 범죄들이 백일하에 드러나면서 낙마하는 횡액을 당하고 말았다. 이 과정에서 그는 부인인 구카이라이가 집안의 재산을 해외로 빼돌리는 역할을 한 영국인 닉 헤이우드와 내연관계를 맺고 후환이 두려워 급기야 살해까지 했다는 사실도 알게 됐다. 자신이 낙마할 수밖에 없었던 원인을 제공한 것이 부인이었다는 사실 역시 뒤늦게 깨달았다.

그러나 이때는 모든 것이 끝난 뒤였다. 보 전 서기는 결국 무기징역을 선고받고 베이징의 친청(秦城)감옥에 갇히는 신세가 됐다. 부인 역시 마찬가지였다. 당연히 그는 감옥에서도 이를 갈았다. 원망이 깊어지지 않는다면 이상할 일이었다. 그러던 중 부인 구카이라이가 자신의 심복인 왕리쥔 전 국장과도 부적절한 관계에 있었다는 소문까지 듣게 됐다. 이 정도 되면 정신이 온전할 턱이 없었다.

보 전 서기는 결국 감옥에서 부인과 이혼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중국 정부는 고심 끝에 이를 받아들였다. 이혼 절차는 교도소 간수들의 배석 하에 30분 만에 일사천리로 이뤄졌다. 이후 두 사람은 허탈한 표정을 지은 채 웃으면서 헤어졌다고 한다. 물론 구카이라이 역시 전 남편 보 전 서기처럼 “내 인생 악몽의 끝은 너무 늦게 왔다”는 요지의 소회를 피력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진작 헤어졌어야 했는데 정치적인 이유 때문에 이혼을 못했다는 회한이 아니었나 보인다.

아무려나 이혼 1년 후 보 전 서기는 간암 발병으로 가석방되는 행운을 맞았다. 하지만 자신의 말대로 집안의 파멸을 되돌리기는 불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당연히 구카이라이는 살인죄로 복역하고 있기 때문에 여전히 감옥 생활을 하고 있다. 이 점에서 보면 그녀 인생 악몽의 끝은 아직 오지 않았다고 해야 할 것 같다. 둘 다 모두 인생을 망쳤다는 점에서는 큰 차이가 없기는 하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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