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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러 강세에 ‘환차익 내자’ 달러 예금 ‘썰물’

달러 강세에 ‘환차익 내자’ 달러 예금 ‘썰물’

기사승인 2018. 09. 13.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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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
8월 잔고 370억4450만달러
1년 사이 8% 가까이 줄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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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달러 환율이 3개월 넘게 상승세를 타자 달러예금 시장에 일대 혼돈이 일어나고 있다. 환율이 더 오를 거라 기대하는 심리로 달러 예금에 자금을 더 넣는 사람들도 있지만, 환율이 올랐을 때 달러를 매각해 환차익을 거두려는 심리가 더 크게 작용하며 시중은행의 달러예금 잔고가 줄어들고 있다.

원·달러 환율은 지난 4월 2일 1055.5원으로 연중 최저점을 찍은 이후 지속적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6월 1일과 7월 2일 사이 한달간 1075.5원에서 1121원으로 무려 4.2%나 상승했다. 7월 19일 1138원으로 최고점을 찍은 이후 다소 주춤하긴 하지만 여전히 1120원대로 연중 최저점 대비 4% 이상 높은 수준이다.

12일 4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KEB하나·우리)에 따르면 이들 은행들의 달러예금 규모는 지난해 말 402억1500만 달러에서 올해 8월 말 370억4450만 달러로 7.9% 감소했다. 은행권에서는 환율이 올랐을 때 환차익을 거두려는 ‘환테크’ 영향인 것으로 보고 있다.

KB국민은행의 달러예금 잔고는 작년 말 67억5500만 달러에서 8월 말 64억9200만 달러로 줄어들었다. 신한은행도 작년 말 75억2200만 달러에서 8월 말 63억4200만 달러로 12억 달러 가까이 잔고가 줄어들었다.

우리은행은 달러예금 감소 금액과 폭 모두 가장 컸다. 우리은행의 달러예금 잔액은 작년 말 104억7700만 달러에서 지난 8월 말 82억4050만 달러로 22억달러 넘게 줄어들었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이에 대해 “달러 예금 보유 고객 중 달러 강세장에서 달러를 매각해 원화 차익을 추구하는 수요도 있다”며 “환테크에 투자하는 개인 고객들이 이런 경향이 강하다”고 설명했다.

반면 KEB하나은행은 4대 시중은행중 유일하게 달러예금 잔고가 늘어났다. 하나은행의 달러예금 잔고는 작년 말 기준 154억6100만 달러에서 지난 8월 말 기준 159억7000만 달러로 5억900만 달러 늘어났다. 12일 환율 기준 5743억원에 달하는 금액으로 월평균 700억원 넘게 늘어난 셈이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하나은행 고객 중에는 외환은행 시절부터 개인고객은 물론 기업들의 외화 자산 예치 비중이 높은 편”이라며 “환율 추가상승을 기대하는 개인고객과 환헤지(환율 변동 위험 대비)를 위한 기업들의 달러 예금이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반면 은행들은 공통적으로 외화자금 조달이 필요한 상황이다. 하반기 본격적인 금리 인상을 앞두고 대내외 변동성 확대에 대비하기 위해서다. 시중은행들은 외화예금 특판 상품을 내놓으며 적극적으로 외화 보유 고객을 유치하고 있다.

KEB하나은행은 달러 보유 자산가를 상대로 통화스왑사모펀드를 지난해 3월부터 운영 중이다. KEB하나은행의 통화스왑사모펀드는 지난 9일까지 총 58회 모집, 누적 약 3억5000만달러(3935억7500만원)를 판매했다.

KB국민은행은 이달 말까지‘KB글로벌 외화투자통장’ ‘KB모바일 외화예금’ ‘KB국민UP외화정기예금’의 가입고객을 대상으로 환율 우대와 경품 제공 등 각종 혜택을 제공하는 이벤트를 진행한다. 이들 예금은 예금자보호법에 따라 원화 기준 최대 5000만원까지 보호된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올해 하반기 미국이 2차례 금리를 인상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외환시장 불확실성이 높아지고 있다”며 “실제 금리 인상이 단행되고 외환시장 불확실성이 해소될 때까지는 외화 유동성 확보에 신경쓸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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