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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모호한 입장에 손발 묶인 여의도 재건축

서울시 모호한 입장에 손발 묶인 여의도 재건축

기사승인 2018. 10. 01. 1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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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범단지 조합, 개별 추진사업 계획안 제출
市 "마스터플랜에 맞춰 보완 요구" 상정안돼
마스터플랜 보류 한달 지났지만 재추진 기약없어
조합 "구체적 내용 몰라 수정 난감" 불만고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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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여의도 시범아파트./사진=홍선미
박원순 서울시장이 여의도 개발 계획 전면 보류를 발표한 후 한달이 지났지만 이 곳 재건축 사업은 더 깊은 혼란으로 빠져들고 있다.

50년이 다 돼 가는 낡은 아파트를 더 이상 방치할 수 없다고 생각한 조합들은 다시 개별적으로 사업 추진에 시동을 걸고 있지만, 서울시는 한 달이 넘도록 속 시원한 가이드라인을 내놓지 않고 사업 진행을 막고 있어 주민들의 불만이 고조되고 있다.

1일 서울시 관계자는 “여의도 마스터플랜에 대해 아직은 뚜렷하게 드릴 수 있는 말씀이 없다”면서 “정부의 (집값 잡기) 정책이 어느 정도 효과가 나타나는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시장 상황을 지켜본 후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여의도 전체 개발은 보류했지만 각 단지들에 대해서는 전체적인 도시 계획을 감안해 개별 대응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한시가 급한 재건축 단지 입장에서 서울시의 이런 대응은 모호하기만 하다.

특히 지난달 여의도 시범아파트 재건축 계획안이 서울시 도시계획위원회에 상정되지 않은 속사정을 들여다보면 양측의 입장차가 여실히 드러난다.

영등포구는 여의도 시범아파트 재건축안을 9월 초 시에 제출했지만, 해당 안은 같은 달 19일 열린 제12차 도시계획위원회에 상정되지 않았다.

이에 대해 서울시는 시범아파트가 시에서 요구한 보완사항을 계획에 전혀 반영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시 관계자는 “그간 서울시 담당 부서와 도계위가 시범아파트에 보완을 요청한 사항이 많았는데, 조합측이 그 내용은 전혀 반영하지 않고 전과 똑같은 안을 올려 상정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시범아파트는 시가 요구한 수정사항을 정확하게 파악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앞서 6월 서울시 도계위는 상정된 시범아파트 재건축 계획안에 대해 “곧 발표되는 마스터플랜과 정합성을 맞추라”는 명목으로 심의를 보류한 바 있다.

여의도 시범아파트 재건축 사업 진행을 맡은 한국자산신탁 관계자는 “6월 심의 보류 당시에는 곧 마스터플랜이 발표되니깐 관련 내용을 보고 맞추면 된다고 생각했다”면서 “하지만 지금은 계획 자체가 기약 없이 연기됐기 때문에, 당시 보류에 대한 의견 효력이 없다고 보고 기존 안을 그대로 올린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시가 개발 계획을 구체적으로 알려주지 않으면서 정합성을 맞추라고 하는 것 자체도 모순이라는 설명이다.

이 관계자는 “마스터플랜 내용을 안다면 우리가 수용할 수 있는 부분과 수용할 수 없는 부분을 제시하고 협의를 하겠지만, 지금 구체적인 내용은 알려주지도 않고 정합성을 맞추라니까 우리로선 난감하기만 하다”고 말했다.

이어 “서울시가 2017년 기존에 재건축을 추진하는 단지는 마스터플랜 영향을 받지 않게 하겠다고 발표했지만, 이 입장이 180도 바뀐 점도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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