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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해대국’ 일본서 올림픽 어떡하나…일본 정부 대응은?

‘재해대국’ 일본서 올림픽 어떡하나…일본 정부 대응은?

기사승인 2018. 09. 18. 14: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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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APAN-HOKKAIDO-EARTHQUAKE-A
사진=/신화, 연합뉴스
지난 6일 일본 홋카이도에 강진이 발생했을 때, 외국인 관광객들은 비행기 결항으로 고립됐다. 21호 태풍 제비가 일본 열도를 강타했을 때도 간사이 공항이 수몰되면서 외국인 관광객들은 발이 묶였다.

도쿄 하계올림픽이 열리는 2020년에 ‘4000만 외국인 관광객’ 방문을 목표로 ‘관광 대국’을 꿈꾸는 일본이 ‘재해 대국’의 현실에 발목이 잡혔다. 이에 정부의 외국인 관광객 대응에 비상이 걸렸다고 아사히신문이 18일 전했다.

지난달 15일 기준으로 올해 일본을 방문한 외국인은 2000만명을 돌파했다. 사상 최단 기간을 갱신한 것. 아베 신조(安倍晋三) 정권이 관광을 핵심 성장 전략으로 삼고 있는 만큼 값진 성과였다. 올해 3000만명 돌파도 머지않아 보였다.

그러나 잇따른 재해로 외국인들의 불안은 심화하고 있어 방일 외국인의 발길이 계속될지 여부에 대한 우려가 나온다. 신문은 한국인 관광객 80여명이 홋카이도 지진 당시 번화가 스스키노 인근에 마련된 대피소로 피신한 사례를 소개했다. 당시 외국인 관광객들은 JR삿포로역 앞 지하보도 빈 공간에서 밤을 지새우기도 했다. 일본에서 지진을 만난 외국인 관광객들은 “이런 지진은 처음이다. 혼자 있는 것이 무섭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올림픽이 가까워지면서 홋카이도를 방문하는 외국인은 급증했다. 지난해 홋카이도 내에 숙박한 외국인은 약 611만명. 6년 연속 성장을 기록했으며, 4년 만에 두배로 증가했다.

홋카이도 지진 당일 삿포로 시청은 서둘러 관광객을 위한 피난처 4개를 꾸렸다. 1600명 이상이 피난처를 방문했으며, 이 가운데 60%는 외국인이었다. “귀가가 어려운 이들에 대한 대책은 있었지만 관광객이 이렇게 많을 줄은 상상하지 못했다”고 당시 담당자는 회고했다. 특히 삿포로시는 2013년부터 대규모 재해시 운영되는 ‘재해 다언어 지원센터’를 설치하는 등의 준비를 해왔다. 그러나 이번 지진으로 인한 홋카이도 대정전 사태로 센터가 있는 건물이 폐쇄됐다. 외국인을 위한 상담 전화는 중단됐으며, 지진 발생으로 4일이 경과한 시점에서 접수된 상담은 28건에 그쳤다.

이렇다보니 일본 정부는 외국인 관광객을 위한 대응을 서두르고 있다.

일본 총무성 산하 소방청은 지난 3월 경기장이나 호텔, 역 등의 시설 관계자를 대상으로 하는 외국인 관광객 대응 지침을 발표했다. 2020년 도쿄 올림픽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이는 이 지침에는 피난 등 상황을 설명하기 위한 ‘쉬운 일본어’가 실렸다. 어려운 말이 아닌 쉬운 단어로 설명해 외국어를 아는 사람 등이 통역해 주는 것을 상정한 것이다. 국토교통성은 지난해 8월 자신을 보호하는 방법과 피난처 등 방재 정보를 제공하는 ‘방재 포털’ 인터넷 사이트를 개설했다. 이 사이트는 한국어·영어· 중국어도 대응하고 있다.

외국인 관광객의 요구에도 대응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있어 일본 정부는 올해부터 피난처 등에서 지방자치단체와 외국인의 가교 역할을 담당할 ‘정보 코디네이터’ 배치를 시작할 계획이다. 정보 코디네이터란 외국인을 대상으로 통역과 재해 관련 정보를 전달하는 요원을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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