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당 1주년 맞은 바른미래, 정체성·선거제 개혁 등 난제 수두룩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가 12일 오전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바른미래당 창당 1주년 기념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정재훈 기자

바른미래당은 오는 13일로 창당 1주년을 맞이하지만 여전히 바른정당과 국민의당 출신들의 노선 대립과 민주평화당과의 통합 문제 등을 놓고 내부갈등을 겪고 있다. 아울러 당이 사활을 걸고 있는 ‘연동형 비례대표제’ 논의 역시 여야 간 입장차가 평행선을 달리는 상황이라 합의는 난항을 겪을 것으로 예상된다.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는 12일 창당 1주년을 맞아 “우리는 진보를 배제하지도, 보수를 버리지도 않는다”며 “합리적인 진보와 개혁적인 보수는 우리 사회의 소중한 자산이며 미래”라고 밝히며 중도개혁 정당임을 거듭 강조했다.

손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우리는 다양성의 시대에 진보, 보수를 함께 아우를 것”이라며 “이를 함께 아우르는 게 중도개혁 정치이며 중도통합의 길”이라고 강조했다.

이 같은 발언은 지난 당 의원 연찬회에서 유승민 전 대표가 주장한 개혁적 중도보수‘ 정당이라는 주장과는 정면으로 대치된다. 당을 둘러싼 정체성 논란을 의식한 듯 손 대표는 이날 진보·보수를 아우르는 ‘중도통합론’을 강조한 것이다.

당초 바른미래는 지난 8~9일 당 의원 연찬회를 열고 당 정체성과 향후 활동방향을 논의하는 시간을 가졌지만, 바른정당 출신 의원과 국민의당 출신 의원 간 극명한 입장만 확인한 채 마무리됐다.

당 안팎에서는 당내 정체성 논란이 지속될 경우 분당할 수 밖에 없을 것이라는 주장도 제기된다.

바른미래당 한 의원은 이날 아시아투데이와의 전화 통화에서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이 합당할 때는 합리적 중도와 개혁적 보수로 합의했다”면서 “바른미래당이 생길 때 이견이 있던 사람들은 국민의당으로 갔다. 지금와서 정체성에 대해 문제제기를 하는 것은 의도적으로 판을 깨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당이 사활을 걸고 추진한 연동형 비례제 역시 거대 양당의 보이콧에 막혀 진척을 보이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2월 국회에서 선거제도 개혁안 처리를 위한 논의에 나서야 하지만, 자유한국당과 더불어민주당 중 어느 곳과도 손을 잡지 못했다.

당내에서는 연동형비례대표에 대한 출구전략을 모색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반면 지도부는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관철시키기 위한 카드가 아직 남아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손 대표는 “민주당의 경우, 문재인 대통령이 연동형 비례제에 대한 관심을 가지고 있어 많은 변화가 있을 것”이라며 “한국당 역시 전당대회 선거가 끝나면 연동형 비례제에 적극적으로 관심을 가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만약 연동형 비례제가 받아들여지지 않는다면, 이를 위한 패스트트랙도 지금 당장은 아니어도 고려사항이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김삼화 수석대변인도 통화에서 “내년 총선도 다가오고 있는 상황에서 언제까지 무한정 기다릴 수는 없다”면서 “한국당이 계속 단일안을 내지 않을 경우, 민주당이 내놓은 안과 야3당(바른미래·민주평화당·정의당)이 내놓은 안이 합의돼 하나의 안으로 마련되면 패스트트랙을 고려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신율 명지대 교수(정치외교학과)는 통화에서 “우리나라처럼 대통령제를 채택하는 나라에서는 양당제로 가는 경향이 많다”면서 “양극단 중 한쪽을 선택해야 하는데, 제 3당은 답이 나오지 않는다. 양당에 가려져 소멸될 수 밖에 없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