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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위 1% 성적에도…간판보다 실속 위해 특성화고 택했죠”

“상위 1% 성적에도…간판보다 실속 위해 특성화고 택했죠”

기사승인 2018. 12. 13.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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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성화고 정부 지원 확대...선취업·후학습 제도 활용 대학 진학 모색
정부, 국가직 지역인재 9급 채용 올해 7.1% → 2022년 20%
최근 신입생 미달사태 보완 잰걸음
서울공업고등학교 자동차과11
특성화고교인 동작구 대방동 서울공업고등학교에서 자동차과 학생들이 자동차 관련 자격증 취득 등을 위해 스터디그룹을 구성해 실습하는 모습/정재훈 기자hoon79@
“중학교 성적은 1%대를 유지할 정도로 최상위권이었어요. 성적도 좋은데 왜 특성화고에 가느냐는 말을 많이 들었지만, 원하는 직업을 갖고 필요한 부분을 더 전문적으로 공부해 스스로를 발전시켜나가고 싶었어요”

12일 ‘2019학년도 특성화고교 신입생 모집’ 결과 서울여자상업고등학교에 최종 합격한 강신중학교 문희진양이 야무진 포부를 밝혔다.

금융인으로서의 자질과 능력을 쌓아 졸업 후 공기업에 입학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힌 문양은 앞으로 3년간 서울여상에서 회계·금융 등을 배우고 학습해 원하는 꿈을 펼쳐나가겠다는 ‘인생 설계’를 자신감 있게 말했다.

문양이 특성화고를 선택하기까지 주위로부터의 만류도 적지 않았다. 선생님들과 친구들은 한결같이 ‘넌 내신에 강하니까 일반고나 특목고에 가서 열심히 공부해 좋은 대학에 가라’ ‘신중하게 생각해라’ ‘특성화고에 왜 가느냐’ 등 질타에 가까운 말들을 쏟아냈다.

스스로 진로를 진지하게 고민도 했다. ‘특목고나 일반고에 가서 좋은 대학을 갈 것인가’ ‘서울여상에 가서 취업을 할 것인가’ 등 여러 선택지를 놓고 매일 치열하게 고민했다.

결국 문양은 서울여상을 선택했다. 일반고에 가서 학원비·과외비 등 많은 비용을 들이며 맹목적으로 공부해서 대학교에 간다 하더라도 대학을 졸업한 다음 원하는 곳에 취업할 수 있을지에 대한 불확실성 때문이다.

하지만 특성화고에 대한 정부의 지원 등도 마음에 들었다는 것이 문양의 설명이다. 공기업·공무원·대기업·한국은행·금융감독원 등 대학을 나와도 취업하기 어려운 곳에 다수의 서울여상 재학생과 졸업생이 취업하고 있다는 취지다. 특히 대학이 재직자 특별전형이라는 특별한 제도를 통해 특성화고 졸업생을 선발하는 점에서도 매력을 느꼈다고 말한다.

동성중학교 졸업생 김승민군도 군 특성화고에서 해군무장 기술부사관의 꿈을 이뤄가고 있다. 2016년 김군이 입학한 성동공고는 해군 특성화고로서 3개 분야의 군특성화과를 운영 중이다. 김군은 해군무장을 가르치는 전자과에 재학 중이다. 김군은 장차 해군무장 기술부사관에게 필요한 자격증 취득을 위한 자격증을 공부하고 있으며, 복싱과 헬스 등을 통해 체력관리를 하고 있다고 설명한다.

이들처럼 특성화고에 입학한 학생들은 정부 지원이 늘고 있다고 입을 모은다. 대표적으로 입시제도에서의 특혜다. 지난해 선취업·후학습 제도로 대학에 진학하는 학생은 1004명이었다. 2016년 650명, 2017년 840명으로 매년 증가 추세다. 서울교육청은 미래 직업사회 대비 중학생이 선호하는 학과 개설을 위해 2016년부터 3년간 445억8000만원을 투입해 53개교 1637개학급의 학과개편을 단행하는 등 현장에 적합한 인력 교육에 집중하고 있다.

다만 가시적 성과로 이어지기까지는 다소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최근 5년간 연도별 특성화고 신입생 모집 현황이 낙관적이지 않아서다. 2015년 11명이었던 미충원 인원이 지난해는 2079명을 기록하는 등 매년 증가했고, 올해는 전년 대비 다소 감소한 1709명(38개교)을 기록했다.

직업교육에 대한 부정적 인식, 무분별한 대입 선호 경향, 학과별 선호도에 따른 쏠림 현상 지속 등도 장기적으로 풀어야 할 숙제다. 실제 지원율 상위에 속하는 △디자인·문화콘텐츠(153%) △음식 조리(149%) △미용·관광·레저(134%) △건설(125%) △정보·통신(114%) 등을 제외한 다른 학과는 학생 모집에 어려움을 겪었다.

한편 교육부도 신사업 전문가가 직업계고 교사사 될 수 있도록 기회를 확대하는 등 지원을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양질의 고졸 일자리를 만들기 위해 정부는 국가직·지방직 9급 공무원 고졸채용 인원을 올해 7.1%에서 2022년 20%로 확대할 방침이다. 또 선취업·후학습 우수기업 인증제를 실시해 우수기업에 대해서는 세제혜택, 정책자금 지원 등 인센티브를 제공할 예정이다.

교육부
양질의 고졸 일자리 확대 및 취업 지원 방향/제공=교육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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