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병환의 세계 골프장 탐방] 10. 아시아 골프의 성지 인도 로열 캘커타 GC

기사승인 2018. 12. 10.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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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박병환 칼럼니스트
올해 3월 말부터 4월 초까지 13박 14일 일정으로 인도의 골프장 초청 라운드를 마쳤다. 1929년 설립된 콜카타의 로열 캘커타 골프클럽은 영국을 제외하고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골프장이라고 한다. 골퍼라면 평생 한 번쯤은 라운드 해봐야 하는 아시아 골프장의 성지다.

자부심이 대단한 3500명의 회원이 있는데 멤버십은 100만달러에 이른다. 추가로 판매하지 않으며 현재 가지고 있는 회원이 반납하거나 세상을 떠나는 경우 순서대로 구입할 수 있다고 전해진다. 회원권은 개인이 양도할 수 없으며 골프장에 반납하면 골프장에서 시세의 25%만 지급한다. 원래 A코스와 B코스 36홀이었다가 1970년대 현재의 A코스 자리에 캘커타 TV 방송국이 들어서면서 B코스 18홀만 남아있다.

코스는 그린 주변에 의도적인 마운드를 만들어 평평한 지형에 난이도를 높였으며 높이가 1m를 넘나드는 벙커가 많다. 전장(7237야드)이 길고 파4 홀들은 투온이 쉽지 않아 어프로치 샷이 매우 중요한 요소가 된다. 골프장은 그린과 페어웨이 모두 버뮤다를 식재했다. 최고의 관리 상태를 보여 주고 있었고 그린 스피드는 8.5피트였다. 7번 홀과 12번 홀에서 물탱크(물 호수)의 자연적인 워터 해저드를 만날 수 있다.

12-2
필자는 라운드를 마치고 클럽하우스에서 인도식으로 저녁을 했다. 음식에 세금이 보태지니 1만원 정도 나왔다. 현지 물가에 비하면 적은 비용은 아닌 것 같다.

직접 만나서 인터뷰를 한 골프장 재너럴 매니저와 함께 라운드를 하였던 골프장 회원 역시 골프장에 대한 자부심이 대단했다. 190년 세계 최고의 역사와 그러한 전통과 자부심을 이어가려는 노력과 애정이 가득 묻어남이 느껴졌다.

골프장 내 어떤 시설도 사진 촬영이 금지돼 있지만 사진을 찍어 자료를 보관하는 것이 필자의 일인데 그렇다고 포기할 수는 없어 소중한 자료들을 잘 갖고 돌아왔다. 고려 말 문익점이 원나라로부터 몰래 붓두껍 속에 면화씨를 숨겨 오듯 말이다.

평일에는 150명~200명, 주말에는 300명 정도가 꽉 들어차 자리가 없다. 주말 사전 예약 필수다. 이용객은 대부분 인도인들이며 일본인들도 적지 않지만 한국인들이나 중국인들은 거의 없다. 건조한 날씨 탓에 더운 느낌을 많이 받지는 않았다.

인도는 여자 캐디를 쓸 수 없도록 법으로 규정됐다. 인도에서 라운드를 하는 동안 모자를 쓰는 캐디는 거의 볼 수 없었다. 겉모습에 신경을 쓰지 않는 것은 그들의 신분(일반적으로 불가촉천민이라고 불리는 최하층민인 달리트 혹은 평민인 수드라)인 탓도 있었다.

0 캘커타 골프장위치
이 일대에는 200마리 정도의 자칼(톨리건지 골프장은 400마리) 들이 산다고 한다. 비록 사람을 해치지는 않지만 어둑해지는 해를 바라보니 유유히 즐기고 있는 자칼이 마냥 평온해 보이지는 않는다.

골프장 주위는 비교적 허름한 인도 전통적인 분위기의 주택가로 둘러싸여 있었지만 2번 홀 뒤로 고층 아파트들이 보였다. 인도의 개발이 빠른 속도로 진행된다면 또 다시 방문할 때는 골프장 주위로 화려하고 높은 고층 아파트들이 들어서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가져보면서 아쉽고도 소중했던 시간을 뒤로하고 골프장을 나섰다.

박병환 칼럼니스트 (IGTWA 국제 골프 여행 기자협회 회원·IGM 골프 코리아 체육문화컨설팅 대표·한국아마추어골프협회 중국지회장)

*외부 기고는 아시아투데이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기고문은 원작자의 취지를 최대한 살리기 위해 가급적 원문 그대로 게재함을 알려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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