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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극한직업’ 이병헌 감독 “작정하고 웃기고 싶었어요”

[인터뷰] ‘극한직업’ 이병헌 감독 “작정하고 웃기고 싶었어요”

기사승인 2019. 02. 1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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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한직업' 이병헌 감독/사진=CJ엔터테인먼트


영화 '극한직업'의 기세가 뜨겁다. 2019년 첫 1000만 영화에 등극한 것은 물론, 개봉 19일 만에 '7번방의 선물'(1281만명)을 제치고 역대 1위 코미디 영화에 등극하더니, 21일 만에 '베테랑'(1341만)을 넘어 역대 박스오피스 4위에 올랐다. '과속스캔들' '써니'의 각색을 거쳐 '힘내세요, 병헌씨'부터 '스물' ''바람 바람 바람'을 연출하며 말맛의 대가로 주목받더니, '극한직업'으로 흥행성까지 인정받게 된 이병헌 감독으로부터 영화의 이모저모를 들어봤다. 


'극한직업'은 해체 위기의 마약반 형사들이 범죄조직 소탕을 위해 위장 창업한 치킨집이 전국 맛집으로 입소문을 타면서 벌어지는 한바탕 소동을 담은 영화로, 신파 없이 처음부터 끝까지 작정하고 웃음을 안긴다.

"'바람 바람 바람'까지는 강박이 있었는데 이번에는 영화 평가에 대한 강박을 내려놨고 하나만 보고 달렸어요. 만드는 사람이든 보는 사람이든 편하게 많이 웃고 행복한 기운을 느꼈으면했죠. 사람들이 작정을 했다고 해주시는데 실제로 작정했고, 조금 과해도 된다고 생각했어요. 웃기기 위해서 이래도 되나 싶을 만큼 채워 넣자고 생각했어요. 작은 캐릭터 하나라도, 한번이라도 등장하면 무조건 웃기고 빠져야 한다는 그런 자세였어요. 과하면 편집과정과 후반작업에서 걷어내면 된다고 생각하고 웃음 포인트에 굉장히 신경 썼어요." 

'극한직업'은 류승룡, 이하늬, 진선규, 이동휘, 공명 등 의외의 캐스팅 조합으로도 눈길을 끌었다.

"고반장 역의 류선배가 안정적으로 할 거라는 확신이 있었어요. 그래서 전형적으로 빠질 수 있는 '마형사' '장형사' 캐릭터를 신선하게 가도 괜찮겠다는 믿음이 생겼어요. 털털하고 귀여운 허세의 마형사 캐릭터는 그때 떠오른 게 위성락 같은 캐릭터가 아니면 어떤 걸 해도 신선하게 할 수 진선규 배우였어요. 코미디는 어렵지만 연기 잘하는 사람은 뭐든 잘할 거라는 신뢰가 있었고, 이하늬씨도 비슷한 맥락으로 택하게 됐어요."

이병헌 감독은 전작 '스물'과 '바람 바람 바람'이 인물들의 감정을 따라가는 이야기였다면 이번 ‘극한직업’은 상황을 따라가는 코미디라고 했다.

"'극한직업' 전에 작품들은 정통코미디라고 생각하진 않았어요. 감정을 따라가는 이야기이고 내면의 찌질하고 불편한 것들을 드러내는 것이어서 더 조심스럽게 접근해야했고, 마냥 웃기면 안된다는 전제가 있었어요. 하지만 이번에는 작정하고 웃기는 완전히 결이 다른 영화였어요."

그래서 이번에는 여러 사람들의 아이디어나 의견도 많이 물어보고 반응도 체크했다. "이전까지 작업에서는 왜 그렇게 내가 다 통제하려고 했는지 과욕도 있었는데, 이번작품에서는 조율하는 훈련을 많이 했어요. 일단 많이 듣고 물어봤죠. 배우들의 연기도 일단 보고 저 혼자 판단하지 않았어요. 편집실에서도 스태프 말을 정말 잘 들었고요. 거의 편집기사 버전이라고 해도 될 만큼 아이디어나 의견을 많이 받았어요. 정말 제 생각과 다른 게 생기면 스태프 들의 거수로 결정하고 무조건 제 스타일로 고집하지 않았어요. 그래서 시간이 조금 더 걸렸지만, 새로운 작업 방식도 좋았어요."

그렇다보니 레퍼런스 영화는 애초에 없었다고 했다. "영화적으로 접근하기보다 편한 웃음을 드릴 수 있는 예능인의 자세로 해보자 마음먹었죠. 어떻게 재밌게 전달할 것인가에만 집중했어요. 대신 오마주는 있었는데, 홍콩 느와르 같은 톤이 되면 재밌지 않을까 해서 음악으로 사용한 것도 있고, 이무배 스타일링에도 가미됐고 그 정도예요."

이병헌 감독은 차기작으로 첫 TV 미니시리즈인 JTBC '멜로가 체질'로 확정하고 작업 중이다. 

"현장을 아직 못 나가봐서 경험을 해봐야할 것 같고, 배우면서 할 것 같아요. 영화도 마찬가지로 배우면서 했기 때문에 부담은 없어요. 다만 대본이 확실히 영화와 호흡이 다르더라고요. 길거라고 예상은 했지만 훨씬 길게 느껴지고 준비를 많이 해야겠다 싶어서 집중하려고 애쓰고 있어요."

끝으로 이병헌 감독은 앞으로 편하게 웃을 수 있는 휴먼이 가미된 작품을 하고 싶다는 바람을 전했다. "목표를 세워놓는 스타일이 아니어서 앞으로 작품에 대해 계획된 건 없어요. 다만 편하게 웃을 수 있는 휴먼이 가미된 영화를 하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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