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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뒷담화]‘카드 수수료 제로(0)’ 추진에 카드업은 붕괴 위기

[취재뒷담화]‘카드 수수료 제로(0)’ 추진에 카드업은 붕괴 위기

기사승인 2018. 08. 22.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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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선영증명
“카드사 수수료율을 낮출수록 수익성 악화로 이어집니다. 문제는 앞으로도 악재만 남아있다는 겁니다.”

카드업계 관계자들은 최근 영업환경이 단순히 어려운 환경을 지나 업의 붕괴를 우려할 정도에 이르렀다고 입을 모읍니다. 예전에도 선거철만 되면 신용카드 수수료 인하 정책이 쏟아져나오곤 했지만 최근에는 영세가맹점 수수료를 0%로 낮춰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습니다. 또한 결제 수수료가 0원인 ‘제로(0)페이’ 도입도 추진되고 있죠. 카드사들이 하소연하는 이유입니다.

신용카드사의 수익 구조를 살펴보면 신용카드 수수료 이익, 장기카드대출(카드론)·단기카드대출(현금서비스)의 이자 이익 등으로 구성됩니다. 사실 카드사들의 주 수익원은 신용카드 수수료였던 셈인데, 이 수수료 이익은 감소하는 추세입니다. 대출의 경우에도 최고금리가 점차 낮아지고 있어 돈을 벌기는 더 어려워지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수수료 인하가 예상돼 카드사들의 수익성 악화는 불보듯 뻔한 상황입니다.

여기에 정부는 22일 소상공인과 자영업자 지원대책을 논의할 예정입니다. 여기서 영세·중소가맹점의 수수료율을 0%대로 낮추는 방안이 논의될 전망입니다.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에 따라 힘들어진 소상공인을 달래기 위한 대책으로 카드 가맹점 수수료를 낮추려는 겁니다.

자영업자들이 힘들어하는 원인이 단순히 가맹점 수수료 때문이 아닌데도 가장 쉽게 손댈 수 있는 카드사를 쥐어짜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옵니다. 근본적인 해결책을 내놓는게 아니라 임시방편식의 대책이라는 겁니다. 오히려 업황이 계속 악화되고 있는 카드사들만 힘들어지게 된다는 겁니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카드사는 망하라는 얘기같다”고 하소연하기도 합니다.

이같은 처방은 또 다른 풍선효과로 이어질 우려를 낳습니다. 최저임금 인상 정책이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들에겐 악재로 작용하게 된 것 역시 같은 맥락입니다. 카드 수수료 인하가 고객 혜택 축소뿐만 아니라 일자리 창출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예상도 나옵니다

일반적으로 기업이 일자리를 창출하기 위해서는 성장해 수익성을 늘려야 합니다. 수익이 늘면 투자가 확대되고, 일자리 창출로도 이어지는 구조입니다. 앞으로의 업황이 나빠질 게 뻔한 만큼 신규 일자리 창출은 더욱 어려워질 수밖에 없다는 겁니다. 기존 인력 축소로 이어질 가능성도 큽니다. 본사 직원 뿐 아니라 카드모집인들이 설 자리도 좁아지게 될 수 있습니다.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근본적인 원인을 찾아야 합니다. 손쉽게 세운 대책은 예상치 못한 부작용을 낳을 수 있습니다. 과도한 카드사 쥐어짜기는 오히려 신용카드업의 붕괴를 야기할 수도 있다는 얘깁니다.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를 위한 대책은 분명 필요하지만 한쪽만 누르기보다는 균형을 맞춘 종합적인 대책이 필요한 시점이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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