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병기의 골프와 리더십] 내기 골프와 나토 골프

기사승인 2019. 01. 30. 07:00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톡 링크
  • 주소복사
  • 기사듣기실행 기사듣기중지
  • 글자사이즈
  • 기사프린트
박병기 칼럼니스트
박병기 칼럼니스트
리더십 전문가인 켄 블랜차드는 ‘나토 골프’(NATO golf)를 하면 골프를 즐기게 된다고 했다. 나토 골프는 북대서양조약기구 골프가 아니다. 나토(NATO)는 Not Attached To Outcome 의 약자다. 즉 ‘결과에 연연하지 않은(Not Attached To Outcome) 골프’를 해야 골프를 진정으로 즐기게 된다는 것이다.

과거 한 미국 프로골퍼를 인터뷰할 때 ‘내기 골프’를 하느냐고 질문했는데 그 선수는 ‘내기 골프’를 해야 친구들과 재밌게 경기를 할 수 있다고 했고 ‘내기 골프’를 하지 않는 사람이 많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내기 골프’야말로 전형적으로 나토 골프의 반대되는 것이다. 내기 골프는 결과에 연연할 수밖에 없다.

결과에 연연하면 골프를 제대로 즐기지 못한다. 골프장의 아름다운 풍경과 멋진 잔디 그리고 자연환경 등을 즐기지 못한다. 담소를 나누고 서로를 격려하며 함께 경기를 하는 동료의 이야기를 경청하는 것에 소홀하게 된다. 당연히 서로 공감하지 못하며 골프장 밖에서의 고충에 관심을 가질 수 없으며 인생에 대해 나누고 논할 수 없게 된다.

이는 프로 선수들에게도 해당하는 이야기다. 어떤 프로골퍼는 은퇴 후 골프를 오랫동안 하지 않았다고 한다. 왜 그런가. 나토 골프를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프로골프 투어를 다니면서 인근 지역의 여행을 단 한 번도 해본 적이 없다는 그 골퍼의 말에 측은한 마음이 들었다. 현역 시절 외국 선수들은 그에게 “그렇게 골프만 하면 안 된다”고 권유를 여러 번 했다고 한다. 골프가 목적이 되면 이런 결과가 나온다. 특별히 나토 골프를 접목하지 않으면 골프는 수단이 아니라 목적이 된다.

우리 주변을 살펴보면 ‘나토 공부’ ‘나토 사업’ ‘나토 사랑’ ‘나토 일’ ‘나토 우정’을 하거나 쌓지 않고 결과에 연연해 그 공부를, 그 사업을, 그 사랑을, 그 일을 즐기며 할 수 없게 된다. 무엇이 진정으로 즐기는 것인가. 공부, 사업, 사랑, 일을 하면서 서로 잘 듣고, 서로 공감하고, 서로 힐링을 해주려고 하고, 좋은 것은 함께 하자고 설득하고, 큰 그림을 함께 그리고, 미래의 비전을 나누고, 내가 가진 것을 공유하려고 하고, 서로의 성장에 힘을 쓰고자 하는 자들과 공동체를 세워나가는 것이다. 인생에서 누릴 것을 다 누려본 솔로몬의 말처럼 앞서 말한 그런 즐김이 없는 골프, 일, 공부, 사업, 사랑 등은 그저 허무함만을 줄 것이다.

박병기 칼럼니스트 (웨신대 미래교육리더십 담당교수·변혁적 리더십 박사·전 미주중앙일보 기자)

*외부 기고는 아시아투데이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기고문은 원작자의 취지를 최대한 살리기 위해 가급적 원문 그대로 게재함을 알려드립니다.
후원하기 기사제보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