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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 힘겨루기 거점’ 스리랑카, 인도·태평양 지역서 존재감 급부상

‘미중 힘겨루기 거점’ 스리랑카, 인도·태평양 지역서 존재감 급부상

기사승인 2019. 02. 18. 16: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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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中 해양전략에 모두 포함 핵심거점
양국 경쟁적으로 군사·경제 협력 강화
美 "정치적 불안에도 관계유지가 이익"
스리랑카 해군과 협력 확대
中, 인프라 구축에 수십억 달러 지원
대가로 함반토타항 999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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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태평양 지역에서 패권 경쟁이 심화하면서 스리랑카가 미중 열강의 관심 국가로 떠올랐다. 사진은 스리랑카 남부 항구도시 갈레 골목에 걸려 있는 스리랑카 국기.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인도양을 둘러싼 미·중 강대국의 힘겨루기가 격화하고 있는 가운데 스리랑카의 존재감이 급부상하고 있다. 스리랑카는 중국의 해상 실크로드인 ‘진주 목걸이’ 전략과 미국의 인도·태평양 전략 모두에 포함되는 핵심 거점. 중국과 미국은 경쟁적으로 스리랑카와 군사적·경제적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특히 중국은 재정 지원을 아끼지 않는다. 이는 올해만 59억 달러(6조6000억원) 상당의 외채를 상환해야 하는 스리랑카가 중국으로 눈을 돌리게 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미국은 스리랑카를 인도·태평양 지역의 미래를 이끌어갈 리더라고 치켜세우면서 동반자 관계를 강조하고 있다.

토마스 바이다 미 국무부 남·중앙아시아 부차관보는 최근 스리랑카 콜롬보에서 현지 싱크탱크 패스파인더재단 주최로 열린 ‘미국의 인도·태평양 비전 및 스리랑카의 역할’ 포럼에서 “미국은 스리랑카를 인도·태평양 지역의 핵심 파트너로 보고 있다”며 “스리랑카는 이 지역의 미래를 형성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담당한다”고 말했다고 현지 일간지 데일리FT가 18일 보도했다.

특히 바이다 부차관보는 미국이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투자 및 교역을 확대하는 상황에서 스리랑카가 리더로 부상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국과 인도·태평양 지역 간 교역 규모는 지난해 1조 8000억 달러(약 2025조5000억원)를 기록했다. 동 기간 이 지역에 대한 미국의 외국인 직접투자(FDI)는 1조 달러에 달한다. 이는 지난 10년 동안 2배 증가한 수준이다. 바이다 부차관보는 “미국의 대(對) 인도·태평양 지역 FDI 급증은 역내 외국인 투자의 가장 큰 원천이 됐다”며 “미국이 이 지역의 경제적 참여를 적극적으로 늘리면서 스리랑카는 가치있는 친구이자 파트너로서 그 과정에 리더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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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은 스리랑카와의 군사적 협력 수준을 높이는데도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필립 데이비슨 미 인도·태평양군사령부 사령관은 지난 12일 미국 상원 군사위원회에서 열린 청문회에서 “스리랑카는 인도양에서 전략적 중요도가 높다”며 “미국과 스리랑카 간 군사적 관계는 계속 긴밀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스리랑카의 급격한 정치적 변동과 민족 갈등에도 스리랑카와 군사 협력을 유지하는 것이 미국의 이익”이라며 “특히 스리랑카 해군과의 협력 확대가 올해 미 인도·태평양군사령부의 중점 업무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중국 역시 인도양에서 군비 증강에 속도를 내며 미국의 영향력 확대에 맞서고 있다. 중국은 2013년 인도양에 핵추진 잠수함을 처음으로 파견한 이래 인도양과 태평양에 매년 10여척 이상의 함정을 취역시키고 있다. 자오퉁(趙通) 카네기 세계정책센터 연구원은 지난 7일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남중국해와 인도양에서의 중국 잠수함 전력에 대해 미국과 그 동맹국들이 대응 능력을 강화하고 있다”며 “미·중 간 군사적 불신이 커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중국은 재정적 지원도 아끼지 않는다. 스리랑카의 도로·철도·항만 등 인프라 구축 사업에 수 십억 달러 규모의 자금을 대면서 영향력을 키우고 있는 것. 중국은 스리랑카에 자금을 지원하는 대가로 99년간 스리랑카 함반토타 항구의 운영권을 확보했다. 이 항구는 인도양·남중국해·아프리카의 바닷길을 연결하는 중국의 ‘진주 목걸이’ 해상 실크로드 전략의 핵심 거점이다. 요미우리신문은 지난해 1월 일본 외무성의 한 간부를 인용해 “중국에 각국의 항만 권익이 넘어가면 군사 거점이 늘어날 것”이라며 “진주 목걸이는 중국 해군이 해상활동을 전개하기 위한 전략”이라고 전했다.

스리랑카는 지난해 10월 친(親) 중국파 마이트리팔라 시리세나 대통령이 친(親) 인도파 라닐 위크레메싱게 총리를 전격 해임하고 친중 성향의 마힌다 라자팍사 전 대통령을 새 총리로 임명한 후 극심한 정국 혼란을 겪고 있다. 아시아·태평양 지역 외교안보 전문매체 더디플로맷은 “미·중 등 강대국 패권 경쟁의 지정학적 교차점에 있는 스리랑카는 2020년 대선을 앞둔 상황에서 실용적 외교 정책 펼쳐야 한다”면서 “정치적 이익보다 국가 이익을 우선순위에 둬야 한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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