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투데이 로고
동남아 마약 밀거래 악명 ‘지옥의 골든 트라이앵글’ 부활

동남아 마약 밀거래 악명 ‘지옥의 골든 트라이앵글’ 부활

기사승인 2018. 12. 12. 17:33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톡 링크
  • 주소복사
  • 기사듣기실행 기사듣기중지
  • 글자사이즈
  • 기사프린트
화학산업 발달로 원료 수급 원활
필로폰 공급량이 지역 수요 넘어
남은 약 일본·호주 등 밀수 확대
싼 가격 탓 거래층 더 어려지기도
재활센터 설립·예방교육 등 시급
Thailand Drug Arrests <YONHAP NO-2878> (AP)
메스암페타민(필로폰)과 카페인 등을 섞어 만드는 합성 마약 야바(YABA). 인체에 무해한 빨간 사탕처럼 생긴 야바는 태국에선 ‘미친 약’(crazy drug)으로 통한다. /사진=AP,연합뉴스
세계 최대 마약 생산지로 악명 높던 미얀마·라오스·태국의 국경지대, 이른바 ‘골든 트라이앵글’이 부활했다. 이 지역에서 중독성 강한 메스암페타민(필로폰) 생산·거래가 점점 늘어나 지역시장 수요를 넘어섰다. 남아 도는 마약은 일본·호주 등 새로운 지역으로 흘러들어가기 시작했다. 합성 마약 종류가 점점 다양해지고 밀매 조직의 범죄 방식도 날로 새로워지고 있어 우려가 증폭되고 있다.

채널뉴스아시아(CNA)의 최근 보도에 따르면 미얀마 당국은 지난 9일 샨주(州) 따웅지에서 470만 달러(약 53억원) 규모의 헤로인 370kg을 압수했다. 현지 경찰은 “백색 헤로인 170kg과 갈색 헤로인 200kg이 든 가방 62개를 운반하던 남성 두 명을 체포했다”고 밝혔다.

미얀마는 헤로인의 기본 원료인 아편을 아프가니스탄에 이어 세계에서 두 번째로 많이 재배한다. 미얀마는 아프가니스탄이 아편 시장을 장악하기 전인 1970~1980년대 세계 아편 생산의 선두주자였다. 최근엔 메스암페타민 같은 저가 합성 마약류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유엔에 따르면 미얀마는 올해 최대 규모의 메스암페타민 생산을 기록했다. 국제 마약 조직들이 헤로인에서 메스암페타민과 카페인 등을 섞어 만든 알약 형태의 마약 ‘야바’(YABA)를 유행시키면서다.

야바는 한 번 먹으면 사나흘 동안 잠을 자지 않아도 힘을 솟게 한다. 태국에선 ‘미친 약’(crazy drug)으로 통한다. 메스암페타민은 암페타민과 유사한 화학물질로 흰색에 냄새가 없는 결정체형 가루. 암페타민보다 더 강력하게 중추신경계를 흥분시킨다.

제레미 더글러스 유엔 마약범죄사무소(UNODC) 동남아·태평양 지부 대표는 지난 5월 미얀마 수도 네피도에서 열린 마약 대책회의에서 “여러 해에 걸쳐 마약시장에서 현저한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면서 “골든 트라이앵글 지역의 마약 조직들이 메스암페타민 생산을 늘려 일본·호주·뉴질랜드 등으로 불법 거래를 확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인도와 중국 등의 화학산업 발달로 원료물질 수급이 원활해진 것도 골든 트라이앵글의 합성 마약 제조가 극성을 부리는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더글러스 UNODC 대표는 “범죄 조직을 통한 마약 공급이 계속 늘어 이젠 이 지역에 마약이 넘쳐난다”며 “공급 과잉으로 마약 가격이 하락하면서 마약에 손을 대는 연령층도 더 어려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KakaoTalk_20181212_164144818
태국에선 경찰이 검거 도중 마약 밀매업자를 총살하는 사건이 벌어지기도 했다. 태국 마약퇴치국(NSB)은 지난 6일 밤 미얀마와 인접한 치앙라이에서 수 천만 달러에 달하는 메스암페타민 1500알을 압수했다. NSB가 검문소에서 트럭에 실린 메스암페타민을 발견하고 마약 밀매 조직원을 검거하는 과정에서 조직원 1명이 사망한 것.
태국 당국이 메스암페타민 거래 단속을 강화한 뒤 이 지역에서만 한 달 사이 마약 조직원 15명이 숨졌다.

일각에선 동남아에서 마약 밀매가 극성을 부리는 데에는 비극적인 측면도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육체 노동자들이 광산 등에서 장시간 일하기 위해 마약을 먹는 일이 다반사라고 미국의소리(VOA)가 전했다. 미얀마 광산에서 일하는 25세의 잔또이나는 “밤낮으로 일하기 위해 처음엔 헤로인 주사를 맞았고, 다음엔 야바에도 손을 댔다”고 말했다. UNODC은 “마약 거래는 경로가 광범위하고 쉽게 운반되기 때문에 퇴치를 위해선 전 지역에 걸친 공조가 필요하다”며 “정부 차원에서 중독자들을 위한 재활센터 설립이나 어린이 대상 예방교육도 시급하다”고 말했다.
후원하기 기사제보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